홀짝 대낮에 맥주 한 캔을 마셨다
짜르르 몸속에서 전류가 퍼지자 움츠렸던 버거움들이 고개를 내민다
취기의 힘을 받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부모님의 생신
사랑하는 동생의 생일, 그리고
남편의 기일도 있는 이 겨울
그래서 더 추위를 타나보다
두 번째 캔이 비워진다
낮 술은 어미 아비도 못 알아본다는 말에 힘을 얻어
왜 겨울에 태워 났냐고
주정을 해본다
취기가 정당성을 준다는 착각에
그리움에 빠지면서도
세 번째의 맥주는 마시지 않는 건
버팀이 사랑에 대한 의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잘 계시죠?
저 잘하고 있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