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변호사, 암기보다 경험과 응용력
암기력 보다 센스
개인과 개인의 싸움, 개인과 국가의 싸움에서 어느 한쪽의 부탁을 받고 대신 싸우는 사람이 변호사다. 물론 국선변호인같이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포함해서 모두 수임료라고 하는 돈을 받고 싸운다. 그리고 싸우는 능력과 싸움의 대상에 따라 지급되는 돈은 천차만별이다.
일단 기본원칙은 싸움을 의뢰하는 사람을 위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고, 의뢰인이 원하는 것을 가져다주어야 성공했다며 추가 보수를 받을 수 있다(지금은 형사사건의 경우 성공보수를 받지 못합니다). 그러니 싸움이 끝나서 입금될 때까지는 긴장을 늦추지 말고, 만일의 돌발 상황까지 여러 변수를 감안하면서 전투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싸움의 기술은 힘으로 누르거나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거나 제삼자를 활용해서 압박하는 등 다양한 방법 중에서 어떤 것을 사용해야 이길 수 있는지 알고 선택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의뢰인으로부터 주어진 제한된 정보를 토대로 주변을 탐색하고, 상대의 공격 속에 숨겨진 행간의 의미를 읽고 때로는 물고 늘어지거나 연막작전으로 상대나 판사의 정신을 어지럽게 만든 후 비수를 꼽는 신공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경험이 많은 변호사나 전문 변호사를 찾는다.
변호사시험 과목은 수천 개의 법률 가운데 몇 가지가 전부다. 물론 기본법과 법률의 원리가 비슷하지만 모든 변호사가 의뢰인이 맡기고자 하는 법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결국 다른 사건을 통해 자신이 담당하는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응용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로스쿨에 입학하는 직장경력자가 유리하다.
성실하고 암기력이 좋은 성적우수자가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에서 유리한 점이 있지만 결국 실전에서는 다를 수 있다. 싸움의 핵심은 책에 적혀 있거나 판례처럼 단순하지 않고, 살아 움직이며 어디로 튈지도 모르기 때문에 변호사가 싸움의 진행 과정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다. 그리고 10대 로펌 정도에서 다루는 사건과 개인 사업자 변호사에게 맡기는 사건의 난이도나 중량감이 다른데, 대다수의 사건은 웬만한 개인 변호사에게 맡겨도 무관하고 이런 이유로 변호사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수임료가 작은 사건이라고 가볍게 임했다가 낭패를 당하는 건 초짜 변호사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다. 개업 초기 아는 교수님의 부탁으로 컨설팅비를 받아달라는 부탁을 듣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라 쉽게 생각하고 덤볐지만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았던 상대에게 패소한 쓰라린 경험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의뢰인을 대신해 싸우지만, 꿈에서도 일을 하고 자다 깨도 진행하는 사건 생각이 날 정도가 돼야 프로다. 그래서 변호사는 수명이 짧을 것 같고, 그래서 빨리 은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