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에서 진짜 배워야 할 것

지식보다 실전 경험

by 밀당고수 N잡러

로스쿨 1년간 한자어로 된 용어를 익히는데 보냈고, 3년이 조금 못 되는 짧은 기간의 수련을 거쳐 합격률 80%가 넘는 시험운으로 변호사가 되었다. 법대를 졸업하고 수년간 사법고시 공부를 한 뒤 치열한 연수원 생활까지 마친 변호사와 당연히 비교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 세계는 가방끈의 길이나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변호사는 특히 공부머리보다 현실적인 감각이 더 중요하다. 특히 개업을 해서 사업가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변호사에게는 공부보다 영업이다. 자신이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어도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 대형 로펌도 마찬가지다. 월급받는 변호사 때는 주어진 업무에 충실한 성과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올라갈수록 결국 인맥이고, 영업이다.

삼국지를 좋아해서 10권짜리 책을 여러 차례 읽으면서 느낀 것은 유비라는 인물처럼 가만히 있어도 자기 땅을 바치고, 추앙을 받는 방법으로 영업을 하는 것이 가장 최상으로 모든 사업자가 바라는 이상일 것이다. 그런데 독점이 되면 가능해진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광고를 하지 않아도, 동창회에 나가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각종 모임에 참여해서 총무를 하지 않아도 자신에게 가장 절박한 사건이 발생하면 아주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가장 깔끔하게 사건을 해결해 줄 전문가를 찾게 된다.


그리고 의뢰인에 가장 가려운 곳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해서 당장 해결하지는 못해도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안도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이 바로 책만 팠던 변호사가 아니라 실무 경험이 많은 변호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대학 졸업 후 바로 로스쿨에 진학하기보다 최소 3-5년 정도 회사에 다니거나 사업을 하면서 실무 경험을 가진 후에 변호사가 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물론 이런 경험을 가지는 대가로 검사가 되긴 연령 때문에 어려워질 수도 있으니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다행스럽게 판사는 점점 법조 경력을 요구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어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당장은 검사가 되든지 대형 로펌에 취직을 하든지 결국 나중에는 100명의 변호사 중 99명이 개인사업자 변호사가 될 것이기에 젊은 시절에 5년 이하의 실무 경험은 결코 커리어에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다. 세렝게티 초원에서 왕이 되기 위해서는 생존은 필수고 무수하게 도사리고 있는 위험을 이겨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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