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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순화 Oct 23. 2021

존의 여동생 줄리아가 들려주는
존 오빠의 이야기

  이번 비틀스 영국 취재에서 우리가 취재를 위해 만난 분 가운데 비틀스와 제일 가까운 분이 바로 존 레넌의 여동생 줄리아 베어드(Julia Baird)였다. 그녀는 교사로 근무를 하다가 은퇴를 하고 어머니에 대한 책도 쓰는 등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캐번 클럽 이사이기도했다. 그녀가 우리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단순했다. 평생 오빠 존을 알아왔는데 너무 잘못 알려진 것들이 많아서 직접 나와서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니까 인터넷에 있는 비틀스와 관련된 정보들 가운데는 잘못된 정보들도 많다는 이야기이다. 어떤 질문이든지 다 하면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겠다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우선 우리는 존이 자라던 가정환경이 궁금했다. 어쩌면 존은 음악적인 DNA를 갖고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존의 외할아버지가 벤조를 연주했고 존의 엄마는 벤조와 아코디언을 연주했다. 존의 친할아버지도 밴드로 활동했었고, 아버지도 뮤지션이었다. 따라서 존은 친가와 외가 그리고 엄마와 아빠 모두 음악을 아는 분이었거나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었다. 존의 엄마가 존에게 벤조와 기타를 가르쳤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엄마는 굉장히 아름다운 분이셨다. 키가 작으면서도 머리는 빨가셨고 갈색 눈동자를 가진 분으로 노래도 잘 부르고 춤도 잘 추셨다. 미술도 하고 창작 활동으로 소설도 쓰는 등 일반적인 엄마 치고는 흔치 않은 엄마였다. 그녀는 전쟁을 하던 시기가 아니었으면 엄마는 예술인이 되었을 것이라면서 그들에게 엄마는 엔터테이너였다고 말했다. 

  

  존에게 이처럼 악기를 가르쳐주고 음악적인 영감을 준 존의 엄마도 존과 함께 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존이 17살 때 엄마가 돌아가셨다. 존이 어려서 아빠와 엄마가 이혼을 하고 존은 이모 집에 맡겨졌고 다시 엄마와 재회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엄마의 부재는 존에게 큰 충격이었다. 그녀는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오빠의 방황을 다음과 같이 기억했다. “오빠는 술을 마시고 버스를 타고 계속 있었어요. 버스가 종착지에 가면 계속 타고 그렇게 헤맸죠. 우리 셋 다 방황했어요. 그때는 오빠가 17살, 저는 11살, 동생은 8살이었어요.”

  

  여동생 줄리아가 보기에 오빠 존은 전통적인 학교 시스템에서는 잘 맞지 않는 학생이었다. 줄리아 그녀 자신도 교육심리학을 전공해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친 적이 있는데 학생들 중에는 3년간 학교를 안 오는 학생도 있고 학교에 왔어도 아무것도 안 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그런 학생들 가운데는 천재적인 아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오빠는 바로 그런 학생이었다고 한다. 물론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오빠는 어쩌면 시대를 앞서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너무나 시대를 앞서갔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라주었던 학생이 바로 존이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먼저 오빠 존의 공연을 지켜보면서 자란 주인공이다. 어려서부터 매일 오빠가 리허설을 하는 것을 보면서 자랐다. 그녀가 오빠 존의 공연을 처음 본 것은 집 화장실, 즉 욕실에서의 공연이었다. 욕실은 다른 방에 비해 방음장치가 어느 정도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집안 욕실에서 리허설을 준비했다. 존의 엄마는 밴조도 하시고 빨래판으로 드럼 연주도 하시고 존은 기타를 치고 엄마는 그런 것을 적극 장려를 했다. 욕실에서의 공연에서부터 공연 무대가 점점 넓어졌다. 그다음에는 트럭에서 공연하고, 교회에서도 하는 공연도 지켜보았다. 오히려 런던에서 공연을 볼 때는 노래는 안 들리고 비명소리만 들렸다고. 이게 뭔가 할 때도 있었고 차라리 집에서 TV를 통해 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고백했다. 

  

  비틀스 공연을 보고 팬들이 열광하는 장면을 보고 그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애들이 미쳤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예전 가수들이 공연을 할 때는 술을 마시고 춤을 추었지 소리를 지르거나 비명을 지르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한 번은 런던에서 공연을 보러 갔는데 첫 번째부터 네 번째 좌석을 비워 놓은 거예요. 이상하다 싶어 존 오빠를 찾아갔죠. 오빠가 메이크업하면서 콜라를 마시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위스키 탄 콜라였어요.(ㅎㅎㅎ 웃음) 제가 공연장을 봤는데 객석에 팬들이 엄청 많은 거예요. 그래서 제가 앞으로 가겠다고 했더니 오빠가 ‘야, 안 돼. 너는 무조건 커튼 뒤에 있어.’ 그래서 제가 ‘내가 왜 여기 있어.’ 하니 오빠가 ‘미쳤어, 너 거기 가면 안 돼.’라고 하는데도 제가 가겠다고 떼를 쓴 거예요. 그래서 둘째 줄에 저를 앉혔는데 저 말고는 아무도 없었죠. 그런데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뒤에 있던 팬들이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거예요. 그때 오빠가 곧바로 ‘저 여자애들 잡아. 어떻게 좀 해봐.’ 하니까 경호원들이 달려와서 저를 무대 옆을 던지고 오빠가 잡아주었어요. 그때 오빠가 ‘그것 봐. 내가 뭐라 그랬어.’ (ㅎㅎㅎ그녀 웃음)

  

  우리 취재진은 그녀에게 어떤 곡을 좋아하는지 물었는데 존이 부른 <Stand By Me>를 추천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녀와 함께 그녀 오빠의 대표곡인 <Imagine>을 강인봉 대장의 기타 연주로 함께 노래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추천 곡

John Lennon <Stand By Me>


캐번 클럽에서 존 레넌의 여동생 줄리아 베어드와 함께 한 취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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