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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순화 Oct 06. 2022

리버풀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

  투어 버스가 막 출발하려는데 부랴부랴 달려오는 분들이 있었다. 버스에 겨우 탈 수 있었다. 안내원이 ‘어디에서 오셨냐’고 물었다. ‘일본 동경에서 왔다’고 했다. 동경에서 맨체스터를 경유해서 이곳 리버풀까지 왔다. 이 투어를 마치고 어디로 갈 것인가 물었더니 다시 동경으로 간다고 했다. 리버풀에서 겨우 두 시간짜리 비틀스 투어를 하려고 동경에서 이곳까지 오다니 그들이야말로 비틀스의 찐 팬이었다. 


  비틀스 팬들은 데뷔 60여 년이 된 지금도 비틀스를 만나러 영국 런던으로 리버풀로 향한다. 

  우리 비틀스 취재팀은 리버풀에서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Magical Mystery Tour)에 참여했다.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는 비틀스가 감독하고 주연을 맡은 1967년 영국의 텔레비전용 뮤지컬 영화이기도 한데 리버풀에서의 비틀스 투어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이 투어는 대형버스를 타고 비틀스 음악과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비틀스 구성원들 추억이 어린 곳들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50명 정도 탈 수 있는 버스는 전 세계에서 온 비틀스 팬들로 가득 찼다. 투어버스는 매일 운영되고 매년 3만에서 4만 명 정도가 다녀간다. 갓난아이부터 10대, 그리고 비틀스 팬이었던 분들, 그 시대를 경험했던 분들이다.

  

  투어를 시작하자마자 투어가이드가 버스에 탄 비틀스 팬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확인을 먼저 했다. 나라 이름을 부르면 손을 들고 대답하는 방식이었다. 스웨덴, 핀란드, 캐나다, 미국, 브라질 등 5대양 6대주를 망라했다. “북한에서도 왔다고요?”라는 투어가이드에 물음에 우리 팀에서 “녜”하고 큰소리로 대답했다. 우리는 사전에 가이드한테 북한에서 온 학생들이 있음을 알려달라고 부탁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북한 문제로 매일 북한이라는 나라를 접하다 보니 식상하게 들릴지 모르나 해외에 나가보면 북한이라는 단어, 또는 북한이라는 나라, 특히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하면 모두 다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관심이 집중된다.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 중에 먼저 들른 곳은 조지 해리슨 생가이다. 조지 해리슨 생가는 리버풀에서 좋은 동네라기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였다. 아버지는 버스 기사였는데 폴도 조지 해리슨 집 1층에서 같이 기타를 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비틀스의 히트곡 중에서 조지 해리슨이 쓴 곡은 몇 개 없는데 그중 한곡이 <Here Comes The Sun>이다. 비틀스의 대부분의 곡들이 존 레넌 또는 폴 메카트니, 아니면 둘이 공동 작업한 곡들인데 이 곡은 조지 해리슨이 직접 쓴 곡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지 해리슨이 비틀스 구성원 중 가장 재능이 없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조지 해리슨이 막내였기 때문에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비틀스가 무명시절 함부르크에 공연 갔을 때 조지 해리슨은 미성년자여서 추방당하기도 했었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팀의 막내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까 싶었고 그래서 그가 명상에 심취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침을 좋아해서 그런지 해가 떠오르는 이미지의 밝은 느낌의  <Here Comes The Sun> 이곡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가 작곡한 명곡인 <While My Guitar Gently Weeps>의 기타의 선율에도 전율을 느낀다.         

조지 해리슨 생가와 스트로베리 필드 유치원

  다음 소개할 곳은 스트로베리 필드(Strawberry Field)이다. 존은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이모 집에 맡겨졌고 어린 시절을 이모 집에서 보냈다. 그런데 이모 집 근처에 이 ‘스트로베리 필드’라는 유치원이 있었다. 이 유치원은 구세군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이었는데 이곳에서는 군악대 공연이 잦았다. 그러니까 군악대에서 위문 공연을 자주 왔기 때문에 존은 늘 이 음악을 들었다. 또한 고아원에 자주 놀러 와 이곳 아이들과도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다. 그래서 비틀스의 <Strawberry Fields Forever>는 이곳이 모티브가 된 곡이다.     

    

  버스 투어가 막 끝났을 때 우리를 꼭 만나고 싶어 하는 분이 있었다. 미국에서 오신 분인데 북한에서 온 청년들이 있다고 해서 꼭 만나고 싶어 했다. 그분의 사연을 들어보니 그분의 남편도 10대 때 가족을 두고 홀로 공산권인 쿠바를 탈출해 미국에 정착했다. 북한에서 나온 청년들이 있다고 하니 왠지 동병상련의 마음이었다. 그는 자신의 남편도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언어 때문에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우리 청년들에게 정착하면서 어려움은 무엇인지를 물어보고, 또 우리 청년들에게 장래의 꿈을 귀 기울여 들으면서 그 꿈을 꼭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면서 따뜻한 격려를 해 주었다. 


  미국인과의 만남이 끝난 후 한 청년이 왠지 마음이 편치 않은 기색이었다. 무슨 이유인지 궁금했다. 어떤 말을 추가하고 싶은지 물어봤다. 그 청년의 대답은 이렇게 외국인들도 자기들을 이해해 주고 격려해 주는데 대한민국에서는 편견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더 노력해서 그런 편견을 깨트리고 싶다고 했다. 탈북민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 북한에 대해 잘못 알려진 뉴스들을 바로 잡고 싶다고. 실제 북한 상황을 이해 못 하는 분들도 많다는 것도 느낀다고 했다. 그 부분을 노력해서 바꿔보겠다는 다짐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 추천 곡 

- The Beatles <Here Comes The Sun>

- The Beatles <Strawberry Fields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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