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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순화 Oct 23. 2021

비틀스, 그들의 어린 시절

  폴이 어린 시절 지냈던 집을 찾았다. 벽지가 자투리 종이를 주워 다가 발랐는지 무늬가 각양각색이다. 카펫도 조각조각 기워져 있었다. 그런데 피아노며, 기타, 드럼, 벤조 등 악기들은 다 갖고 있었다. 심지어 레코드 기계까지 갖추고 있었다. 폴 네 집 동네는 국민임대주택단지이다. 폴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폴이 아버지와 동생, 이렇게 셋이 살던 집이다. 폴의 어머니는 간호사였고, 아버지는 기술자로 맞벌이 부부였고 가난했으나 폴의 아버지는 트럼펫을 연주할 정도로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셨다. 폴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들을 엄격하게 키우기로 하고 통금 시간을 밤 12시로 정하고 12시가 넘으면 문을 잠가버렸다. 그래도 폴은 하수구를 타고 뱀이 집에 들어오는 것처럼 몰래 집에 들어왔다. 

   

  존이 자주 폴 네 집에 와서 작업을 했는데 이 둘이 집에 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었다. 바로 아버지가 말아 피우는 담배를 한 대 말아 피우고 음악 작업을 시작했다. 폴의 아버지는 이들이 작업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방음장치에 쓰려고 계란 판을 모으기도 했다고 하니 그만큼 폴의 아버지는 폴의 음악적인 활동을 적극 독려하고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하루는 폴의 생일에 아빠가 폴에게 트럼펫을 사 주셨는데 트럼펫을 불면 보컬을 못하니까 폴이 그걸 기타로 교체했다. 폴 네 친척과 가족들은 우리의 명절 같은 기념일이 되면 모두 모여 연주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등 음악을 즐기는 가족이었다.

폴 메카트니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집

  

  존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집을 찾았다. 그 집은 존의 큰 이모인 미미 이모의 집이었다. 존의 어머니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남편과 헤어지고 나서 존을 자신의 큰언니인 미미한테 맡겼다. 존이 지내던 2층 방은 쉽게 설면하자면 우리나라에 예전에 있었던 식모방과 같은 규모로 비좁은 방이었다. 침대 하나에 옷장 하나 달랑 놓여 있다. 하지만 존의 집 역시 물건을 놓을 수 있는 공간에는 악기들로 가득 찼다. 폴은 존의 집을 방문할 때마다 책장에 책이 가득 꽂혀 있는 것을 굉장히 부러워했다. 폴도 책 읽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기 때문이다. 존의 이모는 하숙을 했기 때문에 늘 집안이 북적거려서 집에서 음악 작업을 하기는 쉽지 않아서 늘 폴 네 집에서 음악 작업을 했다.

  

  존과 폴의 어린 시절 지냈던 집을 방문하고 돌아오면서 우리 취재진의 음악대장을 맡은 강인봉 씨는 새삼 비틀스, 그들의 창의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열변을 토한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음악에 변화를 주는 것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비틀스 곡에는 항상 중간에 변화가 있다. 예를 들어 <P.S I Love You>를 듣다 보면 곡이 잔잔히 흐르다가 중간에 살짝 변형을 주었는데 그것은 콜럼버스의 달걀이라고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당시에는 아무도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비틀스 곡들을 들어보면 곡 중간에 생각하지 못한 변화가 있다. 요즘은 모든 곡들을 그렇게 쓰는데 그때는 그것이 엄청난 파격이었고 어떻게 이런 곡을 쓸 수 있지 하는 느낌을 주게 곡을 만든다. 그 당시 노래를 들으면 ‘아 이건 비틀스구나’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비틀스의 곡들은 다른 곡들과 확연히 달랐다. 물론 그들의 연주력이나 가창력이 뛰어난 점도 있었지만 곡의 변화를 주는 창의성이 있었기 때문에 더 위대하다고 본다. 지금은 그 변형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곡의 중간에 변화를 주는 것은 비틀스가 창조한 것이다. 이런 점에 있어서도 비틀스는 위대하다.”

  

존 레넌이 살았던 미미 이모집


 ♪ 추천 곡 

- The Beatles <P.S I Love You>

- The Beatles <Strawberry Fields Forever> 존이 미미 이모 집에 살면서 근처에 있는 Strawberry Field 고아원에 자주 놀러 와 그곳 아이들과 어울려 놀았던 추억이 어린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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