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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오브라이언 Feb 08. 2022

어느 가을 오후에

일상에서의 단상

이런저런 이유로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간혹 원칙론자인 것처럼 행동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래저래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누가 봐도 '내로남불'인데 자신은 그걸 원칙이거나 소신인 것처럼 포장한다.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은 지켜야한다고 강변할 때도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임이 금방 드러난다. 이런 사람들은 실상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자신의 주장만을 되풀이하기 일쑤다. 어쩌면 이들은 자신들의 궤변을 다른 사람들이 모를 것이라고 믿는지도 모른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위험이 닥치면 허둥지둥 머리를 바위틈에 들이밀고는 마치 온 몸을 숨긴 것처럼 행동하는 타조처럼 말이다.


선의를 가지고 행동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선의라고 하더라도 그 행동이 가져 올 결과까지 선의에 부합하지 않으면 선의가 아닌 게 되고 말기 때문이다. 선의로 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면, 그리고 그것이 예측 가능한 것이라면 섣불리 '선의'의 이름으로 행동하면 안 되는 거다. 그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적어도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행동하면 안 된다. 그 행동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 분명하게 책임질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래서 선의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공연히 생각이 많아지고, 그래서 말이 많아지는 가을 오후다.


2017.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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