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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블랙 Mar 16. 2024

습작6

1부:스무살

"커피 하나 사서 걷는 건 어때요?"

조장인 가영이 뒤를 돌아보며 조원들에게 말했다. 선착장에 내려보니 마침 앞에 카페가 보였다. 다른 동아리원들은 각자 조장의 인솔하에 선착장에 내려 각기 흩어졌다.


"그래 가영아, 커피부터 일단 사자" 기현의 옆에서 민철이 말했다. 민철은 기현이 속한 6조에서 제일 연장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군대도 다녀와서 그런지 어딘지 모르게 어른의 모습이 민철에게서 보였다.


-끼익-

그들은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가 주문대 앞에 섰다. 잠깐 기다린 뒤 그들이 주문할 순서가 왔다.

"각자 주문할 음료 말해주세요~ 일단 제가 다 긁을 테니까 이따 카카오페이로 정산 콜?" 가영은 뭐든지 시원시원하고 야무지게 결정하는 성격인 듯했다.


"나는 아아" "나는 따아" 선배들이 차례차례 음료를 주문했다. "기현이는 뭐 먹을래?" 가영이 기현을 돌아보며 물어봤다. 어느샌가 그녀는 자연스럽게 기현에게 말을 놓았다. "음.. 저는 카라멜 마끼아또요" "오케이, 새롬이는?"마지막 순서로 가영이 새롬에게 물어보았다. 새롬은 가영에게 대답하는 대신 메뉴판을 곰곰이 보다가 "여기 핸드드립 하시는 거죠?"라고 점원에게 물어봤다. 그렇다는 말에 새롬은 "그러면 죄송한데 저는 원두는 에티오피아로 해주시고 핸드드립으로 내려서 우유랑 1:1로 섞어서 주실 수 있나요?"라고 점원에게 대답했다. 일순간 점원을 포함한 기현일행의 얼굴에는 당황스럽다는 표정이 비추었으나, 점원이 한 번 해보겠다는 말에 다들 안심하는 기색을 내보였다.


"새롬아 그게 무슨 메뉴야? 아참 이제 우리 같은 조니까 말 편하게 해도 되지?"민철이 새롬을 보며 물었다.

"아 프랑스에서는 커피랑 우유랑 섞을 때 에스프레소 대신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우유랑 섞어서 먹더라고요. 카페-오레라고 부르더라고요."

"오~ 처음 알았어 대단한데? 프랑스에 살았었어?"

"어렸을 때 부모님 따라서 조금요.." 그 이야기를 하는 새롬의 표정이 잠깐 어두워졌다가 금세 풀렸다.


'윤정이 누나도 프랑스 얼마 전에 갔다 왔다고 하던데.. 우리 동아리는 프랑스랑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많네'라고 생각하며 기현은 얼마 전 티브이 속에서 본 에펠탑 영상을 떠올렸다. 수많은 연인들이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깔고 와인을 마시면서 웃고 떠드는 모습. 이 세상에서 자유를 떠올리라면 바로 그런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기현일행은 각자 커피를 받아서 카페를 나왔다. 아직 봄이라 말하긴 추운 날씨임에도 남이섬은 일찍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이를 데리고 놀러 온 부모들, 다정한 연인들, 그룹으로 구경온 중국인 관광객들도 보였다. 기현일행은 오솔길을 따라서 남이섬을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고 유명하다는 메타세쿼이아길도 걸었다. 다리가 조금 아파오자 잔디밭에서 준비해 온 돗자리를 깔고 앉아 서로 이야기도 나누며 가까워지는 시간도 가졌다.


어느덧 시간이 5시가 다되자 가영은 기현일행을 숙소로 안내했다. 가영의 안내에 따라 도착한 숙소는 <호텔정관루>라는 곳이었다. 한옥과 기와의 모습은 아름다운 나미섬과 잘 어우러져 있었다. 리셉션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이미 다른 일행들은 미리 와서 서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회장형과 임원진들은 분주하게 리셉션에서 방키를 받고 예약사항들을 확인하는 듯하였다. 그렇게 블루트레인의 2014년 신입생환영회의 첫날밤은 무르익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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