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블랙 Mar 16. 2024

습작5

1부 : 스무살

“카톡 방 확인하시고 조별로 모여주세요”

닭갈비집을 나가니 동아리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도 있고 아직 쑥스러워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쑥스러워하는 쪽은 아마 나와 같은 신입생이겠지..라고 기현은 생각하며 휴대폰을 확인했다.


1,2,3,4,5..

<6조>

조장 : 한가영

조원 : 정민철, 권순찬, 홍기현, 윤새롬…


기현을 포함해 7명이 한 조인 듯싶었다. 기현의 이름을 확인한 뒤 윤정을 찾아보니, 윤정은 4조에 속해있었다. 아쉬운 마음이 일순간 일렁였지만 내색하지 않고 “6조는 이쪽으로 오세요”란 소리를 듣고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었다.


“안녕하세요 다 오셨나요? 하나, 둘, 셋….. 여섯 그리고 저까지 일곱. 다 오셨네요. 안녕하세요 저는 신문방송학과 12학번 한가영이라고 하고요. 동아리에서는 트럼펫 불고 있어요. “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 그리고 선배들이 먼저 자기소개를 끝냈다.


“모르는 얼굴이 두 분인걸 보니 두 분이 신입생인 것 같네요, 혹시 짧게 자기소개해주시겠어요? 거기 파란색 후드 쓴 남자분부터”

“.. 저.. 저요?” 기현이 놀라 되물었다.

“네 그쪽부터요.”

“아.. 안녕하세요 저는 경영학과 14학번으로 이번에 입학한 홍기현이라고 합니다.. 이전에 악기를 배워본 적이 없어서 아직 악기는 못 정했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홍기현 씨! 잘 부탁드려요 이번엔 그 옆에 흰색 코드입은 여자분 “

”안녕하세요! 저는 연극영화과 14학번 신입생 윤새롬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선배님들! 아참 저는 예전에 피아노 조금 쳐봤어서 동아리에선 피아노 쳐보려고요. 재즈는 처음이라 많이 가르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새롬의 자기소개가 끝나고 기현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긴 생머리에 청순한 눈망울, 깔끔한 아이보리코트와 하늘색 블라우스. 짙은 청바지와 컨버스, 그리고 귀여운 백팩까지. 누가 봐도 새롬은 예뻤다. 신입생의 풋풋함도, 연극영화과라는 전공도, 때 이르게 흩날리는 꽃잎들도 모두 그녀의 아름다움 앞에 그녀를 수식하는 배경이 되는 듯했다. 그리고 그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남자들도 똑같이 느낀 듯하여 순간 정적이 흘렀다. 분위기가 묘해지자 가영이 얼른 상황을 수습했다.


“다들 뭐해요, 이제 우리도 따라가자. 오빠들 저기 회장오빠 도와서 짐좀 같이 날라주세요. 신입생들은 오늘 주인공이니까 그냥 오구.”


짧은 자기소개가 끝나고 기현은 가영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닭갈비집에서 남이섬을 들어가는 선착창은 채 오분도 걸리지 않았다. 남이섬을 처음 와본 기현은 <나미나라공화국>이라고 쓰인 간판이 신기했다. 배 티켓은 마치 그들을 별세계로 인도하는 듯했다. 한쪽에는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라는 안내판도 보았으나 기현은 그 드라마가 뭔지 알지 못했다. 회장형이 단체표를 수령해 각 조 조장들을 불러내고, 조별로 인원에 맞게 표를 분배했다. 그리고는 한 자리에 모든 멤버들을 불러 모았다


“이제 우리 배 타고 남이섬 안으로 들어갈 건데요, 안에 사람이 많으니 조별로 움직이겠습니다. 오늘 하루 묵을 숙소는 섬 안쪽에 있으니, 임원진은 저랑 같이 짐 실어서 숙소에 가져다 놓고 합류할게요. 배를 탄 뒤에는 조별로 시간을 보내시다가 다섯 시쯤 숙소로 모여주시면 됩니다. 공지는 조장들에게 할 테니 조장들 잘 따라주세요. 그리고 아시죠!? 다들 다치지 마세요!! “


회장의 능숙한 안내에 이어 선착장을 지나 배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안쪽 객실에는 이미 사람들이 탑승해 빈자리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기현의 6조는 가영의 인솔을 따라 배 후면 쪽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윽고 뱃고동을 울리며 배가 출발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에선 집라인을 타는 사람들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들렸다. 푸근해진 한낮의 날씨는 강바람을 따라 기현의 볼을 간질였다. 아직 어색해서인지 조원들은 각자 핸드폰을 보며 시간을 가지는 듯했다. 기현도 애플뮤직을 켜고 에어팟을 귀에 꼽은 후 <John Coltrane-Blue Train>을 재생했다. 브라스들의 합주가 지나고 존 콜트레인이 유려하게 색소폰 솔로를 할 무렵, 배는 금세 선착장에 도착했다.


-Blue Train

https://youtu.be/HT_Zs5FKDZE?si=LwSOM2RELA66Lw30


이전 04화 습작4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