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이제야 고백하는 EPS 토픽 한국어 수업의 진실

by 노마드 파미르

EPS 토픽 한국어 수업이 종료되었다. EPS토픽 한국어 표준교재 1.2권을 각각 4개월 과정으로 편성해 줄기차게 조금은 가혹하게, 수업을 몰아붙였다. 떠나는 마당에 '공로와 과실'이 뭐 그리 대수겠냐만 따질 것은 따지고 이 수업이 가졌던 태생적 한계는 무엇이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벗들에게 고해야 할 과정이라고 판단했다. 사실 파견기간을 정산하는 마지막 공식적인 '활동 보고서'에 기술되었던 내용과도 일치하는 이 몸의 고백임을 미리 밝혀둔다. 그중 가장 큰 과실과 자평하는 공로에 관해 언급하겠다.



우선 과실 하나, 결론적으로 수학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한 학생들에게 조금은 가혹한 결말을 강요했다. 약간의 변명을 가미해 해명하자면 그 진상은 이렇다. 두 학기 중 첫 학기의 주된 내용이 언어 학습의 기초과정 즉, 일상생활을 중심으로 이뤄진 학습 단계에서는 우열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모두가 처음으로 접하는 언어이다 보니 그럴 수도 있고, 개인마다 언어 습득 속도의 차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학기를 마칠 무렵에 즈음해서는, 우열의 폭이 확연히 드러나고, 중급과정에 해당하는 직장생활 중심의 두 번째 학기에서는, 현저하게 출석률이 떨어지면서 힘들어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늘어난다. 이때부터 수업의 방향에 대한 고뇌가 시작된다. 조금 느슨하게 끌어가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갈등과 함께, EPS토픽 한국어 시험 준비를 착실히 하는 소수의 학생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상황의 연속선 상에서, 다소 모순과 불편이 혼재한 수업을 진행한다.

그 결과, 학기의 최종 기말고사에 응시한 학생은 총 재적 30명에 10명뿐, 나머지 학생 20명은 결국 EPS 토픽 한국어 능력시험을 포기하는 사태를 맞는다.



공로라 하기엔 민망하지만, 그럼에도 학생들의 날로 달로 성장한 소수의 일취월장한 학생들에게 순전히 '순도 100% 한국말'로 분명하게 목표를 전달해 주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처음엔 한국어 스피킹 이해도가 3~40%에서, 마지막 수업에서 8~90%로 올라섰다는 의미와 함께, 원어민 수업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성취의 표본 같았기에 그 내용을 상세히 기술해 본다.


" 여러분들이 지금처럼 계속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한다면, 분명히 EPS토픽 한국어 능력시험에 꼭 합격할 것입니다. 모두가 제조업 분야를 신청한다고 해서 선생님은 많이 기쁩니다. 왜냐하면 제조업 분야는 스코어 200점 만점에 최소 16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은 충분히 공부했습니다. 걱정하지 말고 계속 잘 준비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한국 회사에 취직을 한다면, 여러분은 월급을 세이브하는 것과 동시에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합니까? (학생들의 대답을 기다린다) 기술을 배웁니다! 그렇습니다. 세이브 머니기술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5년 동안 한국의 선진 기술을 배워 기술자가 된다면, 다시 이곳 스리랑카에 돌아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늘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한국에서 항상 그것을 준비하기를 바랍니다. 한국은 언제나 여러분을 기꺼이 도와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또 앞으로 생각한다 해도, 결코 허황되지 않으며 곧 닥쳐올 현실인 한국행을 어떤 각오를 갖고 결심해야 하는가에 대한 선생의 진심 어린 충고란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또한 번역본이 아닌 순수한 한국어로 이해했다는 점에서 이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총 도합 8번의 시험 결과 평균 155점 이상을 획득한, 가능성 있는 6명의 학생들 명단은 이렇다. 산더퍼, 세미라, 아센, 아누사, 마니셔, 산자야, 그들의 꿈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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