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벗들에게 올리는 귀국 인사

by 노마드 파미르

이제 스리랑카에서의 계약된 임기를 마치고 귀국 길에 오른다. 사실 이 몸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봉사단을 지휘하고 있는 코이카의 이름이 필요했다. 자칭 생계형 자원봉사자로,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정 생활비가 따박따박 적립이 보장되며, 낯선 객지에서 밥 굶는 일은 결코 없는 최소한의 그 무언가가 절실했다. 그 점에 있어 코이카와는 제법 궁합이 잘 맞았다. 약간의 텀이 있긴 했지만 십 년 전 2015년부터, 타일랜드를 필두로 몽골을 지나 이곳 서남아시아 실론섬 스리랑카까지 '봉사단원계약'이라는 형태로 동거를 해온 꽤 괜찮은 시절이었다.



단원계약조건은 실로 엄격해 국가나 단체에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하며, 생활은 조신과 근면을 신조로 받들며, 몸담고 있는 기관에 단 한 푼도 축내지 않아야 한다는 선언의 규정 등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불관용의 원칙을 고수하는 제1호의 규범이 있다면 '현지인이든 단원간이든 불미스러운 성적 언사나 행동'으로, 단 한 번의 작은 실수라도 적발이 된다면 바로 보따리 싸들고 귀국길에 올라야 할 만큼 가혹한 룰이 있는 곳 또한 이곳이다. 해서 이 몸을 비롯한 코이카 단원들은 늘 행동, 언행에 신중을 기하다 보니 반은 수행승이 다 되었다. 그리고 기력과 에너지를 맡은 바 소임에 쏟다 보니, 때로는 과하게 넘치기도 하는 단원 생활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조용히 사라져야 할 시간이 왔다. 마지막 보고서를 제출하며 이곳에서의 기억은 개인의 업적이 아닌 코이카라는 국가의 공적 원조의 한 부분으로 수렴된다는 점이다. 전 세계에 파견된 단원들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가 코이카의 위상이며, 실체이며, 아우라이다. 이점에 있어 코이카 신분으로서의 생활을 뒤돌아볼 때 약간의 부담은 있었을지언정, 결코 부끄러움 없는 결말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모두 벗들이 안겨준 격려와 지지 덕분이다.


그리고, 평생 고대하던 역마살 원조, 혜초선생의 길을 따라 귀국길에 오른다.주요 노선은, 인도 마날리에서 라닥을 돌아 암리차르로 , 파키스탄 국경을 넘어 카라코롬 하이웨이를 달려 그토록 염원하던 파미르 고원에 당도한다. 그곳에서 남은 날들이 있다면, 지친 몸을 뉘고 한껏 추스려, 바삭하게 말리고 싶다.헛된 욕망까지도. 마지막으로 타클라마칸 사막을 달려 종착점 우루무치에서, 서울로 입성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제야 털어놓고 고백하건대, 스리랑카에 지원한 또하나의 목적이 있었다.그건 바로, 파미르 가는 길에 실론섬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 강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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