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오늘은 책거리를 하는 날, 모두 수고했습니다!!
학생들의 실력이 하루하루 일취하면서, 새롭게 바뀐 인사말 중에 수업 종료 시 멘트로 "여러분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가 채택된다. 그러면 일제히 학생들은 "선생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로 멘트를 완성시킨다. 우리의 인사말이 상황별로 다르고, 쉽지 않다는 점을 연습하기 위함이다.
8월 15일 종강 계획을 앞당겨 오늘 책거리를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이유가 있다면 종반으로 내리막길을 달리며 속도를 이기지 못해 이탈한 학생들의 숫자가 무시할 수 없게 많고, 2주간의 여름 방학도 반납한 채 ( 첫 학기가 종료되는 7월 말을 기점으로 2주간이 학생들은 휴강이 되며, 학교 교직원들은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수업을 함께한 적게는 6명, 많게는 10명 남짓한 학생들의 진지한 태도가 선생을 움직였다. 마지막까지 단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는, 그래서 생각보다 이해하는 속도가 훌륭했던 이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텍스트를 넘어 실전에 유용하게 적용할 예상문제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리고 서둘러 남은 임기동안 본격적으로 실전연습을 하기 위해선, 다음 주가 '족집게 예상 문제풀이' 첫 주가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족집게 예상 문제는 사실 이 몸이 심혈을 기울여 정보를 알고자 노력하는 분야 중 첫째이다. 왜냐하면 시중에 공개된 EPS토픽 관련한 자료가 일천하고, 치러진 문제 또한 철저하게 봉인되는 시스템으로 공개가 되지 않다 보니 유형은 알 수 있지만, 정확하게 데이터 베이스에 수록된 문제가 얼마나 되며, 난이도에 따라 분류한 문제를 각각의 다른 형태로 수험생에게 제시하는 UBT( User Based Test: 태블릿 PC를 사용하여 응시하는 시험) 방식 시험에 실감하는 체감온도는,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즉, 누군가에게는 난도가 높다 해도 쉽고 평이한 문제가 있는 반면, 누군가에게는 난도가 낮은 어려운 문제들도 있을 수 있어, 이 시험의 주도권은 컴퓨터가 관장을 한다 해도 전혀 틀렸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식의 시험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곰곰이 수일을 생각한 끝에 나의 충직한 조수 AI( 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의 실력을 빌리기로 했다. AI와의 대화의 기술은 익히 알려진 대로 얼마나 AI에게 질문을 잘 던져 원하는 답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한다. 구글의 제미나이와 쳇 GPT를 번갈아 구슬려가며 데이터 분석, 자료접근, 인터넷 바다에 떠다니는 기출문제 등을 수집해 예상문제를 만들어 다듬고 있다. 처음 시도해 보는 인공지능 조수가 선택한 예상문제가 얼마나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이지만,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는 뭐라도 선택해 시도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저러나 인생 막판에 맞닥뜨린 인공지능의 시대에, 늙은 놈이 사실 욕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