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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빅테크의 '땡처리'

단 1달러, 아니 공짜로 드립니

by 고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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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

오픈AI가 지난달 6일 단돈 1달러에 1년간 챗GPT를 미 정부에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단 한명의 개인인데도 매달 20달러씩 내고 챗GPT쓰는데. 정부에 사실상 무료로 챗GPT를 주겠다는 것입니다.



클로드'를 보유한 앤트로픽도 나섰습니다. 지난달 13일 미 정부와 '1달러 계약'을 맺었습니다. 연방정부 전체에 여러가지 유료계정기능을 다 쓸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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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구글입니다. 지난달 21일 구글은 자사의 AI인 제미나이를 연간 단돈 0.49달러에 쓸 수 있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부용 제미나이'라는 이름으로 영상, 이미지, 아이디어 생성 기능 등이 담긴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까지 패키지로 쓸 수 있도록 한답니다. 0.49달러면 약 600원 정도입니다.


가격이 어디까지 내려가려나. 하다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일 공짜로 AI를 내놨습니다. 정부 전용으로 라이선스와 보안이 적용된 MS 365 플랫폼인 MS G5 이용자 수백만 명에게 코파일럿을 1년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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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누가누가 정부에 싸게 파나, 싼 항공권 앞다퉈 내놓은 항공사들처럼 '땡처리'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실 1달러니 0.49달러니 다 사실상 공짜입니다. 왜이러는 걸까요. 정부같은 큰 규모의 기관에 비싸게 팔아넘기면 돈이 될텐데.



이유는 '표준 경쟁'에 정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AI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뭐 하나가 '표준'이라고 할만한게 없어요. 주변 친구들을 봐도 어떤 친구는 GPT를 쓰고, 어떤 친구는 퍼플렉시티를 쓰고, 또다른 친구는 제미나이를 쓰고, 심지어 제 동생은 그록 유료 구독자입니다. 하나는 못믿겠다 다 쓰는 친구도 있어요. 이렇듯 어떤 AI모델 하나가 독보적이지 않습니다. 언젠가 더 잘하고 덜 잘하는 기업이 나뉘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텐데, 그 때 '옥'이 되기 위해서 정부같은 큰 기관이 고객인 것이 필요합니다. 많이 써야 대중적이되고, 표준이 되기 쉬워서 그렇습니다.


또 '정부'같은 신뢰할만한 기관이 사용한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셀링포인트가 됩니다.


심지어 최근 트럼프 정부는 정부 기관 내 AI활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행정상 비효율을 줄이겠다면서 말그대로 행정의 ‘AI대전환’을 하고있습니다. 정부기관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으로 알려진 식품의약국(FDA) 마저 AI툴인 엘사를 도입했지요. 미국 AI사용을 늘려 AI기술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고 AI패권을 확실히 잡겠다! 이런 계산인데, '빅테크들의 땡처리'는 이런 분위기를 잘 이용해 "물 들어올 때 노젓겠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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