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차' 테슬라 사이버트럭 한국상륙
실리콘밸리의 흔한 풍경 중 하나는 정말 많은 테슬라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GD차'로 국내에는 알려져있는 테슬라의 대형 전기 피업트럭 '사이버트럭'이 매우 매우 흔해요. 크기도 크고 특이하게 생겨서 눈에 잘 띄다보니 과장을 조금 보태 10분마다 보는 기분입니다. 저희 아파트 주차장에서 2~3대쯤 항상 서 있고요. 그 기본 모델인 것 같은 동색뿐 아니라, 검정색, 쥐색, 심지어 핑크색까지도 종종 보입니다. 처음 실리콘밸리에 오고서는 신기해서 수집가적 마음으로 사이버트럭 사진을 보일 때 마다 찍기도했습니다 ㅋㅋㅋ. 누구 사이버트럭 가진사람있으면 한 번쯤 얻어타보고싶기도.
다음달부터 국내에 출시된다고 합니다. 이 차의 첫 출시는 2019년인데, 테슬라 코리아는 공개와 동시에 예약금 100달러를 걸어놨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4일까지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안내한 뒤에 5일부터는 일반 판매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첫 인도는 아마 11월쯤 예상. GD가 타는게 진작 알려지면서 홍보는 많이 된 것 같은데 벌써부터 잡음이 많은 것 같습니다.
먼저 국내 출시가 너무 늦었어요. 아이코닉한 차인데, 이미 해외에선 단물 다 빠지고 오는거니까. 또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요. 출고가보다 미국판매가보다 다 비쌉니다. 이런 이유로 아마 국내에서 첫 인도가 시작되는 11월 후에도 서울에서는 여전히 사이버트럭을 잘 볼 수 없을 수도? 이미 사전 예약을 해놓은 사람들 사이에선 '취소러시'가 이어지고 있다고.
미국에선 어떨까. 사이버트럭이 흔하고,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서도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판매량이 급감 중입니다. 테슬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사이버트럭 판매량은 4306대로, 전년 대비 50% 급감했습니다. 머스크가 목표로 내세웠던 연간 25만 대 생산 목표와는 큰 괴리 존재. 실제 판매량은 연간 약 2만대 수준이에요. 재고도 아주 많이 쌓여 있습니다. 미시간의 폐업한 쇼핑센터 주차장에는 100대 이상의 사이버트럭이 쌓여있고 이런 장면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왜 안팔리냐면. 한국이랑 비슷한 이유인데 미국에서도 너무 비싸요. 옵션에 따라 다르겠지만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1억 전후. 제네시스 GV80 SUV 7000만~9000만원. 포르쉐 마칸 약 9000만원, 벤츠 GLE 450 4MATIC은 1억+. 그니까 테슬라 사이버트럭 살 바엔 포르쉐나 벤츠 사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이진않으니까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세컨카로 사는 사람이 많을 텐데, 아이코닉하고 독특한 것이 좋아서 사이버트럭을 살려는 사람이라면, 비슷한 가격에 슈퍼카 사지 싶고.
심지어 트럭커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먼저 전기트럭이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이 불안합니다. 충전 인프라도 적은 편입니다. 충전을 한다고 하더라도 사이버트럭은 급속 충전에 최소 최소 30분 이상의 시간이 충전에 필요합니다. 반면 디젤, 가솔린 트럭의 경우 주유는 5분 안쪽이면 되어요. 트럭은 보통 작업을 하고 많은 물건을 싣는데 쓰는데 사이버트럭은 기능이 훌륭하거나 실용적이기 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쇼카'(Show car)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험하게 다뤘다간 고장나기 쉽습니다. 그런데 스테인리스 패널은 수리비가 높고 수리 난도도 높아요. 전통 트럭커들이 보기엔 쓸모없는 차인겁니다. 그래서 트럭이 필요없는 대도시나 실리콘밸리 같은데에는 차라리 사이버트럭이 있지만, 전통적으로 트럭커들이 많은 텍사스 같은 지역에선 도리어 사이버트럭이 외면받고 있습니다.
트럭은 전통적으로 터프함, 힘!, 장거리 운전같은 것의 상징인데 사이버트럭은 미래지향, 도시느낌의 '패션트럭'인 셈입니다.
심지어 결함도 많아서 리콜사태도 있었어요. 그간 총 8회!나 리콜을 했습니다. 튼튼하고 내구성있는게 차 특히 트럭에 중요한데, 온갖 문제가 발생하면서 지난3월에 사이버트럭 총 4만 6096대의 광범위한 리콜이 있었습니다. 전면 유리와 지붕 사이의 스테인리스 장식부인 캔트레일 패널이 접착제의 환경적 약화로 인해 주행 중 분리될 위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아이코닉한 사이버트럭을 테슬라의 정체성이 담긴 상징같은 차량으로 밀어왔습니다. 최근 LA에 있는 테슬라 다이너에 갔는데, 여기에도 사이버트럭 굿즈가 아주 많더라구요. 음식 서빙되는 박스도 사이버트럭 모양이었습니다. 심지어 나중에 이 사이버트럭을 '로보택시'처럼 택시화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었어요.
괴리가 좀 큰것 같긴한데, 앞으로 어떻게 될 지 한국에선 과연 몇 대나 팔릴지! 궁금합니다.
도로는 붐비고 주차장은 작고 전기차 인프라는 미국보다도 훨씬 적은 한국에선 아무래도 GD말곤 탈 만한 사람이 없어보인다는 개인적인 의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