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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헤는나무 Jan 12. 2021

끝과 시작의 접점에서, 그냥 해보다.

오늘 퇴사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최근에 퇴사를 했다.

중년이 되어 새로운 직업으로 도전한 직장에서 고작 일 년 좀 넘게 버텼다. 물론 입사할 때부터 조직이 개편되고, 고용이 승계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음에도 마음에 구멍이 뚫렸다. 코로나 19라는 역병은 청소년기관에서 아이들을 만나기 어렵게 만들었다. 흘러간 시간이 아쉽고 또 아쉬웠다.


그렇게 퇴사가 결정되고 또 다시 정체성이 흔들렸 다. 경력관리에 구멍이 생겼고, 종전의 일과 도전한 일 모두에서 뜨내기가 돼버린 것 같았다. 어디가 내 자리인지 모르겠고 설 곳을 잃어 초라해졌다.



그러다, 이렇게 정리를 했다.


그냥

그냥 하고 싶었던 일을 했던 소중한 시간이라고.

그러니 그 시간을 후회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다고.


이거면 된 거 아닌가?

새로운  하고 싶다는 이유로 긴 시간 공부했고, 자격증 시험을 치르고 기관에 합격했으며, 월급을 받았다.

물론 생계를 위한 고군분투였지만, 단순히 돈을 위해서라면 전직을 선택하지 않았다.

사실 종전 일보다 연봉이 꽤 많이 줄었고, 급여명세서를 보며 한 숨을 쉬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가 많았다.

온전한 바람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타인의 시선에 놓여 있었다.  가족과 공동체라는 울타리에서 내 욕망에 솔직하면 안 된다고 여겼다.

그리고 20대도, 30대도 아닌 내가 시작하는 게 두려웠다

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많은 성인들은 이 상황에 길들여졌을지도 모른다.


인생에 오점이 될지, 탁월한 선택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나를 끌어당기는 무엇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지 않은가?

해보고 싶은 일을 그냥 해보는 것! 그것은 내가 만든 자유였고 용기였다.


다시 자유인(실은 반백수)이 된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지 열심히 발견 중이다.

지금 발을 담는 것이(수입이 안 되는 자잘한 배움들)이 10여 가지가 넘는다.

무엇이 또 나와 맞는지 테스트 중인 셈이다.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연어를 떠올리며 비교했다.

연어는 알을 낳으러 가는데, 나도 뭔가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것이다.  한 손엔 칼을, 한 손엔 방패를 들고 휘둘러 본다. 그러다 무게에 짓눌릴지도 모른다.


어느 하나의 꿈에 온 인생을 걸 필요는 없다.

우리는 뚜벅뚜벅 길을 걷기도 하고, 비행기로 갈아타면서 방향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그렇기에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해봤으니 포기도 가능하다.


내가 선택한 것에 책임질 용기를 장착하면 하고 싶은 것에 힘을 쏟을 수 있다.




그래도 커리어코치이자 상담자였는데, 정리 글로 매듭을 짓고 싶다.


1.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냥 해보자.

재고 따지는 시간이 아깝다. 해도 후회 해도 후회인 인생, 그렇다면 보고 후회하는 게 낳지 않을까? 마치 결혼처럼. 최소한의 먹고 살 대책을 만들고 시작하면 된다. 지금이 가장 좋은 시작 타이밍이다.


2. 불안과 조바심을 미뤄두자.

불황, 결기 불안정 등 좋은 소식보다 어두운 소식이 많다. 새로운 시작은 걱정거리가 가득하다. 행여나 나의 잘못된 판단으로 여럿이 힘들어질 수 있다 생각하면 불안하고 조바심이 난다. 그렇게 평정심을 잃게 된다. 간절함과 초조함은 분명히 다르다. 앞의 단기 결과에 매이기보다 당초 나를 끌게 매력이 무엇인지 근본을 상기하자.


3.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그럼에도 과거라고 묻어두지만 말고, 제대로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의 기억은 시간과 함께 퇴색한다. 그리고 감정에 의해 왜곡된다. 지난 시간에서 배울 것, 반복하지 않을 실수를 찾는 것은 성장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나는 또 다른 나의 시작을 응원한다.

그리고 분명히 미래의 내가 잘했다고 박수를 보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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