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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Apr 28. 2024

반숙이 아니라 짜증 났다고!?

진진이 섭식장애(+ 사춘기) 가족 상담이 2주 한번 토요일마다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전문가의 객관적인 의견이 없으면 사춘기는 정말 힘든 시기란 걸 절감하며,  아이도 우리 부부도 감사하게 임하고 있다.


이번주 상담은 이른 시간으로 잡혀,  평일처럼 기상해서 8시 전에 아침을 먹게 되었다.


아침 식사외출 준비까지 하느라 바쁜데, 이 날따라 계란 프라이가 overcook 되었네. 남편은 반숙을 좋아하고 진진이는 약간 덜 익은 걸 좋아하지만, 한두 번 프라이하던 것도 아니라 각자의 입맛 맞추는 게 어렵지 않았었는데, 이번엔 남편 입맛 맞추기에는 실패.


워낙 분주했던 터라 나도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는 와중에 남편에게 무심히 날아오는 한마디,


"어? 오늘 계란이 왜 이렇게 많이 익었지?" 


.....


어휴... 그냥 좀 넘어가면 안 되는 거니?

바빠죽겠는데 계란까지 구워줬으면

그저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오고 가고 두 시간이라 운전하는 게 힘들 거 알고 그나마 챙겨준 건데, 군소리가 들리면 오만 정이 다 떨어진다.


옆에서 조용히 식사하던 진진씨가, "아빠 쫌!" 한다. 앗차 싶었는지 바로 입을 닫고 조용히 식사하는 남편.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데,  남편이 잔소리를 시작한다. 어제 내 차가 주차구역에 또 덜 들어갔더라며,  바로 옆에 주차하려는데 차가 튀어나와 있어서 불편했다고. 수도 없이 들은 잔소리라, 듣기 싫다는 표현으로 두손으로 귀를 막아 버렸다.


옆에 있던 진진 씨가 차에 타며 한마디 던진다.


"앞으로 아빠는 완숙 계란  먹고

엄마는 주차 제대로 하세요. 상황 종료!"


사춘기 상담이 아니라,

현명한 부부관계, 부부대화에 대한 고찰이 더 시급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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