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
46살, 나의 인간관계와 일에 관하여
1. 인간관계에 관하여
"예전에 아무리 절친했다 해도 현재 같이 있을 때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 애써 절친이라는 간판을 유지할 이유는 없다. ‘옛날에 친했던 친구’의 포지셔닝으로 충분하다” 책 222쪽 中
그의 전화가 온다. 받지 않았다. 또 전화가 온다. 또 받지 않았다. 난 이미 친구란 내 나름의 목록에서 그의 이름을 삭제했다. 책에 나오는 말처럼 친했던 친구가 ‘옛날에 친했던 친구’가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보이지 않는 목소리도 듣고 싶지 않은 ‘옛날에 친했던 친구’라는 과거형이 된 것이다.
마흔이 넘어 이제 쉰이라는 숫자가 가까워 오면서 내 나름대로 세운 인간관계의 원칙이 있다. 첫째는 고마움을 모르거나 그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는 사람은 인연을 이어가지 않는 것, 둘째는 천명의 넓은 인간관계보다 두세 명의 좋은 인간관계가 백만 배 낫다는 것이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베풀려고 노력한다. 베푼다는 것이 뭐 거창하게 아낌없이 준다거나 선물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이 필요할 때 달려가서 함께 해 준다. 내가 줄 수 있는 범위 내의 물건이 그 사람에게 필요하면 그냥 준다. 후배들하고 술을 먹으면 내가 먼저 지불하려고 노력한다. 선배들에게 2번 얻어먹으면 1번은 사려고 노력한다.
그 사람이 필요할 때 달려가서 함께 해 주면 내가 필요할 때 그 사람이 달려와서 함께 해준다. 그 사람이 필요한 물건을 내가 선물하면 그 사람은 내게 ‘카카오톡 선물쿠폰’이라도 보내와서 고마움을 표시한다. 나에게 술을 얻어먹은 후배는 자기가 운영하는 식당에 가면 음식값을 받지 않는다.
누군가는 말한다. ‘give and take’에 입각한 계산적인 인간관계가 아니냐고.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과는 만나고 싶지 않다. 그것이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상관없다. 이미 가치관이 뚜렷한 나이에 관계 유지를 위해서 애써 내 마음을 긴장관계에 놓고 싶지 않다. 나의 마음을 바꾸는 것도 힘들고 상대방의 태도를 바꾸는 것은 더 어렵다. 난 그냥 이렇게 이기적으로 살 것이다.
‘이동준’이라는 선배가 있다. 내가 백수생활할 때 아무 말 없이 50만 원을 두 번씩이나 보낸 사람이다. 어제 우리 딸내미들 자전거 사라고 30만 원을 보내왔다. 난 그 선배 어머니께 우리 회사에서 제일 비싼 제품 두 개를 보냈다. 그 선배와 나는 말한다. 우린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라고. 그래도 오늘 우리는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주고받았다. 결국 인간관계는 주고받는 사이가 될 수밖에 없다. 주고받지 않는 관계는 끊어질 수밖에 없고 끊어버리는 것이 편하다.
2. 나의 “일”에 관하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현실적으로 무리할 수밖에 없다.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어떻게 흘러흘러 이렇게 되었다, 는 말은 대개가 거짓이다. 무리하는 것이 되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원래 하던 대로 하고 있다면 내게는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날 수 없다. 내가 무리한 만큼 앞으로 전진하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인생의 기회가 열리는 것이 현실이다” 책 164~165쪽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내 스스로 노력하는 것은 크게 없다. 단지 지금의 불만족한 현실에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내가 처한 현실을 넋두리할 뿐이다. 책에 나오는 것처럼 예전에 ‘무리’해서 일을 펼쳤다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더 힘들 수도 있다. 아니면 가장이라는 단어에서 ‘책임’이라는 부분을 지나치게 과장하며 지금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더 클 수도 있겠다.
당장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하거나 욱하는 마음에 회사를 그만둘 분노게이지는 아직 ‘만땅’이 되지 않았다. 유튜브 동영상을 촬영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쓴다. 혼자 운전하면서 수많은 청중 앞에서 연설이나 특강을 하는 연습을 한다. 나름 쥐똥만큼의 변화를 시도해 본다. 무리하고 도전하는 것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인생의 기회가 열리는 법이니까.
임경선 에세이 <태도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