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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뎁씨 Oct 17. 2022

디저트는



달지 않을 거라는 말에 기필코 삼키려고 했는데. 믿었는데

예 아니오를 묻는 질문이 아니었음에도 성큼 다가오는 짧고 짧은 말과 말 사이가 있어. 너는 어디서 누구니. 


사람이 내뿜는 온도가 있다 하지. 재보지 않아도 따듯할 거는 같은데. 그럼 따뜻이 내뿜는 온도는 몇 도. 미지근 정도는 됐으면 좋겠는데. 온도라고는 못해도 그런 생각을 믿는 이 사람은, 오늘에야 말로 가을이 되겠다고 부는 목젖까지 차오르는 바람.


신세 갚는다는 말

그 말은 너무 차갑다고 생각해서

그 말을 처음 생각해낸 인간 씨

정말 그래야 했니

어깨너머로 비어 가는 여백으로 기어코 너는 그토록


포옹보다는 스침이 먼저 오는데

스치면 무언가 자꾸 떨어지던데

부스러기. 그 아이는 스치면 떨어지기로 마음먹거든

한 번쯤 스쳐보려고 오려는 손끝들과

한 번 오고는 스쳐지지 않는 

간격. 그것 때문에 세포가 울고 있는데.

떠나려는 그 아이의 조각

보다 작다고 믿는 이제 진짜 조각들

오늘은 각질이 되겠다고

이다지도 떠나가겠다는데. 

언제 허물을 벗어서 그새 껍데기가 되었어


무뚝뚝한 사내는 인사해주기보다 신발끈은 잘 매어졌는지 보아주었는데

쪼그려 앉았는데 

빌었는데

끈을 다시 매어 주며 정말 끈을 달고 싶었는데


추워서 나는 냄새가 있다

코를 훔치는 소리

오늘은 그것이 난다

켜켜이 가서는 영영 잊겠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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