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볕이 좋으면
나는 그저 춤을 추기를 바래봤었지
두 다리 두팔 온몸 구석구석
춤추기 너무 온전할 때
누구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닌
한 번쯤은
스포트라이트가 가장 너를 비출 때
늦지 말고 스스로 생명을 느끼라고
꿈을 깨듯이 팔을 어깨를 손을 던지며
엇갈리는 발걸음. 리듬이 두려워서가 아닌
눈 끝의 시선. 서로를 바라보기 위해서가 아닌
내가 널 비출수 있을 때 한 번은 자유를 주려고
그러며는 오지 않을까
무럭무럭 각자 예쁘게 잘 커서는
'이제 다 자라지 않았니'
그 한마디에
가봐도 될까요. 돌아서는
처음 구하는 허락으로 나에게 안녕을 말하는 미래가
그럼 나는 여기에 있겠수
가보시려구
따듯했었네 너의 온기, 들썩임.
조금만 추워지기 시작하면 시작되는 여름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
태양을 손으로 가리며 걷던 길들 과
따갑게 느껴지던 뒷목과
작은 열기에도 흔들리던 아스팔트
등을 따라 흐르며 기억나는 불쾌함. 그래
나는 그래도 좀 더 여름의 소매를 붙잡아 볼 테니
사랑한다우, 잘 가라우
말을 뱉어내지만
손 안으로 따듯함을 붙잡아보는 입. 입김.
하얗게 다가왔다 멀어질
눈. 어느새 눈이 왔는데
무수히 실패한 새하얀 마침표
그것들이 견디지 못하고 영하의 온도로 떨어질 테고
나는 마치지 못한 마침표들을
사람의 형태로 만드는 것으로
잠시 없는 사람을 견디어 내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뭉쳐진 이들과
마침표가 되지 못한 이들을 서둘러 지우는 이가 부디 이번만은 때맞춰오라고
춤을
나는 춤을
그리하야 나는 여름춤을 추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