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

by Ryan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


신기하다. 일이 없을 땐 한없이 없다가 일이 몰릴 땐 정신없이 몰려든다. 갑자기 급한 서류 요청이 들어오고, 아이템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고 급한 상담이 잡힌다. 혼자 하는 개인사업자에게 일이 몰릴 땐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일정한 루틴이 있었던 직장생활에서도 갑작스럽게 일이 몰릴 때가 있었다. 연차가 올라갈수록 대응이 부드러워지고 차분해진다. 그런 직장생활을 10년 하고 나왔지만 개인사업을 하며 일이 몰릴 땐 뭐부터 해야 할지 아직도 모를 때가 있다. 일이 잘 안되면 안 되는데 하는 불안감에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막상 하는 일은 없게 되는 것이다.


마치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처럼 허둥대고 당황했던 적이 있었다. 아마 불안하고 절박한 마음이 판단을 흐리게 만든 것이리라. 잠시 숨을 고르고 예전에 했던 습관을 떠올리며 메모장을 꺼낸다. 나는 일의 순서가 필요할 때는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해야 할 일들을 무작위로 적는다

ㄱ. 자료 1

ㄴ. 자료 2

ㄷ. 연락 1

ㄹ. 연락 2

ㅁ. 회신 1


2. 무작위로 적은 후에 급한 순서, 시간 순서를 고려해서 해야 할 일의 순서를 정한다

ㄱ. 자료 1 (3)

ㄴ. 자료 2 (2)

ㄷ. 연락 1 (1)

ㄹ. 연락 2 (4)

ㅁ. 회신 1 (5)


무작위로 적은 할 일들 옆에 순서를 정리한다. 그리고 더 이상 고민하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순서를 정하는 기준이다.


"중요하고 급한 일"을 기준으로 일을 하되 "짧고 빨리 끝낼 수 있는 일"도 고려해서 순서를 정한다. 이 순서는 아마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일을 함에 있어 위의 순서를 잘 정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나만의 기준으로 일의 순서를 정했다. 회사 내 조직생활을 할 때는 혼자만의 일이 아닌 유기적으로 결합된 일들이 많아 결합된 순으로 순서를 잡을 수 있어서 보다 편했던 것 같다.

내 사업을 할 때 그 기준은 전적으로 내가 생각하고 내가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잡을 땐 다음과 같은 사항도 고려했다. 바로 상대적인 순서이다. 빠른 피드백을 원하는 바이어, 정확한 피드백을 원하는 바이어, 등은 미팅과 업무 메일을 보며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한 예측도 순서 정하기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위와 같은 방법은 어찌 보면 당연한 방법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과 현실에는 언제나 차이가 있다. 머릿속으로는 알겠는데 그 머릿속이 복잡해져 순간 판단이 힘든 것이다. 내가 직접 겪으면서 느낀 것이라 얘기할 수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일 순서를 정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반복된 훈련도 필요하고 주변 환경 요소도 생각해야 한다. 내 기준에 정하는 순서다 보니 타인이 배제된 정말 나만을 위한 순서만 돼버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이 아닌 나만의 정리만이 될 뿐이다. 나만의 순서와 상대적인 순서를 고려해서 업무 순위를 정한다면 오류를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항상 글을 쓰며 느끼는 바이지만 누군가와 공감하고 공유하기 위해 쓰는 글이기도 하지만 나에게 하는 독백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좋은 얘기를 들려줄 만큼 아직 성숙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더 공감하며 나 자신도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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