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총량제"

by Ryan
"걱정 총량제"


총량제: 어떠한 지역이나 조직에 존재할 수 있는 요소의 총량을 한정하는 제도

(출처 : 다음 어학사전)


걱정에도 총량제가 있으면 좋겠다. '이만큼만 걱정하세요'라고 말이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게 걱정인 듯하다. 태생이 그런 건지, 살아오면서 그런 건지, 걱정을 달고 산다. 이러다 지구 반대편 걱정도 사 올 판이다. 좋은 일이 생기면 그거대로 고민이 생기고 안 좋은 일은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나라는 사람을 정의 내릴 때 순위가 꽤 높은 말이 있다.


"일하는 스타일은 안 그런데 그 외 일에는 굉장히 예민한 성격이야"


곰곰이 생각해보니 일은 시원시원하게 하는데 그 밖의 일에는 굉장히 예민해서 걱정거리를 달고 산다는 의미인 듯하다. 일이란 것은 결정이 수반된다. 업무에 관련된 것은 결정을 빨리 내는 편이다. 고민한다고 달라지는 일이라면 협의를 빨리한다. 그래야 일이 순환되니까.

감정에 관련된 일에는 혼자 속앓이를 많이 한다.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할 때가 많다. 상대방을 의식하고 듣기 전에 예상을 하며 고민한다. 걱정부터 하는 것이다. 예민한 성격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나도 처음부터 예민한 성격은 아니었다. 인정 욕구가 많았고 욕먹는 걸 싫어했다. 누가 좋아하겠냐만은 특히 그런 부분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살아오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다. 나의 의도는 그런 게 아니었는데, 나의 행동은 배려를 위한 행동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정반대의 결론이 나온 적이 많았다. 욕먹는 게 싫은 성격에서 나온 것인지 정말 미안해서 말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난 사과부터 했다. 그러고는 훌훌 털어버려야 하는데 사과를 하고도 노심초사했다. 혹시 이 사람과 멀어지는 건 아닌지, 날 안 좋게 생각하면 어쩌지라고...

가장 확실한 내 편인 가족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에게나 들었던 생각이다. 친한 친구에게조차도 그런 부분이 나왔으니 말이다. 걱정이 많아져서 일이 잘 해결된다면 이 세상 모든 걱정을 다 안고 가고 싶다. '그까짓 거 욕 좀 먹으면 어때'라는 생각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할 때는 하고 싶다.


잘 안된다. 그동안 만들어온 경험이 꽤 깊고 단단한 모양이다. 생각을 바꿔야지,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걱정이나 다를 게 없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별일 아니야 라고 간단하게 생각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 누군가 나에게 걱정의 총량을 정해주면 좋겠다. 정말 딱 이만큼만 고민하고 걱정해도 된다고 말이다. 아무래도 관계가 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것 같다. 내 생각에도 상대방이 무리한 것 같고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얘기하지 않는다. 논쟁을 만들고 싶지 않고 그게 아니야 라고 말하기 싫은 것이다. 타인을 의식하고 욕먹기 싫고 차라리 그럴 바엔 내가 손해보고 말지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 나보고 사업체질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 보면 십분 이해가 간다. 그런 마인드로 어떻게 사업을 하겠냐며 조언을 해준다.


방법을 찾고 있다. 걱정, 정확히 말해 쓸데없는 걱정을 줄이기 위한 방법 말이다.


'내 생각은 다르다', '그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고 내 생각을 정확히 표현한다.


'오늘은 할 수 없다', '다음에 보자'라고 말한다. '할 수 없을 것 같아', '다음에 봐야 할 것 같아'라고 말하지 않고 상황을 정확히 표현한다.


'욕 좀 먹으면 어때 어차피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는데!'라고 마인트 컨트롤한다. 이 세상에 욕 안 먹는 사람은 없다.


불혹 :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미혹되지 않는다.


불혹의 나이가 됐다.


이제 쓸데없는 걱정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미혹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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