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바꿔야 하나"

by Ryan
"이름을 바꿔야 하나"


2019년 올해는 나의 띠가 굉장히 좋은 해라고 했다. 돈을 엄청 많이 버는 해라고 했다. 물론 황금돼지해라고 해서 재물복이 큰 화두가 된 올해였다. 그중에서도 나의 띠가 굉장히 좋다고 했다. 큰 기대에 부풀어 지내온 11개월... 물론 전년보다는 돈을 더 벌었다. 전년도에는 거의 수익을 못 냈기 때문이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일이었기에 당연히 수익은 거의 없었다. 올해는 작년의 노력을 바탕으로 수익을 조금이라도 낼 수 있었다. 그렇다고 돈을 엄청 많이 번 건 아니다.


재미 51%, 될 거라는 믿음 49%로 사주를 본다. 매 년 보는 것은 아니지만 친구와 재미로, 그리고 뭔가 간절할 때 본다. 태어난 때와 시간을 기준으로 미래를 예측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몰을 기반으로 측정할 수 있는 여러 장치를 이용해 풀이를 하고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재물복을 타고났다. 명예를 타고났다. 이런 모든 것들이 과거의 데이터를 가지고 예측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49%의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본다. 50%를 넘지는 않는다. 50%가 넘으면 의존하게 된다. 어디까지나 즐거운 마음으로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긍정의 신호로만 생각한다. 기분이 좋으면 잘 될 일이 더 잘되지 않겠는가


50%를 넘을 뻔한 적이 있다.


내 이름은 작명소에서 지어준 이름이라고 들었다. 할머니께서 직접 태어난 시간과 날짜를 들고 가서 받아오신 이름이었다. 사주를 통해 지어진 이름이라는 의미다. 가끔 내 이름에 불만이 있었다. 끝이름이 부드러운 발음으로 끝나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 말이다. 흔한 이름은 아니었지만 발음하기에 다양하게 들릴 수 있는 이름이었다. 팩스로 서류를 회신받을 때 내 이름이 6개 정도 된 적도 있었다. 발음이 조금 애매하다 보니 유선상 듣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온 것이다. 사주를 통해 지어진 이름이니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이니 했었다. 발음이야 또박또박해주거나 명함을 보내주면 되니까. 어느 날 어머니가 돌아가신 할머니와의 추억을 얘기하시다가 내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셨다. 할머니께서 내 음력 생일을 잘못 알고 작명소에 가셨다는 것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사주는 음력이 중요한데 생일을 잘못 알고 이름을 지으셨다니!


"그럼 내 이름과 내 사주랑 안 맞는 거 아니에요?"


어머니는 아무 대답도 안 하셨다... 나의 질문은 확신이 됐다. 헉! 내 이름이 나랑 어울리는 이름이 아니었던가! 난 다른 이름으로 살아올 수도 있었던 것인가!


요즘 시대에는 이름을 지을 때도 인기 있는 이름이 있고 순우리말 이름도 있다. 꼭 사주가 아니어도 이름은 지을 수 있고 이름에 어울리는 삶이 아닌 그 사람의 삶이 이름의 가치를 높이는 시대이다. 난 옛 것과 새 것의 중간지점에 태어난 사람이라 어느 정도 이름에 따른 인생이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 내가 약간 부정당한 느낌이었다. 사주에 어울리는 이름을 지으러 갔는데 사주가 잘못되다니!


어쩌겠는가!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이 이름으로 살아갈 건데


한편으로는 이것도 운명이지 싶다. 제대로 된 음력 생일과 내 이름을 넣고 보니 어느 정도 인생 궤적이 맞는 부분이 있다. 슬프게도 만혼 사주란다. 일찍 결혼하지 못한다는 건데 도대체 만혼은 언제란 말인가! 지금 나이도 부족하면 도대체 언제란 말인가!... 물론 채찍만 주진 않았다. 난 결혼은 늦게 하지만 행복하게 살 거란다. 늦은 만큼 좋은 인연을 만날 것이란 당근을 줬다. 이 당근은 100% 믿는다. 그대를 만나기 위해 이렇게 돌아왔나 봅니다라고 말하는 건 100% 진심이기 때문이다.


사주풀이는 고도의 심리전이라 생각했다. 어쩜 그리 족집게일까 하는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묻는 자가 이미 말한 경우도 많다. 단어 하나 표정 하나를 읽고 과거를 맞추고 그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건 고수의 심리전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난 먼저 얘기하지 말아야지. 내가 오늘 당신의 틀림을 찾아내겠어! 이런 마음으로 간다. 5분도 안돼 몸이 기울어져 있고 입을 다물지 못하는 나를 발견한다. 심리전에 지고 궁금한 내 미래에 진다. 좋은 얘기는 믿고 싶고 안 좋은 얘기는 버리고 싶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지우고 또 다른 희망을 보기 위해 해마다 사주풀이는 계속될 것이다. 그래도 49%는 안 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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