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가치를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를 떠올리면 됩니다"
아직도 간담회가 이루어지는 그 때를 떠올린다면, 가슴이 벅차오를 따름입니다. 요즈음은 테크니컬한 기술 교육이 가득하고, 인문학적 소양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는 곳은 좀처럼 없어요. 이런 답답했던 모습을 알아봐주신 박기정 대표님 덕분에, 너무나도 멋진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오늘 자리는 단순한 강연을 넘어서 컨설팅에 가까운 수준으로 심도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지라 더욱 감사할 따름입니다.
#1/ 우리는 왜 일하는가
우리들의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참 무거운 질문입니다. 철학자 니체는 '왜 살아야 하는가'라고 종종 물었다고 하지요. 고동진 연사님께서는 "내가 세상과 연결되는 매개체가 바로 '일'이다. 그리고 일은 사람을 연결한다"며 서두를 떼셨습니다.
두시간 가까이 이어진 강연과 질의응답은 밀도가 무척이나 높았습니다. 흔히 '사람을 보고서 회사에 들어오고, 사람으로 인하여 회사를 관둔다' 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린 가장 중요한 것을 빠트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일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연사님께서는 일의 가치를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를 떠올리면 된다고 전했습니다.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것은 곧 상대방을 이해하는 행위이고, 인생의 수준을 나타내는 방법은 곧 세상을 이해하는 (상호작용/관계)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2 우리는 어떤 인재를 찾아야 하는가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살롱이었던 만큼, 이번 자리는 특히나 인사채용에 관한 고민이 깊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같은 마음을 담은 질문세례가 이어지자 고동진 연사님께서는 '긍정적인 사람을 찾으라'고 조언주셨습니다.
제 옆에 앉으신 문토의 이미리 대표님께서는 "긍정적인 사람이란, 일이잘 풀릴 것이라고 믿으면서도, 될때까지 하는 사람이 아닐까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참 멋진 문장이었음에도, 고 연사님께서는 고개를 저으시며 '찡그리다가도 웃는 사람'이라고 답했습니다.
연사님께서는 "능력(能力)이란 곧 역량(力量)과 기술(技術)과 지식(知識)을 합한 것. 그리고 전문 기술(Speciality)과 지식(Knowledge)은 언제나 끊임없는 토의가 필요할 뿐더러, 후배들과 머신러닝에 의하여 대체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역량에 집중해야한다. 좋은 역량은 긍정적인 사람에게 나온다"고 강조했습니다.
#3 리더가 견지해야 할 삶의 태도
많은 기업인이 성장을 거듭할 수록 불신과 자신감이 강해지는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냉소적인 행동이 비일비재하지요. 그러나 고동진 연사님처럼 '역량(Compliance)'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으신 분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던 시절, 사장 집무실 액자에 적혀있는 글귀가 유명합니다.
하의경청(下意傾聽) : 아랫사람의 일을 귀 기울여 경청함 심사숙고(深思熟考) : 깊이 생각하고 고찰함 만사종관(萬事縱寬) : 모든 일에 너그럽게 다가섬 이청득심(以聽得心) : 귀 기울여 들음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얻음
사기그릇이 아닌 놋쇠그릇처럼 스스로를 꾸준히 다져나가는 것이 경영진이 지켜야할 태도임을 상기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임직원들에게 논어의 知之爲知之(지지위지지), 不知爲不知(부지위부지), 是知也(시지야)라는 글을 전한 이유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정직하게 답하는 문화가 생겨야만, 그것을 잘 아는 이들이 의견을 밝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