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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호랑이 Jun 12. 2019

[생후70일] 70일 기념사진

어제를 기억하는 사진

/생후70일/

아내와 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70일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언제 찍으면 좋을지 희온이 눈치를 열심히 살폈다. 희온이는 아침에 일어나 수유를 하고 난 후 기분이 가장 좋기에 그때 찍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희온이는 카메라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웃다가도 카메라를 꺼내면 금방 인상을 쓴다. 아기가 태어나면 사진으로 하루하루를 기록해두는 게 작은 로망이었거늘 정작 아기가 싫어하면 사진을 자주 찍을 수 없었다. (지금은 하루에 한 번 정도 카메라로 후다닥 기록을 남긴다) 카메라로 촬영할 때는 최대한 빨리 찍어야 희온이가 힘들어하지 않기에 번개처럼 순식간에 촬영을 끝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아침부터 대충 집 정리를 하고 갈아입힐 옷과 촬영 소품으로 쓰일 장난감을 미리 준비해뒀다. 희은이의 기분이 좋을 때 바로 촬영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잠깐 왔지만 시간이 흐른 뒤 기억에서 잊혀질 때 쯤 사진을 보면 분명 촬영하길 잘했다고 생각할 것 같아 가끔씩 이렇게 기념사진을 남겨두기로 했다.



































희온이가 태어난 지 벌써 70일

처음에는 낯설었고, 그다음은 어색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기저귀를 갈아본 날

어느 쪽이 앞면인지 몰라 반대로 채우려 했고,

태어나 처음으로 아기 목욕을 시키던 날

어디를 잡아야 할지 몰라 허둥지둥거렸다.


여전히 많이 서툰 아빠지만

지금은 혼자서 기저귀도 갈고, 목욕도 제법 익숙해졌다.


이렇게 아버지가 되어가나 보다.














생각해보니 희온이가 커서 어릴 적 사진들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졌다. 가끔 고향집에 올라가서 옛날 앨범을 들쳐보면 지나간 옛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 정겨운 옛날 집 풍경, 친구들과 뛰어놀던 동네의 모습. 그리운 시간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리움은 커져가는 것 같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어제의 시간들이 사진으로 남아 영원히 기억된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릴 적 많은 사진을 남겨주신 부모님에게 참 감사하다. 부디 우리딸도 나와 같길 바라며 희온이의 내일들을 사진으로 열심히 남겨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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