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행복한 일
/생후75일/
"촵촵촵촵촵"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무슨 소리지?"
아내와 나는 본능적으로 희온이가 자고 있는 방으로 달려갔다.
어두운 방 안에서 들려오는 낯선 소리.
희온이가 자고 있을 수 있으니 조심히 방문을 열었다.
웬걸 희온이는 언제 잠에서 깼는지 눈이 말똥말똥했고,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손을 열심히도 빨고 있었다.
이게 말로만 들었던 주먹고기를 먹는 소리구나.
입 주변에 침이 흥건하게 묻을 정도로 열심히 먹고 있었다.
"촵촵촵촵" 손을 빠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우리는 한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러던 중 아내는 아차 싶었는지 갑자기 나에게 분유를 타오라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나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육아정보 책에서 본 적이 있었다.
아기가 손을 빤다는 것은 배가 고프다는 의미라는 것을. 주방으로 달려가 얼른 젖병에 물을 받았다. 분유를 타는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우리 아기가 또 성장했구나. 자기표현이 늘어가는 희온이를 보니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음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영원히 아기일 것만 같은 우리 아이는 어느새 자신의 목소리를 표현하고 있다.
육아라는게 육체적으로 힘들다가도 이렇게 아이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언제 힘들었냐는 듯이 힘이 솟고 행복해지는 일인 것 같다. 빨래통에는 희온이의 옷들이 가득하지만 그래도 행복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