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기대가 공존하는 초보 아빠
/생후31일/
비교적 무난히 신생아 졸업한 희온이
인 줄 알았으나,
생후 30일이 되던 날부터 코가 그렁그렁 하더니 밤새도록 코가 막혀서 잠도 못 자고 분유를 먹이면 숨을 못 쉬어서 토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희온이도 엄마 아빠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해가 뜨자마자 병원에 갔다.
의사 선생님은 큰일이 아니라는 듯 코감기라고 말씀하시곤 콧물흡입기로 코를 뚫어 주셨다. 신생아의 작은 코안에서 이렇게 많은 콧물이 나온다는 것에 놀란 것도 잠시, 밤새도록 힘들어했을 희온이 생각에 눈물이 왈칵 흘러내렸다.(아빠가 되면 이렇게 감성적이어 지는건가..) 숨쉬기가 편해졌는지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희온이는 잠이 들었고, 밤새도록 긴장했던 엄마와 아빠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집으로 가기 전 약국에 들려서 병원에서 지어준 약과 '피지오머', '콧물흡입기'를 샀다. 인터넷에서 사용 후기를 보니 자주 해주면 안 좋다는 말이 많던데, 의사 선생님이 콧물이 나오면 계속 빼주는 게 좋다고 이야기하셔서 콧소리가 그렁그렁할 때마다 콧물을 빼주었다.(괜히 콧물이 기도로 넘어가서 증세가 더 심해질까 봐 조마조마했다.) 이런 용품이 없던 시절 부모님들은 어떻게 아기를 키웠을까? 정말 존경심을 뛰어넘어 경외심마저 든다.
조용했던 낮이 가고, 왠지 힘들 것 같은 밤이 찾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밤이 되면 코가 더 심하게 막히는 것 같다. 침대에 눕히면 코가 막혀서 계속 힘들어했다. 안 되겠다 싶어 소파에 앉아 희온이를 가슴에 안고 자기로 했다. 낮에 가슴에 안고 있으니 콧소리가 덜했던 것 같아서 시도했던 방법이었다. 자기도 코가 막혀서 힘들었는지 가슴에 안자마자 잠이 들었다. 내 몸이 조금 힘든 게 낫지 아기가 힘들어하는 건 못 보겠더라. 아기의 숨이 막힐 때마다 내 숨도 턱턱 막히는 것 같았다. 이 자세로 자다가 새벽에 분유를 먹어야 할 시간이 되면 아내랑 바톤터치 하기로 했다.
버스에 서서도 잘 자는 나였는데, 잠이 안 온다.
몸이 계속 긴장해있어서 그런 것 같다. 내가 잘 때 아기가 깨서 힘들어할까 봐 눈을 감아도 잠이 깊게 들지 않았다. 그렇게 긴장한 상태로 세 시간을 보내고 아내에게 희온이를 건네주었다. 다행히 코가 덜 막혔는지 새벽에 분유도 잘 먹고 엄마 품에서 잘 자는 모습을 보고 나니 잠이 쏟아졌다. 얼른 자야 또 아내랑 교체해줄 수 있으니 침대에 누워 베개를 뱄다. 이틀 만에 깊은 단잠에 빠져들었다.
이제 30일 지났다.
생후 1개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일들을 겪어야 할까? 솔직히 겁이 난다.
잘할 수 있을까? 초보 아빠는 요즘 이래저래 걱정이 많아진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보살펴야지. 다시 또 다짐하며 앞으로의 날들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