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일으키는 문장은 어디에나 있다 2
맥머피는 어떻게
있는 그대로의 그가 될 수 있는 것일까?
켄 키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안개가 자욱해도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안개가 자욱할수록 그 속에 안전하게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를 안개 밖으로, 발각되기 쉬운 탁 트인 바깥으로 끄집어내려고 계속 애를 쓴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세상 사람들이 네가 해야 한다면서 강요하는 일을 하게 된단다. 아니면 당나귀처럼 완고해져서 엉뚱한 일을 하게 되거나.“
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원하는 나로 살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 강요에 끌려다니는 건 아닌지.
내 눈을 가리는 안개가 안전한 장소라 착각하고 있진 않은지, 땅만 보느라 하늘이 있다는 걸 잊고 사는 건 아닌지.
정신병원이라는 폐쇄 공간에서 치료라는 명목으로 자유까지 빼앗겨 정신이 흐릿해진 사람들과 그들을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맥머피의 이야기를 담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자유뿐 아니라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존엄성을 가로막는 사회의 억압과 삐뚤어진 질서에 도전한다. 맥머피를 통해 꽉 막힌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살아남기 위해 순종보다는 과감한 탈피가 필요함을 말해준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법
한 사람이 자기 고유의 삶을 찾고 지키는 법
강요나 억압, 두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는 법
소외될까, 뒤처질까, 사랑받지 못할까 두렵고 겁이 나, 자신을 감추고 세상이 원하고 상대방이 바라는 사람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언지 까맣게 잊고, 그저 하라는 대로 시키는 대로 납작 엎드려 있지는 않은가?
있는 그대로의 내가 어떤 모습인지 들여다볼 시도조차 하지 않고, 세상이 제시한 이상적인 모습만 좇느라 정신이 흐릿해지진 않았는가?
가끔은 세상의 잣대를 벗어나 삐딱하게 살고
시야를 가리는 안개를 걷고 푸르른 잔디로 뛰쳐나가 맘껏 소리 지르고
가라는 방향으로만 가느라 땅만 보고 있던 시선을 들어 올려 무한한 가능성의 하늘을 품에 안아
맥머피처럼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결국 나보다 힘센 세상에 굴복하게 될까 두려운가?
결국 돌아올 걸 알면서 모험하는 게 부질없다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안개에 익숙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안갯속이 안전하다고 굳게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맥머피는 어떻게
있는 그대로의 그가 될 수 있는 것일까?
내가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산다는 것은
내 안의 더 큰 세상을 만나는 일이다.
나조차도 아직 모르는 미지의 나를 찾아 나서는 일이다.
가족이 바라고 사회가 원하는 삶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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