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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는 모든 일은 지나갈 것이다

나를 일으키는 문장은 어디에나 있다 2

by 다시봄


삶에는 인과관계를 찾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냥 일어나는 일이고,
일단 일어나고 나면
되돌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세상의 부조리와 설명할 길 없는 불운을 일어나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행운에 대해서는 감사하되 불운에 대해서는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이것이 좋은 방법이라서가 아니라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내 선택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주어진 환경으로 받아들이는 게 최선이다.





도대체 왜 나에게 이런 불운이 일어나는 걸까.

왜 불운은 내게만 오고, 행운은 늘 타인에게만 가는 걸까.


내게 닥친 불행이 결코 나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아프고 슬픈 일이 닥치면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아닌 줄 알았는데, 혹시 불운이 정말 나에게만 오는 건 아닐까.’

‘아니라고 믿었지만, 그 믿음이 착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불쑥 고개를 든다.


뜻밖의 행운이 찾아오면 감사는 잠시뿐이다.

곧 더 큰 행운을 바라게 되고 그 바람이 채 식기도 전에 불운이 들이닥치면 신을 원망한다.


오락가락하는 불운과 행운의 릴레이 속에서

점점 소심해지고, 마음의 폭이 좁아진다.

도무지 인과관계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을 그저 ‘일어나는 일’로 받아들이면 될 것을,

매번 잊는다.


행운과 불운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럼에도 나는 슬프고 아프지 않기 위해 애쓰고, 기쁨과 행복을 찾으려 몸부림친다.

그러다 오히려 작은 기쁨, 지나가는 행복들을 놓쳐버린다.


이제는 안다.

삶은 불운과 행운이 번갈아 찾아오는 일의 연속이라는 걸.

그러니 불운이 오면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하려 한다.

어쩌면 그것 또한 다른 얼굴을 한 행운일지도 모르니까.




삶에는 인과관계를 찾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냥 일어나는 일이고,
일단 일어나고 나면
되돌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행운과 불운의 반복이 인과관계로 설명된다면

우리는 훨씬 담담하게 삶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계산과 이해를 벗어난 영역에 있다.


아무리 이유를 찾아도 알 수 없고, 되돌릴 수도 없는 일들이 있다.

그러니 굳이 마음을 흔들 필요는 없다.


불운이 오면 조용히 받아들이자.

그것은 언젠가 지나갈 것이다.

행운이 오면 감사하자.

그 또한 지나갈 것이다.






[지금 연재 중입니다]

월 [나를 일으키는 문장은 어디에나 있다]

화 [일주일에 한 번 부모님과 여행 갑니다]

수 [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목 [이 사람 어때? AI에게 물었다]

금 [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일 [이 사람 어때? AI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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