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에 레이더스가 개봉했으니 인디아나 존스는 벌써 38년이나 지난 추억의 영화이지만, 아직까지도 이야기되고 있는 영화라는 것이 흥미롭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나 에일리언 시리즈처럼 시리즈가 계속 나올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일까. 하지만 터미네이터와 에일리언과는 달리 후속편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영화가 나오지 않고 있다. 터미네이터는 성공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계속해서 시리즈가 만들어졌고, 최근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복귀하여 새로운 시리즈를 만들었기에 지금 세대에게도 알려질 수 있었다. 에일리언은 더 특이한 시리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시리즈를 시작한 이후 두번째 작품부터 각기 다른 유명 감독에 의해 모두 개성있고 수준 높게 만들어지더니 얼마 전부터는 리들리 스콧감독이 다시 프리퀄 시리즈를 만들면서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에일리언 시리즈는 모든 작품이 일정수준 이상이라는 것이 다른 많은 시리즈와 다른 점이겠다. 그에 반해서 인디아나 존스는 스티븐 스필버그에 의해서 모든 시리즈가 만들어졌고, 4편은 조금 수준이 떨어졌지만 모든 작품이 성공한 대단한 작품이다. 3편으로 완결된 것 같았는데 한 참 후에 4편이 나온 것도 특이했지만, 그 이후에 신기하게도 매년 신작 제작 소식이 들려오지만 실제로 진행되는 것이 없다는 것도 특이한 영화이다. 2008년에 20년 만에 만든 4편의 실패 때문일까? (사실 4편은 재미가 없었다. 스필버그가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많이 실망스러웠던 ㅜㅜ)
스티븐 스필버그와 해리슨 포드가 모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음에도, 인디아나 존스의 후속 편을 바라는 팬들이 많았음에도 2008년에서야 후속 편이 나온 것은 미스테리이다. 그리고 그 후속 편이 전작보다 많이 못하게 나온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물론 추억팔이의 힘으로 흥행은 엄청났지만 말이다.)
사실 이런 식의 모험극은 유쾌하고 재밌는데, 그 당시 80년대에 비슷한 유형의 영화들이 많이 나오더니 이상하게도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보물찾기 모험극은 설정상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지금은 기술이 너무 발달한 정보화시대라서 유물 탐험 모험 영화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얼마 후에 인디아나 존스 후속 편이 나오더라도 성공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인디아나 존스라는 최고의 캐릭터가 있긴 하지만 지금 세대에도 먹힐 지는 잘 모르겠다. 내 생각으로는 이 캐릭터를 가지고 현대극으로 만든다 해도 재미를 주는 것은 문제없을 것 같은데 밀레니얼들도 그렇게 생각할 지는 미지수니까. 게다가 4편처럼 추억팔이만으로 만든다면 정말 재미없을테니까.
일반적으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1편을 좋아하는 사람과 2편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뉘고, 나처럼 3편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이 없다. 실제로 1편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었고, 2편이 가장 재밌다고 꼽힌다.
1편은 인디아나 존스라는 캐릭터를 소개하는 초반 설정들과 중간중간에도 많은 이야기를 하느라 액션/오락적인 장면은 적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는 아닐 수도 있지만, 영화를 볼 때 생각이 그랬다는 거다.). 2편은 1편보다 오락성이 많이 추가돼서 영화 내내 숨 가쁘게 달리는 느낌이 든다. 특히 마지막 동굴에서의 선로 액션씬은 최고였다.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을 같이 겪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조금은 어두운 분위기와 무언가 다른 인종을 비하하는 듯한 느낌도 2편을 최고로 꼽지 못하는 이유이다.
그와 달리 3편은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로 진행된다. 특히 유머가 많이 강조된 것 같은데, 보는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로 지루한 부분이 없었다. 액션은 긴장감 넘쳤고, 중간중간에 나오는 유머는 훌륭했다.
인디아나 존스 3편의 특징은 출연진이다. 여러 출연진들이 도와주긴 하지만 거의 인디아나 존스 혼자서 활약하는 1,2편에 비해 3편에서는 숀 코넬리라는 명배우를 공동 주연처럼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숀 코넬리는 007의 모습이 아닌 인디아나 존스 아버지에 딱 맞는 역할을 소화해주었다. 둘의 호흡이 워낙 좋았던 것도 인디아나 존스 3편을 재밌게 기억하는 요소이다.
인디아나 존스 3편도 대한극장에서 70mm로 감상했다. 이 당시에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는 거의 언제나 대한극장에서 개봉했었는데 당연했다. 당시의 대한극장의 대형 스크린은 이런 블록버스터를 보는데 보다 큰 감동을 주었으니까. 불편한 좌석의 느낌은 큰 화면의 감동에 가려졌다. 무엇보다도 모험 액션 영화인 인디아나 존스는 큰 스크린의 장점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다.
인디아나 존스라는 이름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었다고 한다. 원래 조지 루카스가 인디아나 스미스라고 하려 했는데, 스필버그가 인디아나 존스를 제안했다고. 지금은 입에 붙어서 그럴지 모르겠지만 인디아나 존스가 훨씬 멋지다. 스필버그가 그렇게 제안을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감독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루카스가 감독했다면 어떻게 망쳐놨을까? 스필버그가 감독이었기에 이런 멋진 영화가 나왔으리라.
인디아나 존스 3편이 1,2편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아마도 인상적인 하나의 장면이 없어서일 듯도 하다. 2편의 권총 유머나 탄광에서의 추격 장면은 강한 인상을 주었었는데 계속 잔재미를 주면서 달려간 3편은 강한 인상을 주는 장면이 없었다. 특히나 마지막의 판타지 적인 요소가 나쁜 영향을 주기도 했을 것 같다.
인디아나 존스 5편의 이야기가 또 들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조금 구체적이다. 디즈니에서 루카스 필름을 인수하고 나서 제작 진행 중이라고 하며, 이전 작품을 만든 사람들이 그대로 뭉쳤다고 한다.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은 해리슨 포드, 제작은 프랭크 마샬, 캐슬린 케네디, 각본은 4편의 각본을 썼던 데이비드 캡이라고 했다. 왕년의 멤버가 뭉쳤다는 것이 반갑기도 했지만, 또 4편처럼 기대치에 못 미치는 작품이 나올까 하는 걱정도 된다. 과거 영화를 보았던 사람들에 대한 추억팔이로 흥행할 생각을 하지 말고 밀레니얼을 끌어들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잘 진행될 것 같았던 5편의 제작은 역시나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않는 것 같다. 2019년 개봉 예정이었다가, 2020년으로 밀리더니, 이제는 2021년 7월이라고 한다. 그리고 각본가도 변경된 것 같다. (4편의 이야기를 봤을 때, 각본가는 잘 바뀐 듯). 다만 디즈니가 이 영화를 망쳐놓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래도 감독이 스필버그니까 기본은 해 줄 거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레디 플레이어 원 정도만 액션을 보여줘도 성공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에는 화려한 그래픽만 보이는 히어로물이나 잔인한 액션물만이 보이는 것 같다. 인디아나 존스 같은 유쾌한 아날로그 액션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빨리 나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