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직장에서 ‘감정을 잘 다룬다’는 말은
늘 이상한 방식으로 쓰인다.
대개는 누군가 울지 않고, 화내지 않고,
틀려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면
“감정 조절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나는 늘 그게 궁금했다.
정말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은
무표정으로 참는 사람일까?
아니면 아프다는 말을
제때 꺼낼 수 있는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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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팀장이 말했다.
“너는 왜 그리 기복이 없지?”
그건 칭찬처럼 들렸지만,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날 나는 그냥 피곤했을 뿐이었다.
말을 줄였고, 웃지 않았고,
질문에도 평소보다 반 박자 늦게 반응했을 뿐.
그런데 감정을 조절한 내가 아니라,
감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처럼 보인 내가
‘이상적인 직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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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나는 감정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감정이 아니라, 감정의 “표시”를.
불쾌한 말에도 웃었고,
억울한 상황에서도 괜찮다고 했다.
동료가 눈치를 주면 그 눈치를 먼저 읽었고,
내 감정은 항상 맨 마지막에 뒀다.
그리고 그럴수록 칭찬은 늘었다.
“분위기를 잘 맞춘다.”
“문제가 없어 보인다.”
“조율이 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점점 ‘나’가 사라지는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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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다룬다는 건,
무조건 감추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잘 다룬다는 건
언제 꺼내야 하는지를 아는 것,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안고 가야 하는지를 아는 일이다.
하지만 조직은 그걸 원하지 않았다.
조직은 그냥 감정이 없는 사람을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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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누군가는 그렇게
자기감정을 꾸역꾸역 삼키며
조직 안에 존재감을 맞추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은 감정을 다루지 못하는 게 아니라,
조직이 감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거야.
감정을 느끼는 당신은 아무 문제없다.
당신이 사라지는 방식으로
조직을 유지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