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함 안내서 #4

줄 세우며 손 내미는 사람들

by 담아


연대라는 말은 따뜻해야 할 것 같은데,

현장에서 마주한 건 언제나 차가운 질서였다.


“같이 가자”는 말 뒤에 줄이 서 있었다.

앞줄은 누군가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

뒷줄은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사람들.

손을 잡자며 웃는 얼굴 아래로는

정해진 순번과 암묵적 기준이 깔려 있었다.


모난 사람은 위태롭다.

말수가 적은 사람은 불편하고,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어울리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꺼이 자신을 둥글게 깎는다.

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연대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하지만 나는 안다.

진짜 연대는 줄을 세우지 않는다.

말을 아껴도, 침묵을 지켜도

존재만으로 함께임을 믿는 것이 연대다.


그래서 나는 줄에 서지 않는다.

나를 보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다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멀찍이 걸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