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에 열리는 더문쌤의 시크릿 수업 10편
창밖이 환하게 트인 유리창 앞에 서서 따뜻한 커피의 온기가 느껴지는 머그잔을 두 손으로 머금은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울긋불긋 샛노란 가을 정취에 취해있는 듯싶었어.
교복을 입고 지내던 학창 시절에는 늘 시간이 빨리 흘러 어른이 되고만 싶었던 거 같은데, 이제는 찬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을 마주하면서 세월도 참 무심하리만큼 쏜살같이 지나가 버라는 것만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뿐인 것 같았지.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지나온 시간 속의 자기 삶을 되돌아보며 가끔 자조적인 씁쓸한 웃음이 날 때가 있어. 늘 매 순간 게으름 피우지 않으며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온 거 같은데, 습관적으로 피할 수 없는 그 어떤 막연한 공허함이 허를 찌르며 가슴 위로 솟구쳐 오르는 걸 느껴야만 했거든.
'이렇게 열심히 살면서도, 나는 왜 씁쓸한 공허함을 마주해야만 하는 거지?'
더문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그런 감정을 마주해야 할 때마다 점점 더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감을 느꼈어.
그러다가 답도 없는 문제에서 빠져나오려는 몸부림처럼 '또 가을 타나 보네.' '일이나 하자!'라는 생각에 힘을 실어주고는 했지.
하지만 2024년의 가을은 평소와 좀 다른 거 같았어.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진심으로 궁금해졌어. 자신에게 습관처럼 다가오는 공허함의 이유가 무엇인지 말이야. 그 공허함을 피하지 않고 담담하게 마주해보고 싶었어. '나는 왜 이토록 열심히 살면서도 공허함을 느껴야만 하는 거지?'
추석 명절의 기운까지 뜨겁게 집어삼켜버린 강력한 여름의 열기가 무색해져 버린 차디찬 가을의 냉랭함을 코의 호흡으로 들이마쉬며 마음을 고요하게 하던 더문쌤에게 문득 어떠한 생각이 머리 위로 찾아왔어.
"열심히 살았던 이유가 분명히 너를 위한 거였을 텐데, 그걸 분명하게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을 만큼 당당한 너 자신을 만들기 위해, 몸부림치듯 쫓기듯이 살았으니 억울하고 힘들지는 않냐고 묻는 에고(ego)의 목소리가 들려와서 그래."
"사실은 그냥 이 세상 사람들에게 빛나는 존재이고 싶었고, 매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믿는 것들을 다하며 살아온 것일 뿐인데..................."
"혹시나 내 삶이 나 자신을 위한 게 아니었고, 나 아닌 타인을 위한 삶이었으면 어쩌지 싶은 두려움이 일어난 것뿐이야." "두려움이 공허함이라는 감정으로 옷을 바꿔 입고, 의식의 수면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일 뿐이지."
나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들을 남들에게 욕먹지 않기 위해서, 남들에게 좋은 사람 혹은 훌륭한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발버둥 치며 열심히 살았던 거 같기도 하니까 정작 나 자신을 위해 제대로 살아본 거 같지 않은 억울함이 밀려오는 격이지.
The moon 선생(더문쌤)은 갑작스러운 생각의 떠올림을 알아차리고는, 남들에게 털어놓기는 어렵고 막연하게 남겨져있던 삶의 숙제가 풀여나가는 듯한 짜릿한 감정을 느꼈어.
어린 시절부터 더문쌤은 남들에게 표현하기는 어려운 애매모호한 외로움의 감정을 많이 느꼈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있어도 무언가 진심으로 마음이 연결되는 편안함을 느끼기가 어려웠지. 자기 자신이 느끼는 그런 불편함에 사람들은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어. 나는 전혀 흥미롭지 않은 일에 자기들끼리 신이 나서 웃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말이야.
가끔씩 내가 무언가 사람들 사이에서 불편함을 느껴하는 거 같으면 우리 부모님은 그런 나에게 "잘 웃고 씩씩해야만 사람들이 좋아해 주지!" "그냥 네가 내성적이라서 그래." 라며 뭔가 석연치 않은 표정을 지어 보이시곤 했지.
그러면 나는 부모님의 그 석연치 않아 보이는 눈빛이 마음에 걸려서 더 속상해지곤 했어.
나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과 다른 사람의 시선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랐을 뿐이야.
그러면서도 남들에게 내 모습이 내 불편한 마음처럼, 그렇게 고스란히 불편하게만 보일까 봐 겁이 났겠지...
더문쌤은 문득 궁금해졌어.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은 '타인의 말'과 '타인의 시선'으로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있는 거 같은데, 왜 우리는 타인의 말과 타인의 시선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 건지 말이야.
타인의 말과 타인의 시선에서 조금만 더 마음이 자유로울 수 있다면 우리 모두는 좀 더 각자 자기 자신의 삶에 온전히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거 아닐까 싶었던 거지.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자신이 늘 만나고 있는 아이들도 역시나 어린 시절의 자기 모습처럼 바깥으로 드러내기엔 참 애매모호하고 불편한 자기만의 외로움을 감당하며 힘들어하고 있을 것만 같았어.
아이들과 함께 '타인의 말'과 '타인의 시선'을 대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한 번쯤 이야기 나눠보고 싶었지.
"타인의 말과 타인의 시선을 대하는 방법에도 연습이 필요해"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오늘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은 대화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적어서 라이브 방송 화면 창에 띄워두었어. 아이들이 하나 둘 접속하는 걸 지켜보며 시계를 바라보니 시간이 어느덧 밤 12시 00분을 지나치고 있었지. (라이브 접속자 302명)
- ㅎㅎㅎ 쌤! 안녕하십니까? ㅎㅎ 벌써 한 주가 지나가고 또 이 시간이 되었군요. 제가 방송 스타트 인사 대신 먼저 올려봅니다.
- 쌤! 안녕하세요!! 저희 벌써 열 번째 만남인가요? ^^
- 타인의 말과 타인의 시선을 대하는 방법이라... 특별히 거기에 대해서는 생각을 미처 못하고 살았는데, 알아두면 아주 유용할 거 같긴 합니다.
- 타인의 말과 타인의 시선을 너무 많이 의식하고 살지 말라는 말씀을 해주시려는 걸까요? ㅎㅎ
- 야! 의식하기 싫어도 그게 뭐 자기 마음대로 되는 거냐? 나도 줏대 있게 살고 싶지!! ㅋㅋ 그래도 그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닌 듯...
"얘들아, 안녕!" "나 없이도 너희들끼리 술술 대화를 잘 풀어나가는 거 같네." "벌써 10번째 만남이니 대강 대화 주제 문장만 읽어도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지 감이 잡히는 건가?"
"너희도 이제 인생 어느 정도 살아봐서 알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감정적으로 많이 지치고 힘들어지는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다른 사람이 나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주는 거 같지 않아서야."
"우리는 의외로 자주 타인의 눈빛이나 타인의 말로 가슴 깊이 상처를 받고 괴로워하거든."
- 맞아요. 선생님! 저도 그래요. 저 어제도 친구가 던진 말에 혼자 가슴 아파서 울었어요. 저보고 엉덩이가 왜 이렇게 크냐고 그래서요. ㅜㅜ 자꾸 제 엉덩이가 신경 쓰여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야!! 너 왤케 웃기냐?
- 쌤 저도 지난주에 엄마랑 신경전 벌이다가 엄마가 저를 인간쓰레기 취급하는 말을 하신 게 자꾸 뇌리에서 잊히지가 않아요. 아무리 화가 나도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지!
- 근데 타인의 시선과 타인의 말에 상처받지 않는 방법이 있기나 할까요? 현실적으로 좀 불가능할 거 같은데요?
"타인의 시선과 타인의 말에 상처받지 않을 수는 없지."
"왜냐면 순간적으로 무언가 말을 듣거나 보고 마음이 아프다는 건 자연스럽게 머리에서 정보처리를 하고, 기억을 떠올려서 몸으로 감정을 일으키는 신체의 자동반응이거든."
"그렇지만 상처에 가두어진 채로 자기 자신을 상처받은 피해자처럼 내버려 두지 않을 방법은 있어."
"타인의 말과 타인의 눈빛에 반응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익혀가는 거야." "그럼 더 이상 나 자신은 더 이상 불쌍한 피해자가 아닌 게 되지."
"인생 억울하게 살지 않으려면, 타인의 말과 타인의 시선을 대하는 방법을 연습해야만 해.
"안 그러면 자꾸 타인에게 상처받기 싫어서 다른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어 지거든."
"그리고 남들은 알아주지도 않는 나만의 억울함만 가슴에 쌓아두고 화병만 생겨나기 십상이야."
"그럴수록 점점 더 혼자 외로워지고 말이야."
-앗! 내가 아는 누군가 어떤 어른 중 한 명도 늘 억울한 게 많아 보이는 분이 있어요. 누군지 말하기엔 좀 비밀스럽지만 ㅎㅎㅎ
-야, 그런 어른이 한둘이냐? 엄청 많지!!!
-가슴에 화병 쌓아두고 사는 사람이 워낙 많긴 하니까 그렇긴 하네. ㅎ 요즘은 뭐 어른만 그러냐? 애들도 그렇지!!! 현대인은 원래 지독하게 바쁘고 외로운 법이야 ㅋㅋ
- 근데 억울함을 가슴에 품고 사느니, 차라리 타인의 시선과 타인의 말에 화가 나면 화를 내도 되는 거겠죠 선생님?
"화를 내서 좋을 게 있어 보이면 상황에 맞게 전략적으로 화를 내도 괜찮지." "그렇지만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화에 사로잡힌 채로 불같이 화를 내는 건 화를 낸 이후에도 별로 좋을 게 없어 보인다."
"근데, 얘들아! 우선 이거 하나를 명심해야만 해."
"사람들이 무심코 입 밖으로 내뱉는 말의 90프로 이상은 특별하게 타인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악한 의도가 없어."
"우리가 하루 중 자연스럽게 심장이 뛰고 혈액이 펌프질 해서 몸 안을 순환하며 돌고 있듯이, 사람들이 떠드는 이야기들의 대부분 역시나 신체 반응의 일부인 격일뿐이야."
"외부 상황이나 타인을 바라보고, 이전 경험과 기억과 매칭되는 감정 혹은 단어나 말이 입 밖으로 튀어오는 거야."
"너희도 평상시에 어떤 말을 할 때, 아주 격식 있고 어려운 자리가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아무 말이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을 테고 말이야."
"근데 그렇게 무심코 내가 했던 말에 누군가는 상처받았다면서 화가 나거나 속상했을 수도 있는 거고."
-그렇긴 하네요. 저도 진짜 열받아서 친구나 가족이랑 다툼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의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는 그냥 별 의도 없이 아무 말이나 떠올려서 하는 거 같아요.
-그럼 거꾸로 다른 사람들도 별 의도 없이 아무 말이나 떠오르는 대로 떠든 말인데, 나 스스로 괜스레 그 말에 속상해지고 가슴 아플 수도 있는 거네, 진짜로.
- 쌤 그럼 친구가 저보고 엉덩이가 크다고 한 말에 상처받은 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걸까요? ㅜㅜ
- ㅋㅋㅋㅋㅋ 아, 얘 또 왜 이러냐 ㅋㅋㅋ 웃기게.... ㅋㅋㅋㅋㅋㅋ
- 나는 괜히 속 좁은 사람처럼 보일까 봐, 친구들 말에 상처 되게 잘 받는데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해. 근데 나처럼 의연한 척하는 것도 화내는 게 아니니까 대처를 잘하는 걸까?
"타인의 말과 타인의 시선이 나를 불편하고 아프게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반응하곤 해."
"첫째, 타인이 나를 함부로 대하거나 무시한 거라고 판단하며 화를 내거나 토라진다."
"둘째, 관계가 불편해지는 게 싫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혼자 화를 참는다."
"셋째, 나도 똑같이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려고 복수할 기회를 찾는다."
-앗, 그러네!!! ㅎㅎㅎㅎㅎ 쌤 왜 이렇게 정리를 잘하시는 거죠? 진짜 맞는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사실 저도 저보고 엉덩이 크다고 한 친구한테 복수할 기회 찾고 있었어요. 다음에 걔한테 너는 왜이렇게 눈이 작냐고 안타깝다고 말해주려고 하고 있었는데요 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 아오. 선생님 저는 그냥 다 귀찮아서 혼자 잘 참아내는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애들이 저보고 성격 좋다고 칭찬을 자주 해주는데, 그런 칭찬 들어도 그다지 기쁘지는 않더라고요. 친구들 보면 대부분 그냥 다 철딱서니가 없어 보여요.
-푸핫, 쌤 저는 진짜 참을 수가 없어서 그냥 잘 삐쳐요. 저는 무조건 그 순간 즉시 참을 수가 없어요. 기분 나쁜 걸 왜 참지? 차라리 나를 함부로 대하는 애들이랑은 멀어지는 게 나은 거 아녜요? 어차피 길게 가지도 못할 사이 같은데.
"그래. 맞아!" "타인의 불편한 말에 대응하는 방식도 사람마다 참 다양하고, 그중에 하나의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 말할 수도 없어." "그리고 대부분 사람들은 타인의 불편한 말과 행동에 대처하고 있는지조차 의식하지 못한 채 감정이 끌리는 대로 반응하곤 하지."
"근데, 여기서 정말 중요한 건... 지금 당장의 관점이 아니라 좀 더 시야를 폭넓게 바꿔서 바라볼 때, 나 자신과 타인 모두를 미워하지 않을 수 있는 현명한 방법으로 대처하면 훨씬 더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거야."
"만약에 타인의 불편한 말과 행동에 계속해서 참아주기만 한다면 결국에는 점점 더 싫어도 참아주기만 하는 내 모습이 싫고, 나를 힘들게 하는 타인도 미워질 수 있어."
"만약 나를 불편하게 하는 타인의 말과 행동에 불같이 화를 내는 습관을 갖게 되면 어떨까?"
"화를 잘 내는 자기 모습에 실망하거나 불편해하는 타인을 바라보며, 내가 마치 나쁜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져 그 사실에 한번 더 불쾌함을 느끼게 될 수 있지."
"나를 불편하게 한 타인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복수해 주는 걸 즐긴다면?"
"머리가 좋은 상대방일 경우, 그 의도를 파악하고 나를 대할 때 조심하면서 대해주기는 하겠지만 머리가 안 좋은 상대방일 경우 내 의도와는 다르게 상황이 흘러가서 더 불편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지."
- 아, 그러네요. ㅜㅜ 역시 인간관계는 복잡하고 어려워. 내 뜻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고 말이야.
- 참는 게 능사는 아니구나... 그동안 나는 너무 참기만 했던 거 같아. 싸우기가 싫어서...
- 화내거나 복수해도 앙금이 더 깊어지기만 하기도 하니까 좋은 방법은 아닐 수도 있네.
- 맞아 맞아. 그럼 나와 타인을 동시에 미워하지 않을 수 있으면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방법으로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특별한 게 있나요 선생님?
- 매우 궁금합니다!!!
"얘들아!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말이야, 무조건 윈윈의 법칙으로 너와 나에게 동시에 좋은 방법을 찾아 나가는 게 절대적인 진리이자 법칙인 거 같다."
"물론 타인이 무심코 내뱉은 말이나 행동에 악의가 없었다고 해도, 내 가슴이 아프고 속상하다면 그런 마음을 꽁꽁 숨길 필요는 없어." "특히 이권이 서로 얽힌 사회적 관계, 직장 상사와 같은 사람들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라면 특히나 더욱 그렇지."
'악의가 없이 한 말인 건 분명하지만 너의 말이 나를 아프게 할 수 있다, 나는 너를 오해하고 싶지 않고 너와 좋은 관계로 지내기를 원한다'라는 의사표현을 다정하고도 명확하게 해 줄 필요가 있어.
- 그런 말을 어떻게 잘 풀어서 할 수가 있는 거죠?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플리즈...ㅋㅋ
- 인간관계=윈윈의 법칙이 최고! ㅋㅋ 외워야겠다
- 나와 너를 모두 다 미워하지 않을 수 있는, 타인의 말과 시선을 대하는 방법을 연습해야지...
- 쌤 그럼 엉덩이가 크다고 말한 제 친구한테 뭐라고 반응해야 할지 좀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얘 진짜 집요하네.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한번 좀 더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가면서 이야기해보자, 얘들아."
우선, 기분 나쁜 상대의 말을 들었을 때, "너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기분이 좀 나쁜데, 혹시 그 말 나 듣고 기분 나쁘라고 한 말이야?" 라면서 진심으로 그 말의 의도가 궁금하다는 듯이 되물어야 해.
물론 순간적으로 욱하고 화나는 말을 들어서, 아예 아무 말도 안 하고 상대방을 차단해버리고 싶을 수도 있을 거야. 그렇지만 누구나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 아닌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이니까 자연스럽게 그 화가 난 감정을 인정하고 바라봐줘야 해.
그리고 상대방에게는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비슷한 상황에서 타인에게 상처 줄 수 있는 무례한 말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번 스스로의 말을 돌이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야.
내가 상대방에게 따지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앞으로의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해서도 내가 기회를 주는 거라는 입장으로 마음을 다독이면서 침착하게 물어보는 것이지.
- 너의 의도와는 다르게 너의 말이 상대를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스스로 돌아보게 만들어 줄 수 있도록 말의 의도를 되물어 보라는 말씀이시죠?
- 그렇게 물어볼 때, 너 기분 나쁘라고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고 대답할 사람은 거의 없을 거 같긴 하다. ㅋㅋㅋ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가 나쁜 사람 되는 거 싫어하니까.
- 그러네..... ㅎㅎㅎㅎㅎ
- 욱하지 않고 침착하게 그렇게 되물으면, 뭔가 내가 상대한테 당한 거 같지는 않으면서도 상대보다 한 수 멀리 바라보면서 가르침을 주는 입장이 되는 거 같겠네. ㅋㅋㅋㅋ
얘들아. 상대의 불편한 말과 행동에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하면 타인의 말과 행동에 끊임없이 상처받기만 하는 나 자신이 미워지던가, 아니면 세상 사람들이 자꾸만 미워지게 되는 거 같아.
타인의 말과 타인의 시선에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는지 조금만 연습하고 삶에 적용해 보면 그동안 자기가 마음에 품고 있던 미움의 감정이 얼마나 부질없고 덧없었는지 알게 될 거야.
타인의 말과 타인의 시선에 너무 좌지우지 흔들리지 않고, 자기 마음의 중심을 잘 지키면서 살아간다면 훨씬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 삶에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다.
- 오오. 네, 쌤!!! 오늘 수업 명심하려고 열심히 기록해 두었습니다. 나중에 꼭 적용해 보려고요.
- 나도 나도! ㅎㅎ
- 나에게 상처 주는 타인의 말과 행동에는 사실 별다른 악의가 없을 확률이 높다. 그렇지만 어쨌든 나를 기분 나쁘게 했다면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으니, 스스로의 언행을 돌아볼 기회를 주자.
- 뭔가 진짜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네요.
- 생각해 보면 참 별것도 아닌 일로 말 실수 하고, 더 많이 상처 주면서 다투게 되는 거 같네. 안타깝군.
- 앞으로 우리들이라도 인간관계에 잘 적용시켜 보자. ㅋㅋ
그래, 얘들아! ㅎㅎ
오늘 함께 나눈 대화가 너희들 삶에 조금이나마 유용하게 잘 활용되었으면 한다.
오늘도 반가웠어!
잘 자렴, 안녕!!
더문쌤은 타인의 시선과 언행이 자신의 마음을 괴롭히고 불편하게 할 때마다,
끊임없이 그 상황을 곱씹으면서 '왜 나는 더 당당하지 못했을까?'하고 고민하며 자책을 해온 것만 같았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나도 좀 더 어린 시절에 이런 것들을 알았더라면 조금이나마 덜 괴롭고 덜 상처받지 않았을까 싶더라고..........
근데 말이야, 어찌 생각해 보면 중년의 나이가 된 The moon 선생(더문쌤) 자기 자신이 이 시대의 아이들과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어쩌면 끊임없이 마음이 아픈 현대인의 고충을 위로해 주기 위해 다양한 인간관계 관련 서적과 심리학 정보가 넘쳐흐르는 시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거 같기도 했어.
더문쌤도 만약에 3,40년 앞서 태어난 부모님 세대였더라면 인간관계에 대해 이토록 진지하게 고민해 볼 상황도 이유도 맥락도 없었을지 몰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의 사람들이야 인간관계로 인한 엄청난 인지 부조화와 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니 이런 대화를 아이들과도 함께 나눌 수 있게 된 것이고 말이야.
자라나는 시절 머리로는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존중과 배려의 미덕을 배우면서 자라왔지만, 실재 마주하고 대면하는 인간관계는 그다지 이상적이도 않고 아름답지도 못한 듯싶으니 심적으로 많이 괴로운 거지.
어쨌거나, 더문쌤은 자신이 삶 속에서 깨우친 것 그리고 아쉬운 것들을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져봄이 뿌듯하고 행복했어.
그냥 그 뿌듯함이 마냥 좋았지.
그렇게 더문쌤은 평온하게 잠자리에 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