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청년이 날로 증가한다는 기사가 나온다.
청년 백수
그냥 쉬었음
구직 활동 쉬는 중
...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은 우리 모두가 너무 잘났기 때문이다.(잘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4년제 대학 졸업은 기본 스탯이고, '인서울' 대학은 옵션, 거기에 명문대 졸업생이라면
내가 이 대학까지 나와서, 이 고생을 했는데 고작 갈 수 있는 회사가 여기라고? 이 연봉에? 이 복지엔 절대 안 되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이들은 너무나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스펙쌓고... '나'라는 상품을 최대한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가공하는데 엄청난 노력을 들였다.
근데, 내가 이 값에 팔린다고? 그건 절대 안되지! 라는 생각을 하는건 어쩌면 당연한 거 아니야?
노력의 보상이 겨우 이거라면, 너무 억울하잖아.
왜, 가로수길 공실이 넘쳐나도 절대 월세는 내릴 수 없는 건물주들처럼 말이야.
내 건물의 가치는 그게 아니거든.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감
이것이 요즘 나를 힘들게 한다.
사실 내가 뭘 원하는지 자체도 두루뭉실한데
어쨌든 지금의 삶은 내가 과거에 상상하던 삶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사회 탓을 하고 싶어진다.
공부 열심히 해서, 명문대 가면 인생 필 것처럼 이야기했잖아?
어른들 나빴다.
명문대 가봤자 인생 안 달라진다.
오히려, 내가 이 대학을 나왔는데 내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한다고?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나랑 쟤랑 같은 급이라고? 학창 시절에 열심히 열심히 공부한 게 억울해진다. 그럼 이제 학벌주의에 찌든 찌질이1 되는거다.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바라는 거 자체가 나쁘다곤 할 수 없지만, 내가 한 노력이 반드시 보상으로 돌아오리란 법도 없는 거다.
주저리 주저리 썼지만, 오늘 글의 주제는 사실 이거다.
오늘날 많은 현대인들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과도한 자아실현의 욕구, 자아 비대, 지나친 자극 추구로 인한 일상의 권태로움, 미래의 삶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 없음... 이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