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300만 원 받는 사람은 200만 원 받는 사람보다 뛰어난 역량을 지녔을까? 어느 정도의 경향성은 있겠지만, 반드시 그러한 것은 아닐 것이다. (회사에 연차만 쌓이고 능력은 개뿔도 없는 상사들 많을 듯) 그런데 마치 월급이 나의 가치를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200만 원을 받으면 딱, 그 정도의 인간인 것처럼 여겨진다.
그리고 어쩔 땐 옆자리 동료와 내가 똑같은 돈을 받는다는 사실이 억울할 때도 있다. 같이 일하는 동료보다 내 능력이랑 스펙이 더 뛰어난 거 같은데. 내가 하는 일이 더 가치 있는 것 같은데. 왜 쟤랑 나랑 똑같은 돈을 받아야 하지? 이런 오만에 빠진다. 내가 잘났으면 뭐 얼마나 잘났다구. 그래도 틈만 나면 담배 피우러 나가는 사람들보다는 낫겠지. 저 사람들은 도대체 일을 하긴 하는 걸까? 흡연자들 월급 깎아야 한다니깐.
이직을 하면서 월급과 연봉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새로운 직장은 전 직장과 다른 업계여서 인턴부터 시작했다. 당연히 연봉도 현저히 줄었다. 전 직장은 대기업, 현 직장은 중소기업이기에 그 차이는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대기업에 다닐 때는 어휴 이 쥐꼬리만 한 월급… 대기업 맞아?라는 불평불만이 많았는데 아주 철이 없고 현실을 모르는 사회초년생 그 자체였다 싶다. 아주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 하는 일이 전에 하던 일보다 훨씬 재밌다는 것이다. 전 회사에서는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난 무슨 일을 하는 거지 라는 현타가 매시간마다 왔었으니까. 그때에 비해 지금은 일이 재밌고 보람차다. 성취감도 느낄 수 있고.
모든 게 만족스러운 신의 직장은 없다는 진리를 몸소 깨닫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