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서 생긴 일
볼륨매직을 하기 위해 단골 미용실에 왔다.
내 머리를 해주는 헤어디자이너님은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30대 중반 정도로 보인다. 2년 동안 최소 두 달에 한 번씩은 염색하러 왔으니 꽤 익숙해졌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리를 안내해 주시는데 "이쪽으로 오세요 어머님."이라고 하시는 거다.
순간 흠칫했다. 선생님도 말해놓고 아차 하시는 듯싶었다.
내 나이 만 51세. 많다면 많은 나이이지만
내 자식이 아닌 타인에게 '어머니'라눈 소린 듣고 싶지 않다. 그건 존중도 높임도 뭣도 아니다.
그 소리를 들은 순간
"당신은 나보다 한참 나이가 많은 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호칭을 씁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쳐진 피부, 튀어나온 눈밑. 늙어감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요즘이다. "어머니"란 말은 어찌 보면 그 늙어감에 쐐기를 박는 말같다.
예전 일이 떠올랐다.
40대 중반, 치과진료를 받는데 (여기도 단골)
어머님 어머님 말끝마다 어머님을 부르는 선생님께 참다못해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씀드린 경력?이 있다.
나이차이가 10년도 안 나는데 계속 그러시니 힘들었던가보다.
그러나 그 후에도 의사 선생님의 "어머님"소리는 계속되었고
난 그냥 내 이름이 어머님인 줄 아시나?라고 웃고 말았다.
비혼인 여성 지인분의 '어머님'일화를 들은 적도 있다.
그 소리가 너무 싫다고 하셔서 나 또한 그렇다고 했다.
그랬더니 " 누군가의 어머님인 건 맞잖아요. 전 어머님도 아닌데." 한다.
나는 "제가 그분 어머님은 아니잖아요."라고 했다.
충분히 친밀하지 않은 사이에서 "언니:라는 호칭이 부담될 때가 있다. 동등한 친구로 지내고 싶을때 '언니'라는 말은 서운함을 불러 일으킨다. 동생같지 않지만 받아들이게 되는 때가 많다.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언니라고 쉽게 부르지 않는다.
어머님은 말해 무엇할까.
그냥 고객님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