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시 골드코스트에서 마지막 여행지인 시드니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처음 도착했을 때랑 다른 터미널에서 내려 그런지 며칠 만에 다시 온 시드니는 새로웠다. 지금까지의 좋은 기억 덕분에 남은 일정이 더욱 기대되었다.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은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지하철이 2층으로 되어있었다. 신기하니 우리는 무조건 위층 좌석으로 향했다. 불과 20여 분 만에 빠르고 쾌적하게 시내로 이동할 수 있었다. 너무 편리한걸!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뮤지엄역에 내리니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혼잡한 상황을 피하고자 남편은 이동을 서둘렀다. 가방을 이고 지고 힘들게 계단을 올라가며 남편이 투덜거렸다.
"여긴 엘리베이터도 없는 거야? 어후 힘들어. 덥다, 더워!"
지상으로 나오자 멜버른, 골드코스트와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일단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한국도 아닌데 한글간판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심지어 동네에서 보기 힘든 떡을 파는 디저트 카페도 있었다. 남편의 뒷모습을 따라가면서도 여기저기 눈동자가 돌아가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시드니 숙소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싼 숙박비를 투자했다. 방이 3개, 욕실 2개에 거실과 주방이 갖춰져 있고 무엇보다 74층 시티뷰를 자랑하는 월드체인호텔이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호텔이라 그런지 로비부터 북적북적했다.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창 밖으로 거슬리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도시가 한눈에 보이고 저 멀리 바다까지 보이는 풍경이 뭔가 이상했다. 얼마나 높은지 1층에 익숙한 나는 당최 감이 잡히질 않았다. 저 멀리 비행기가 날아가는데 배(?!)가 아니라 옆면이 보였다.
일단 배가 고프니 식당으로 향했다. 미리 봐두었던 한식당으로 갔는데 예약이 다 찼다고 했다. 다행히 거리를 둘러보니 여기저기 한식을 파는 곳이 생각보다 많아 금세 다른 식당을 찾을 수 있었다. 제육볶음과 뼈해장국에 비빔밥까지 정말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오래간만에 맛보는 한식에 다들 '이 맛이야!'를 외치며 식사를 했다. 한국분이 분명한 사장님은 잘 먹는다며 감자전을 서비스로 주셨다.
배를 채우니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 한인마트와 현지 마트 두 곳을 들러 장을 보고 숙소로 향했다. 토요일밤이라 그런지 화려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제법 보였다. 멜버른과 골드코스트와 달리 복잡하고 정말 한국사람들이 많았다. 나와 남편은 첫인상은 멜버른이 더 좋은 것 같다 했고 1번은 시드니가 더 좋아 보인다고 했다. 음... 세대차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