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민진 Jul 10. 2021

등지며 헤아리며

드로잉- 산청

이사재 계단을 오른다.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길

표지석이 난중일기를 울린다.

비가 밤새도록 내렸고

농사짓는 자의 집에서 밤을 묵었다고.

매화나무 곁서니

기와지붕 나란한 듯 흩어지고

날개 접고 긴 목 곧추 세우며

큰 새가 남사천에 내린다.


덕천서원 경의당 앞에 다.

'학문을 논하고 의를 행한다.'

칼 찬 선비 남명 조식은

의병 일으킨 제자들이 많았다 한다.

바위돌이 남명의 시를 울린다.

온몸 쌓인 허물

천 섬 맑은 물에 씻으리라고.

세심정에 앉으니 강이 흐르고 

바람 불어 사방이 열린다.


가까이 멀리하며

세상 등지며 헤아리며

은행나무가 그림자를 드리운다.




(산청)

이전 11화 예담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