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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리 Jan 21. 2024

면접 전형 ②_화상 면접에도 디테일이 있다.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는 영리한 방법

 이제 모든 대면 면접자들의 순서가 끝났다. 이번 대외활동은 전국 대외활동이기 때문에 다음은 온라인 면접자들을 만날 시간이다. 15분 면접, 5분 휴식, 다시 15분 면접으로 짜인 살인적인 면접 스케줄 덕분에 점점 집중력은 흐트러져만 간다. 온라인 면접자 대기실에 들어가 본다. 인턴이 30분 만에 점심식사를 마친 후 면접자들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면접 시작 시간은 13시인데, 면접자들은 30분 전부터 화상 대기방에 들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편의점에서 산 초콜릿을 주섬주섬 구석에 꺼내놓는다. 마침 배 인턴이 지원자들의 마이크를 테스트하고 있었다.


배 인턴 : "지금 제 목소리 잘 들리시나요? 지금부터 마이크 체크 하도록 하겠습니다. A 지원자님부터 C 지원자님까지 한 번씩 마이크를 켜고 말씀해 주세요. 먼저 A 지원자님."


A 지원자부터 마이크를 켜고 이야기를 한다. B지원자부터 C지원자까지 계속 한 마디씩 말한다. 잘 되는가 싶더니 C 지원자의 음성이 끊겨서 들린다. 노 인턴은 C 지원자에게 와이파이 상태를 체크해 달라고 말한다. C 지원자는 철원에 살고 있는데, 집의 와이파이로 하는 거라 더 조치를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 조치를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어쩌겠는가. 데이터의 품질을 믿을 수밖에. 배 인턴은 면접 대기방에 C지원자의 네트워크 이슈를 남긴 후 대기방에서 안내를 이어간다.


이제 드디어 면접 시작 시간인 13시가 다가왔다. 배 인턴에게 면접장 링크를 공지할 것을 요청한다,

이제 화상면접자 A조 입장 시작해 주세요.


화상 면접장으로 세팅된 면접장에 지원자의 얼굴이 크게 뜬다. 역시나 C 지원자가 말썽이다. A, B지원자가 들어온 후에도 C 지원자는 1분이 지나고 나서야 면접장 링크에 접속할 수 있었다.


"지금부터 A조 화상면접 시작하겠습니다. 긴장하지 마시고, 질문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답변해 주시면 됩니다. 화상 면접은 약 15분 정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럼 먼저 자기소개를 할 텐데요. A지원자님부터 C지원자님까지 순서대로 진행해 주시면 됩니다. 먼저 A지원자님 자기소개해주세요.


 A 지원자의 떨리는 목소리가 화면을 넘어 들린다. 지원자의 입장에서 화상이어서 더 편하게 할 줄 알았지만, 화상이기 때문에 더 떨리는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화상으로 면접을 보다니!! 얼굴은 화면으로 보이고 음성으로만 주로 소통하기 때문에 잘 말하기 위한 떨림이 더 커졌을지도 모른다. "나때만 해도 이런 건 상상도 못 했는데..!" 생각을 하다가 나때라는 단어를 쓴 나 자신을 3인칭으로 돌아본다. "나도 이제 라떼는 꼰대 집단에 편승되는 건가?"라는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거친 후에야 B지원자의 자기소개 차례가 되었다.


B 지원자는 A 지원자보다 눈빛에서 사뭇 다른 당당함이 느껴졌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익숙한 뉴스의 인트로음이 들려왔다. "빰빠밤~~ 빰빰빠 빰~~~!"이라는 BGM과 함께 B지원자의 배경이 뉴스데스크 화면으로 바뀌었다.

"안녕하세요 000 서포터스 지원자 000가 면접을 본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저의 특성은 3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째, 한다면 제대로 합니다. 이 자기소개처럼 저만의 방식으로 최선의 방법을 찾겠습니다. 둘째, 협동을 좋아합니다. 학생회 임원을 2년째 하고 있고, 동아리에서도 00 역할을 맡으며 시너지의 힘을 믿습니다. 셋째, 새로운 방식을 잘 접목합니다. 온라인으로 인사드리지만 제 진심을 전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화상면접 Tip]
- 화상 회의일수록 기본적인 음향과 카메라, 네트워크 상태를 잘 체크하자.
- 화상 면접이기에 허용되는 전략들이 있다. 화상 기능을 적극 활용하자.
- 대외활동의 경우 콘셉트를 활용하는 건 좋지만 과도하게 활용할 경우 독이 될 수 있다.

 면접을 5시간 동안 이어서 봐온 터라 집중력이 흐려질 만큼 흐려졌지만 난데없이 울린 뉴스 BGM과 자기소개에 새로운 충격을 받았다. 온라인 화상회의라는 기회를 활용해서 자신의 강점과 내용을 적합하게 전달했다. 면접관들은 기본 태도와 자기소개 란에 S라고 끄적이고 있었다. 사실 이런 방법은 대외활동이기에 더 적합한 방법이긴 하다. 새롭게 일할 신입사원을 뽑는 자리라면 과도한 콘셉트에 부담스러울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반짝이는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높게 평가하는 대외활동 면접이기에 이런 새로운 방식에 심사위원들은 매료되었다.


해당 조의 면접이 끝나고 백 팀장님이 나지막이 한마디 한다.

백 팀장님 : "근데 화상회의 배경화면은 어떻게 바꾸는 거냐."

 인턴은 백 팀장님께 화상회의 배경화면 설정 방법을 알려드린다.


위 글은 과거에 대외활동을 운영하며 실제 겪었던 일을 토대로 변형, 각색한 내용으로 실제 인물 및 사건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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