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97조, "벌칙"

by 법과의 만남
제97조(벌칙) 법인의 이사, 감사 또는 청산인은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
1. 본장에 규정한 등기를 해태한 때
2. 제55조의 규정에 위반하거나 재산목록 또는 사원명부에 부정기재를 한 때
3. 제37조, 제95조에 규정한 검사, 감독을 방해한 때
4. 주무관청 또는 총회에 대하여 사실아닌 신고를 하거나 사실을 은폐한 때
5. 제76조와 제90조의 규정에 위반한 때
6. 제79조, 제9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파산선고의 신청을 해태한 때
7. 제88조, 제93조에 정한 공고를 해태하거나 부정한 공고를 한 때


오늘은 민법에서 처음 보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벌칙'과 '과태료'라는 단어입니다. 먼저 벌칙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벌칙이란 쉽게 생각하면 잘못한 사람을 법률에서 혼내기로 하는 것입니다. 혼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가둬두기(징역)도 있고, 돈 빼앗아가기(벌금, 과료 등)도 있을 것입니다. 법학에서 벌칙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반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행위를 저지른 경우에 이를 처벌하는 것으로서, 이를 형사벌이라고 하며 흔히 들어본 '형법'과 특별형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조문이 형사벌을 정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제307조(명예훼손) ①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둘째, 행정작용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해 놓은 법률에 위반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이를 처벌하는 경우입니다. 이를 행정벌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와 다른 점은 이 경우에는 대체로 반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수준까지는 아닌 경우도 꽤 많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행정 법률 중에서는 특정한 사업을 하다가 폐업하는 경우 신고하게 하고, 신고하지 아니하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사업 폐지의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반사회적이거나 반윤리적인 수준이라고까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벌칙이 없으면 아무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니까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벌칙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과태료는 무엇일까요? 차근차근 알아봅시다.

우선 형사벌의 경우 '형법'에서 정한 아래의 형벌을 받게 됩니다.

제41조(형의 종류) 형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사형
2. 징역
3. 금고
4. 자격상실
5. 자격정지
6. 벌금
7. 구류
8. 과료
9. 몰수


그런데 행정벌의 경우, 위의 형법 제41조에서 정한 벌을 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와 별개로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로서 금전을 부과 및 징수하기도 하는데, 이를 과태료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과태료는 「형법」 제41조에 규정된 형벌의 종류는 아니며(즉 과태료를 냈다고 해서 전과자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형법」 제41조제8호에 규정된 ‘과료’와도 구별된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보통 과태료에 대해 주로 규정하고 있는 법률은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인데, 이 법률 제2조제1호가목에 따라 민법 제97조에 따른 과태료는 규율 대상에서 빠집니다. 그러니까 제97조에 따른 과태료는 「형법」도, 「질서위반행위규제법」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질서위반행위”란 법률(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상의 의무를 위반하여 과태료를 부과하는 행위를 말한다.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제외한다.
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법(私法)상ㆍ소송법상 의무를 위반하여 과태료를 부과하는 행위


그러면 제97조에 따른 과태료는 도대체 어떤 법의 규율을 받느냐? 법인 파트에서 몇 번 나왔던 바로 그 법, 「비송사건절차법」이 적용됩니다. 이게 어떤 차이가 있느냐 하면,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서는 “고의 또는 과실이 없는” 행위는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동법 제7조), 「비송사건절차법」에서는 그런 규정이 없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큰 차이죠. 그러니까 법인의 이사나 청산인 등이 제97조 각 호의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에는, 이사 등의 고의나 과실을 묻지 않고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것입니다(김용덕, 2019).


자, 그럼 다시 제97조를 봅시다. 제97조는 등기를 해야 하는데 게을리하였을 때('해태'라는 단어, 제65조에서 공부했었습니다), 재산목록이나 사원명부를 부정하게 기재하였을 때, 법인(해산, 청산 포함)에 대한 주무관청의 검사 또는 감독을 방해했을 때, 주무관청 또는 총회에 대하여 사실 아닌 신고를 하거나 사실을 은폐하였을 때, 총회의 의사록에 관한 규정(제76조)에 위반하였을 때, 채권신고기간 내의 변제금지에 관한 규정(제90조)에 위반하였을 때, 파산선고의 신청을 게을리하였을 때, 채권신고의 공고를 게을리하거나 부정하게 하였을 때 등에 해당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법인의 이사나 청산인 등 의무를 진 사람이 제97조에 열거된 조문에 위반하는 행위를 할 경우에는 법인이 돈을 내야 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만큼 이 사람들에 대해 민법이 부여하는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법인 파트를 공부하시느라 너무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드디어 법인 파트가 끝났네요.

내일부터는 새로운 장으로 돌입합니다. 제4장, [물건]입니다.


*참고문헌

김용덕 편집대표, 「주석민법 총칙2(제5판)」, 한국사법행정학회, 2019, 9면(김상훈).



2019.9.24. 작성

22.11.21. 업데이트

keyword
이전 20화민법 제96조, "준용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