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128조, "임의대리의 종료"

제128조(임의대리의 종료) 법률행위에 의하여 수여된 대리권은 전조의 경우외에 그 원인된 법률관계의 종료에 의하여 소멸한다. 법률관계의 종료전에 본인이 수권행위를 철회한 경우에도 같다.

어제 공부한 내용은 '대리권의 소멸사유'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임의대리와 법정대리 모두에 해당되는 얘기였습니다.

반면 오늘 공부할 내용은 '임의대리'에 적용되는 특별한 소멸사유에 관한 내용입니다. 제128조에 따르면 임의대리권은 제127조에 정한 사유로도 소멸하고, 또 그 원인된 법률관계의 종료 또는 수권행위의 철회에 따라 소멸하게 됩니다.

원인된 법률관계라는 표현이 조금 어려울 수는 있습니다. 사실 '법률관계'라는 표현이 민법에서 처음 나오는 부분이 바로 이곳이거든요. 법률관계란 법률이 규율하는 사람 간의 관계를 말합니다. 철수와 영희가 서로 사랑하는 것은 생활관계로서 법률이 규율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두 사람이 정식으로 사귀건, 철수가 영희를 더 좋아하건 법률에서는 생각할 바가 아닙니다. 하지만 철수와 영희가 혼인신고를 하기로 했다면 그때부터는 철수와 영희는 (법률혼으로서의) 부부라는 법률관계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대리권은 그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용'이나 '위임' 등이 그러합니다. 철수가 영희를 '고용'하는 법률관계가 원인이 되어, 영희로 하여금 자신의 집 관리에 관한 수권행위를 하는 겁니다. 사실 집안 관리를 위해 사람을 고용하면서 집의 관리를 대리하는 것에 대한 수권행위를 하는 것은 거의 필연적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법학에서는 유사해 보이는 '원인된 법률관계'와 '수권행위'의 개념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만약 철수가 영희와의 고용계약이 1년으로 되어 있었는데, 1년이 경과하여 그 계약이 종료된다면 그에 따라 영희에게 주어진 '철수의 집안 관리'에 관한 대리권도 소멸하게 됩니다(제128조 전단). 또는 철수가 영희의 일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자신의 수권행위를 철회하면 경우에도 대리권은 소멸하게 됩니다(제128조 후단).

지금까지 임의대리의 소멸사유에 대해 공부하였습니다. 법정대리의 소멸사유에 대해서는 제129조에서 규율하거나 하지는 않고요, 법정대리를 규정한 파트에서 보통 개별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해당 부분을 확인하면 됩니다.

내일은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표현대리의 마지막 유형에 대해 공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