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131조, "상대방의 최고권"

제131조(상대방의 최고권) 대리권없는 자가 타인의 대리인으로 계약을 한 경우에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본인에게 그 추인여부의 확답을 최고할 수 있다. 본인이 그 기간내에 확답을 발하지 아니한 때에는 추인을 거절한 것으로 본다.

우리는 '최고'라는 말에 대하여 한번 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제88조를 공부했을 때입니다. 기억이 잘 안 나시는 분들은 한번 복습하고 오셔도 좋겠습니다.

제88조(채권신고의 공고) ①청산인은 취임한 날로부터 2월내에 3회 이상의 공고로 채권자에 대하여 일정한 기간내에 그 채권을 신고할 것을 최고하여야 한다. 그 기간은 2월 이상이어야 한다.

'최고'란 단순하게 표현하면, 무엇인가를 빨리하라고 촉구한다는 뜻이라고 공부했었습니다. 제131조는 대리권이 없는 자가 마치 정당한 대리인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어떠한 행위를 한 경우, 그 계약의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본인'에게 추인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대답을 해달라고 촉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의 상대방이 그 거래를 하던 시점에 정당한 대리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는지(악의), 몰랐는지(선의)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느 경우이건 제131조에 따른 최고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악의인 상대방에게도 최고권을 주는 것이 부당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타당합니다. 최고권을 주어도 딱히 손해 보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계약의 상대방 입장에서는 기껏 그럴듯하게 계약을 맺어 놓았는데, 무권대리가 되어서 상황이 꼬이는 것을 피할 기회가 주어지니 좋고, '본인' 입장에서는 마음에 안 드는 계약이면 추인을 거절하면 그만이니까 딱히 불리할 일은 없습니다.

만약 추인을 하도록 요청을 받았는데도 정해진 기간 내에 '본인'이 확답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추인은 거절된 것으로 봅니다(제131조 후단). 그러면 그 계약은 무권대리에 의한 계약이 되는 것입니다.

내일은 추인과 거절의 의사표시에 대하여 공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