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163조, "3년의 단기소멸시효"

by 법과의 만남
제163조(3년의 단기소멸시효) 다음 각호의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1.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
2. 의사, 조산사, 간호사 및 약사의 치료, 근로 및 조제에 관한 채권
3. 도급받은 자, 기사 기타 공사의 설계 또는 감독에 종사하는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
4.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및 법무사에 대한 직무상 보관한 서류의 반환을 청구하는 채권
5.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및 법무사의 직무에 관한 채권
6. 생산자 및 상인이 판매한 생산물 및 상품의 대가
7. 수공업자 및 제조자의 업무에 관한 채권


오늘은 좀 조문이 깁니다. 어제 우리는 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채권이 다 10년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제163조와 같이 좀 짧은 소멸시효에 걸리는 채권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채권들은 일상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일 뿐 아니라 보통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되는 경우가 많아서, 굳이 10년이나 되는 긴 기간의 소멸시효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정해진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정책적인 측면에서 정해진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제1호부터 봅시다.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등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에 해당됩니다. 우리의 판례는 제163조제1호에서 말하는 '1년 이내의 기간'의 의미에 대하여,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채권'이란 1년 이내의 정기에 지급되는 채권을 의미하는 것이지, 변제기가 1년 이내의 채권을 말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자채권이라고 하더라도 1년 이내의 정기에 지급하기로 한 것이 아닌 이상 위 규정 소정의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합니다(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다25302, 판결).


즉, 돈을 빌릴 때, 나중에 이자를 지급한다고 약정하면서 1년 이내의 정기적인 기간을 정해서 그 시점마다 꾸준히 이자를 주기로 한다면, 그러한 이자채권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여기서 등장하는 '사용료'에는 부동산을 빌려주고 받는 사용료도 포함된다고 해석되므로, 우리가 흔히 부동산을 빌려주고 받는 돈인 임대료 역시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리는 채권이라고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철수가 영희에게 돈 1억 원을 빌려주면서, 원금은 3년 후에 갚도록 하되 원금을 갚을 때까지 매달 0.5%의 이자를 지급하도록 하였다면, 이러한 경우 철수가 영희에 대하여 가지는 이자채권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것(매월)이라고 할 수 있으며,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제2호는 의사, 조산사, 간호사 또는 약사의 치료 등에 대한 채권입니다. 뭐 일일이 열거하지는 않았지만 치과의사나 수의사, 한약사 등의 치료나 조제에 관한 채권도 이에 포함된다고 봅니다.


제3호는 도급받은 사람이나 공사 설계 또는 감독 등에 종사하는 사람이 가지는 공사에 관한 채권입니다. 예를 들어 철수가 그동안 모든 돈을 가지고 건물을 지어 드디어 건물주가 되어 보려고 한다고 합시다. 그런데 철수 본인은 뭘 만들어 본 경험이 없으므로, 영희가 운영하는 건설 업체에 도급을 맡겨 건물을 지어달라고 합니다. 이 경우 영희는 건물이 다 지어지면 철수에 대해 돈을 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채권이 있는 것입니다.


제4호는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및 법무사가 직무상 보관하고 있는 서류에 대한 채권입니다. 이게 무슨 채권인가 싶겠지만 이런 채권이 있습니다. 변호사나 법무사 등 제4호에 따른 직종의 사람들은 업무상 아무래도 다양한 서류를 가지고 있게 됩니다. 그 서류 중에는 분명 의뢰인의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서류는 의뢰인이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데, 이러한 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에 걸린다는 것입니다.


제5호는 제4호에서 말했던 사람들의 직무에 관한 채권입니다. 예를 들어 변호사에게 일을 맡기게 되면 고객은 수임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이는 곧 변호사가 고객에 대하여 수임료를 자신에게 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채권을 갖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에 걸리게 됩니다.


제6호는 생산자 및 상인이 판매한 생산물·상품의 대가입니다. 원래는 상인에 대하여는 상법이 따로 있어, 그 규정에 따라 소멸시효가 걸려야 합니다.

상법
제64조(상사시효) 상행위로 인한 채권은 본법에 다른 규정이 없는 때에는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그러나 다른 법령에 이보다 단기의 시효의 규정이 있는 때에는 그 규정에 의한다.


다만 상법 제64조는 다른 법령에 5년보다 짧은 시효의 규정이 있으면 그에 따른다고 하고 있으므로, 민법 제163조제6호가 적용되게 됩니다(3년).


제7호는 수공업자 및 제조업자의 업무에 관한 채권입니다. 수공업자라고 하면 일터에서 주문을 받아서 물품이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세탁소 사장님 같은 분이 해당될 것입니다. 제조업자는 주문을 받아 물건을 제조하는 사람이라고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대한 내용을 공부하였는데, 이에 대해서는 비판도 있습니다. 괜히 단기소멸시효 제도라는 것을 따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소멸시효 제도 자체가 복잡해졌고, 예전에야 제163조에 따른 여러 채권들이 현장에서 바로 결제되어 버림으로써 추후에 결제 여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다지만 요즘은 아무리 소액이라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결제되어 버리기 때문에 채무자가 향후 채무이행을 입증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내일 공부할 제164조와의 관계에서 모호한 측면이 많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2013년 민법을 개정하려고 했을 때 제163조를 아예 삭제해 버리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권영준, 2013).


내일은 1년의 단기소멸시효에 대하여 공부하겠습니다.


*참고문헌

권영준, "2013년 민법 개정시안 해설(민법총칙·물권편)", 법무부, 2013, 241-24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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