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조(채권신고의 최고) 청산인은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대하여는 각각 그 채권신고를 최고하여야 한다. 알고 있는 채권자는 청산으로부터 제외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A 법인은 이제 해산하려고 합니다. A 법인은 운영 도중에 급전이 필요하여 여러 사람에게 돈을 빌렸습니다. 영희에게 1억 원을 빌린 적이 있고, 민수에게 2억 원을 빌린 적이 있었습니다.
A 법인이 청산법인이 되면서 A 법인의 이사인 철수는 이제 청산인이 되었습니다. 철수는 A 법인이 진 빚을 갚기 위해 법인의 장부를 펼쳐 봅니다. 그런데 장부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A 법인이 진 빚' - 채무 1억 원(채권자 : 영희)
세상에, 당시 담당 직원의 실수로 '민수'에게 빌린 2억 원은 장부에 기재가 안 되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법인으로부터 돈을 받아야 할 채권자는 2종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첫째, 영희와 같이 법인의 장부 등 기타 자료에 의하여 법인에서도 채권자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 둘째, 민수와 같이 법인의 자료에서 누락되는 등의 사정으로 법인에서도 채권자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
제88조의 경우, 민수(법인에서 모르는 채권자)와 같은 사람에게 굉장히 중요한 조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 세상에 공고를 내버리게 되면 민수와 같은 사람도 그것을 보고 A 법인에 가서 "내 돈 2억 원을 빌려 준 적 있으니, 갚으십시오."라고 말할 수 있고, A 법인도 "아 맞다, 민수라는 채권자도 있었지"하고 청산절차에서 민수를 빼먹지 않게 될 것입니다.
제89조는 영희(법인에서 알고 있는 채권자)와 같은 사람에게 적용되는 조문입니다. 사실 영희는 이미 법인에서 채권자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공고의 방식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직접 연락해도 됩니다. 누가 어디 있는지 모르면 안내방송으로 사람을 찾으면 되지만, 연락처를 알면 그냥 핸드폰으로 어디 있냐고 물어보면 되지 않습니까? 같은 겁니다. 채권자가 누구인지 이미 알기 때문에, 제89조제1항은 '각각' 채권신고를 최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88조에서처럼 공고를 내어도, 채권자들도 인간인지라 항상 법원 공고를 쳐다보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89조는 최소한 법인이 알고 있었던 채권자만큼은 꼭 돈을 갚을 수 있도록 '알고 있는 채권자는 청산으로부터 제외하지 못한다'라고 정하고 있는 것입니다(채권자 보호).
요약하자면 영희의 경우 법인의 장부에 기록된 채권자이므로, A 법인은 영희에게 개인적으로 채권신고를 최고하여야 하고, 영희가 설령 채권신고를 기간 내에 안 한다고 하더라도 청산에서 제외할 수 없습니다.
민수의 경우 법인의 장부에 없어 법인이 모르는 채권자이므로, A 법인은 공고의 방법으로(제88조) 민수에게 채권신고를 최고하여야 하고 민수는 기간 내에 채권신고를 하지 아니하면 청산에서 제외됩니다.
내일은 채권의 변제에 대해서 공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