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에 그는 다 타버린 재와 같았다.
견딜 수 없는 불길이 끝나고 믿을 수 없는 추위가 찾아왔다.
하얀 숨을 내쉬면 몸의 구석구석이 우수수 부서졌다.
걸을 때마다 새까만 찌꺼기들이 눈길 위에 떨어졌다.
그는 자주 뒤를 돌아보았다.
그 사람은 매일 밤 그를 만나러 왔다.
무릎을 세우고 앉은 그의 작은 발을 만졌다.
몹시 차가웠다.
그가 울면 그 사람은 그 발을 쓰다듬으며 마른침을 삼켰다.
그가 웃으면 그 사람은 그 발을 조물 거리며 따라 웃었다.
그의 이야기가 높은 벽 틈으로 흘러나오면 그 발을 감싸 쥔 채 숨을 멈추었다.
그 사람의 손에 쥐어진 발을 바라보며 그는 타버리지 않고 남은 것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 사람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그는 따뜻해진 발을 옷장 속에 넣아두고
몸을 웅크려 한쪽 눈을 뜬 채 잠이 들었다.
그는 말을 하고 그 사람은 발을 만지는 많은 밤이 이어졌다.
겨울이 기어이 모두 지나갔다.
손톱만 한 새싹이 돋아날 때 그들은 산책을 했다.
그 사람은 그의 아직 찬 어깨를 둘러주었다.
그가 고개를 떨구면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
그가 먼 나무를 바라보면 귓불을 살짝 당겼다.
그의 이야기가 다시 흘러나오면 그것이 바람에 온전히 일렁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사람과 손가락이 얽힐 때 그는 지난겨울에 타지 않은 발을 생각했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벽을 보고 누웠다.
그 사람의 온기가 그의 몸에 무늬를 그리며 퍼져나갔다.
깊은 잠에 들었다. 꿈도 없이 깊은 잠이었다.
아침이 오기 전에 꽃 잎 하나가 피어났다.
그의 뒤꿈치에 꽃 잎 하나가 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