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슨 생각을 했냐면
이제는 보지 않는 미운 친구를 떠올렸고
죽고 싶었고
내가 죽었다는 소식이 그 애의 가장 편안한 시간 한가운데 작은 폭탄처럼 도착했으면 했고
그 장면을 상상하니 저 아래서 쾌감이 불꽃처럼 일었고
그러다가 서서히 슬퍼졌다.
네가 없어서 할 수 있는 생각은 네가 없는 것만을 증명한다.
그건 아무래도 너무 유치한 복수지만
그저 홀로 짓는 생각이니 어떠냐고
아무도 모르는 생각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는 에두른다.
그러나 그새 흠뻑 젖은 건 내 마음
거기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나는 앙갚으려다가 또다시
우물 같은 우울만 파내고 말았구나
화살은 출발도 하지 못했다.
애초에 무엇을 겨냥할지 몰랐으므로
이렇게 그럴듯해지려고 애쓰며 살면 뭘 하느냐고
나는 묻는다.
물으면서 밥을 한다.
툭툭 자르고 휘휘 저으면서
이렇게 만든 것은 무슨 맛이 날까 한다.
친구와 나는 무척 사랑하던 때가 있었다.
기억이 꾹 눌린 자국처럼 남아있다.
그 애가 없어 움푹한 나는 겨우
이 상실을 그 애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예상치 못한 비보로 그 애를 단번에 찢고 싶다.
그러나 너절한 너의 뒷모습을
마침내 나도 볼 수 없다면.
나는 이지러진 마음을 수습하려고 서둘러
실은 잘 지냈으면 한다고 안부를 적는다.
잘 자고 잘 먹고 돈도 잘 벌고 부디 너는.
그런 바람 없이도 그 애는
사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냐고 호기부리던 그 애는
나랑은 상관없는 인과로 만나지 않는 시간으로 창창한 흐름대로 살고야 말겠지만.
빤한 반성문처럼 치사한 글자들이 백지에 얼룩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