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차 한 잔 하시죠.

감기-무탈하지 않은 연말 연초를 보내며

by 김나은








12월을 며칠 안남기고

24년 첫 감기에 걸렸다.


감기 걸리지 않기로 유명한데 해가 넘어가기 직전에 된 통 걸리고 말았다.

목구멍에 쇳소리가 나더니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고 기침이 시작된다.

새벽 두 시쯤 기침이 심해져서 간신히 일어나 진통제를 빈속에 먹고 다시 잠이 들었다.


고양이들이 내 머리 위로 왔다 갔다 하며

일어나라 깨운다.


아침 해가 뜰 시간인데 아직

밖은 어둡다.


아침 약을 먹으려니 기운이 없어서

밥 먹을 힘도 없다.


집에 밥 해줄 식구가 없는데

죽이라도 시켜야 하나?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폭설이 내려 배달도 안된단다.


억지로 일어나 고양이들 사료를 대강 챙기고

다시 누웠다.


문득 고독사한 사람이 늦게 발견되어

고양이들도 굶어 죽어간 기사를 떠올린다.


고작 감기로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그래도 인류를 가장 많이 사망에 이르게한

질병이 감기니 그럴만도.


내가 만약 자다가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면

이 고양이들은 어쩌지?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아 괴로워하다

우선 약을 챙겨 먹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런데 뭘 먹고 약을 먹어야 하지?

눈을 감고 잠결에 생각해 본다.


미음? 그래 미음.

헌데 미음을 끓일 엄두가 안 났다.


다시 눈을 감았다 뜨니 오전 10시다.

겨우 몸을 일으켜 물을 끓여 한잔 마셨다.


밥 한술을 뜨거운 물에 말아먹고 약을 삼키니

눈 쌓인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예쁘긴 한데, 이제 그만 내렸으면.'


기운을 제법 차리고

집 바로 앞 카페에서 레몬차를 시켰다.

늘 아이스커피를 먹다가

처음 다른 메뉴를 시켰다.


'얼죽아'였으나 정말 죽을 것 같으니 입맛도 변한다.


타자를 쓸 힘이 없어 하루 늦게 연재글을 올려본다.


작년 연말 모두가 힘들고 슬픈 시기에 내 몸도 덩달아 탈이 난 걸까?

하긴 모두 제 건강으로 버티기 힘든 때이다.


그 누구도 편치 않을 연말 연초를 보내며

부디 작은 위로와 안부를 전해본다.


그저 별일 없는 무탈한 하루가 되시길.

다시는 아픈 일이 반복되지 않길...!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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