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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카카리코 마을

젤다의 전설 -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20)

by 김엘리

지도를 켠 후 하테노 마을에서 목표지점인 임파가 있는 곳까지의 대략적 동선을 확인했다. 하테노 탑으로 워프를 한 다음, 패러세일을 타고 내려가면 가장 빨리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테노 탑에서 보니 유난히 둥글둥글해 보이는 산봉우리가 눈에 띄었다. 지도와 대조해 보니 저곳이 바로 카카리코 마을 근처라 판단되어 나는 바로 지상으로 뛰어내렸다. 차가운 바람이 내 몸을 휙 감싸고 돌아 나갔다. 산의 능선이 툭툭 끊긴 곳 중 안전해 보이는 곳으로 착지했는데, 지명을 보니 카린 고원이었다. 스테미나만 충분해도 좀 더 날아갈 수 있을 텐데... 아쉬웠다.



카린 고원에서 한번 더 뛰어내리는데 뭔가 우르르릉... 지면이 흔들리는 진동이 느껴졌다. 뭐지? 하고 돌아보니... 헉... 집채만한 바위가 일어서서 나를 쫓아오고 있었다. 바위에는 팔처럼 좀 작은 바위들이 줄줄 달려 있었고 발도 있는지 쿵쿵 걸어 움직였다. 지 팔을 휘두르며 다가오기에 얼른 달려 도망쳤다. 시커 스톤에 '바위록' 이라는 알람이 떴다. 저런 몬스터도 있었구나! 저런 몬스터와는 어떻게 싸워야 하지? (싸워 본 적이 없었....나?)


일단은 달리고 달려 바위록으로부터 도망쳤다. 정신없이 뛰어가는데, 앞에 모리블린이 나타났다. 붉은 모리블린은 개중 낮은 등급이니, 양손검을 들고 휘두른다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선제 공격이 때론 가장 좋은 수비이므로, 양손검을 휘둘러 녀석을 쓰러뜨렸다. 모리블린이 보코배트를 떨어뜨리기에 얼른 줏어서 녀석에게 던져 맞췄다. 다시 쓰러지는 모리블린은 끄어어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그렇게 카린 고원을 벗어나서 산악 지대로 들어섰다. 둥글둥글 봉우리들이 모여 있는 곳이 멀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달리자!


갑자기 바위 틈 사이에 나타난 츄츄를 얼른 해치우고...


길게 자란 수풀을 넘어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날씨는 더 없이 좋았지만, 마음은 편안하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몬스터들이 나타날까봐 마음이 급했던 거다. 오면서 모리블린 외에도 블루 보코블린 무리를 상대했는데, 싸우다 보니 무기 3개가 파손되었다. 생각보다 내구도가 낮은 무기들... 무기가 없다면 일단 몬스터의 무기를 뻇을 생각부터 해야 하고, 조급하면 공격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 침착하자... 침착...



산 위로 올라갈수록 몬스터들이 안 보이는 경향이 있어 결국 힘겹게 등산을 했다. 암벽을 타고 산등성이 위로 올라서 걷다가, 조금은 평탄해 보이는 계곡길이 보여 패러세일로 내려왔다. 목표물이 가리키는 지점을 확인하며 이 근처인 것을 직감했다. 조금만 더 가면.... 하는데, 멀리 마을 입구처럼 생긴 구조물이 보였다.



카카리코 마을은 외부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소에 있어서 놀랐다. 주변이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입구에서도 마을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이런 분지 안에 있다면, 전략적으로 마을을 지키기에는 좋은 작전을 세울 수 있을 것이었다.


주변을 살피며 마을 안으로 들어서는데, 왠 할머니 한 명이 커다란 모닥불 옆에 주저앉아 있었다. 잘 움직이지 못하는 건가 싶어 도와드리려고 가까이 다가갔다. 그런데 할머니는 내가 다가가자 고개를 갑자기 들더니, 일어나려고 애를 쓰셨다.


"오오, 여행자님, 제가 발을 살짝 삐었지 뭡니까... 하지만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더니 할머니는 진짜 힘을 내어 일어섰다. 일어선 모습을 보니 하테노 고대 연구소에서 만난 소장과 비슷한 옷을 입고 있었다. 이 할머니도 시커족인가....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한 사람 같지 않게 등을 펴고 서서, 온화한 미소를 내게 보였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말았군요..."

몸이 불편하면 넘어질 수도 있는 거지, 그게 부끄러운 모습인건가? 그런 것에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내가 대답하자, 할머니는 나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할머니와 나 사이에는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만들어 내는 잿가루와 공기가 가만히 흘러갈 뿐이었다.


할머니는 헛기침을 한번 하시더니, 내게 다시 말을 걸었다.

"여행자님...그.. 허리에 찬 물건은 어디서 구하셨나요?"


이 할머니, 시커 스톤을 아는 모양이다. '시커 스톤'이라고 말은 하지 않고 그 물건이라고는 했지만... 어디서 구했느냐고 상세히 물어보는 사람은 이 할머니가 처음이었다. 다들 '시커 스톤'을 신기해하긴 했지만 그뿐이었는데. 나는 할머니에게 회생의 사당에서 있었던 일을 짧게 이야기했다.


"... 저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이끌려 잠에서 깼습니다. 제가 잠들어 있었던 곳은 회생의 사당이란 곳인데... 이 시커 스톤이 거기 있었습니다. 저는 시커 스톤이 이끄는 대로 이 곳에 왔어요."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을 들었다. 그리고는 아주 천천히 입을 뗐다.


"그 시커 스톤은 선택받은 자의 증표..."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대대로 재앙에 맞서는 용사에게 주어지는 증표이지요....아무에게나 그 시커 스톤이 주어지진 않는답니다."


그리고는 타오르는 모닥불을 바라보면서 숨을 깊게 들이쉬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제 이 사실을 아는 이는 몇 안 남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는 나를 다시 바라보고는 고개를 숙였다.

"우리 시커족은 당신을, 줄곧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당신을 만나게 되는군요...."

할머니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고 느꼈다. 나를 줄곧 기다렸다니.... 이곳의 시커족은 무엇을 위해 나를 기다렸다는 걸까.... 이들은 왕족도 아닐 것이고... 약간의 궁금증이 생겼다. 임파를 만나면 이 부분에 대해 물어볼 수 있겠지?


할머니는 나를 기다리고 있는 부족장에게 가보라고 했다. 부족장은 바로 임파다. 임파는 어디에 있는지 할머니께 물었더니, 할머니는 저택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임파님의 저택은 저쪽 하고로모 폭포 밑에 있습니다. 가장 큰 저택이니 찾기는 어렵지 않을 거예요..."



그러더니 가려는 내게, 세월이 오래 지났음을 상기시키는 말을 건넸다.

"그나저나... 당신을 만나 뵙게 되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군요..."


할머니가 있는 곳을 지나 작은 나무 다리를 건너고 나니 산비탈을 따라 나 있는 길에 지붕이 높은 집들이 주르륵 놓여 있는 마을이 나타났다. 하일리아인들이 살고 있는 하테노 마을과는 분위기가 완전 달랐다. 하테노 마을도 산에 있지만, 여긴 산에 둘러싸인 곳이라 그런지 어딘가 비밀스럽고 더 아늑한 느낌이었다. 이곳에 있는 나무들은 처음 보는 것들도 있었으며 자라는 풀꽃도 확연히 달라 보였다. 하테노 마을도 공기가 좋았지만, 이곳은 ... 뭔가 공기에 다른 향긋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 마을에도 경사로 주변에 밭이 군데군데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열심히 호박을 가꾸고 있었다. 팻말에는 나킨의 호박 직판장이라고 되어 있으니, 아마도 여기서 바로 호박을 살 수 있다는 말인 것 같았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호박이 보기 좋아 구경하고 있는데, 그 농부는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밭에서 일어나 나를 쳐다봤다.



그는 나를 보고 매우 반가워했다.

"허허허... 이 마을에서 자네 같은 젊은이를 보다니 드문 일이구먼..."

하테노 마을에는 어린아이들이 많았는데, 여기는 주로 나이 드신 분들이 사는 건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 할아버지가 깜짝 놀라며 방어 자세를 취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 자네... 설마! 이가단은 아니겠지....."

이가단? 그게 뭐지...? 내가 어리둥절하게 그냥 서 있자, 할아버지는 자세를 풀고는 다시 웃었다.


"허허허.. 농담일세. 자네가 좀 진지해 보였어야지.."

이가단이라면 모두 진지한 사람들 뿐인가? ...? (내가 한 진지 하나?) 어쨌든 이가단은 처음 들어보는 말인지라 할아버지에게 이가단이 뭐냐 물어보았다.



"재앙 가논에게 충성을 맹세한 이들을 우리는 이가단이라 부른다네. 녀석들은 가논을 적대하는 이에겐 가차 없어... 저번 대지진 이후 어째선지 움직임도 활발해졌지..."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매우 놀라운 것이었다. 재앙 가논을 토벌하기에도 모자른 판에, 그를 추앙하고 충성을 맹세한 집단이 있다고? 진짜 사람의 일은 알 수 없는 것인가....


"대지진 이후라고요...?"

"응... 그렇지. 왜 얼마전에 땅이 엄청 흔들리면서 여기저기에 탑이 나타나지 않았나. 그 일을 말하는 걸세. 이가단이 다시 활발히 활동하기 시작해서, 우리들은 긴장하고 있다네."

시커 스톤을 인식시켜 세계 각지에 드러나기 시작한 탑... 그 일을 대지진으로 인식하고 있었구나..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할아버지는 나를 이가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확인해 주었다.


"하지만 자네를 이가단이라곤 생각 안 해. 그 정돈 나도 알 수 있거든..."

내가 여전히 별 말이 없자, 할아버지는 약간 미안해하더니 호박을 선물로 주었다. 내가 화난 걸로 착각한듯... 어쨌든 할아버지가 재배한 갑옷호박은 햇살을 잘 받아 아주 풍성히 자랐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키운 농작물에 대해 자부심이 있는 것 같았다. 갑옷호박은 이름답게 아주 단단한 껍질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으로 요리를 하면 그 튼튼한 성분 덕분에 방어력이 올라가는 요리가 된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정성껏 길렀으니 아주 맛있다고 말하고는, 카카리코 마을의 특산품임을 강조했다.


어쨌거나 선물을 받은 셈이니 고맙다고 인사를 꾸벅 하고, 나는 다시 임파의 집을 찾아 내려갔다. 임파가 있다는 집은 폭포 앞에 자리했는데, 정말 가장 큰 집(계단도 어마어마하게 길다)이라 모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임파의 집 주변에서 뭔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할아버지를 마주쳤다.


복장과 헤어스타일로 봐서 이 할아버지도 시커족이긴 한 것 같은데... 할아버지는 그림을 그리다 말고 나를 보더니 여행을 하는 중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간단히 답하니 할아버지는 웃음을 띄며 매우 반가워했다.


"내 이름은 칸기스일세. 난 그림 그리는 게 취미여서 말이야.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여행을 하고 있지."

취미를 실행하러 여행을 한다... 그림 그리는 걸 정말 좋아하는 분인가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는 샘을 찾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실은, 이 세상 어딘가에 정말 아름다운 '대요정의 샘'이라는 게 있다는 모양이야... 그 샘은 아름다운 것뿐만 아니라 신비로운 힘까지 부여해 준다고 하네..."

대요정의 샘? 처음 들어보는 곳이지만, 신비로운 힘을 부여해 준다니 만약 찾는다면 나도 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할아버지 말로는 그 샘을 찾기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 마을에서 요정의 샘에 대해 물어봤지...하지만 자세한 건 아무도 알려 주지 않아.... 뭔가 수상하지 않은가? 게다가 여기 사람들은 마을에서 나가려 하지 않으니... 나 같은 여행 마니아는 괴짜 취급이거든..."


같은 시커족이라해도 서로 호의를 보이지는 않는 법인가? 음... 요정의 샘에 대해 물어봤는데 알려 주지 않는다...라... 할아버지 이야기대로 좀 수상하긴 했다. 하지만 칸기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며, 뭔가 알게 되면 나에게도 알려 주겠다고 했다. 뭐, 알려 주시면 감사한 일이지. 알겠다고 대답하다 칸기스 할아버지가 무슨 그림을 그렸는지 궁금해서 할아버지의 그림을 보려고 이젤 뒤편을 살짝 보았다.


엣.. 그림을 보니 임파의 집을 그리긴 했다. 그런데... 음.... 그림 실력은... 음....

취미로 그리신다고 했으니 뭐, 자세한 건 여기 적지 않겠다.



임파의 집으로 갔다. 입구에는 시커족 할아버지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가, 내가 다가가자 경계태세를 갖추었다. 그 중 왼쪽에 있는 분이 아주 기백이 남달랐다. 그는 내게 크게 소리질렀다.

"누구냐! 이곳은 임파님의 저택!"

... 음... 할아버지... 누구냐까지만 물어도 되지 않나요? 나는 외부인인데.. 신원확인이 안 된 자에게 임파님의 저택이 여기라는 걸 알려주면 곤란하지 않을까..... ? 잠깐 이 생각을 하는데, 그는 잠시 나를 이리저리 보더니 역시 예상에 빗나가지 않게 시커 스톤을 알아보았다.


"응? 그건... 시커 스톤?? 그렇다는 건, 너... 아니, 당신은... 설마...."

그는 의외의 물건을 발견했다는 듯이 매우 놀라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 그 할아버지 옆에 서 있는 좀 더 건장한 사람도 시커 스톤을 알아보았나보다. 경계 태세를 풀더니 실례했다며 인사를 건네었다.


두 사람의 태도는 급변하여, 임파에게 어서 가 보라고 길을 터 주었다. 임파에게 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임파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하였다. 나는 계단을 올라가기 전, 아까 나에게 소리친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뭔가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게 있을까 싶어서였다.


그의 이름은 보가드라 하였다. 임파를 호위하는 기사격의 임무를 맡았다고 했다. 그는 나에게 다시 한번 사과하며 정말 큰 실례를 범했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렇게 적대의 태도를 보인 것은 모두 이가단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가단이 그렇게 ... 위협적인 존재인건가.... 나는 보가드에게도 이가단에 대해 물어보았다.


"최근 이가단의 행동이 수상하여... 정말이지 면목 없습니다. 우리 시커족은 지혜의 민족으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그 기술은 만 년 전의 재앙에서도 가논을 봉인하는 주축이 되었지요.. 한 때는 시커족의 기술은 신의 힘이라 칭송받기까지 하였습니다만, 그것이 점차 나라의 입장에서는 위협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시커족의 기술에 대해서는 하이랄 왕에게서도 들었었지... 그런데, 나라의 입장에서는 위협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새로운 것이어서 좀 놀랐다. 가논을 봉인할 정도의 힘을 기술로 과시했다면... 그들 중에서는 오히려 그 힘을 이용해 하이랄 왕국을 지배하고 싶어하는 시커족도 있었다는 이야기인건가? 보가드는 침착하게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시커족은 나라에서 멀리해야 할 존재가 되어, 마침내 나라를 떠나야만 했지요...그 후, 우리처럼 기술을 버리고 평범하게 생활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 일로 왕국에 원한을 품고 가논에게 충성을 맹세한 이들도 나타났습니다..그것이 이가단이라 불리는 이들이지요."


이가단에게 그런 사연이 있었을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아직 접해보지 못한 이가단이지만... 가논을 추앙한다면 이 나라에는 분명한 적일 터였다. 보가드는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나에게도 주의를 당부했다.



"놈들의 사명은 가논을 적대하는 이들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당신께서도 부디 조심하십시오..."

그렇구나! ... 보가드의 말대로 가논을 추앙하는 자들의 목표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를 제거하는 일이 될 것은 틀림없었다. 시커 스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나 용사요'라고 말하고 다니는 거나 똑같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고, 이가단이 이걸 모를 리 없을 테니까....


알겠다고 하는데, 옆에 서 있던 다른 사람이 내게 말을 걸었다. 그는 두런이라고 하는 사람이었다.


두런은 임파가 나를 오랫동안 기다렸으니 어서 들어가 만나 보라고 재촉했다. 자신도 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임파를 만난 이후에 하겠다면서.... 그렇구나. 나는 더 지체하지 않고 임파를 만나기로 했다.



불이 켜져 있는 계단을 오르는데, 입구 왼편에서 어떤 인기척이 느껴졌다. 뭐지? 싶은 나는 긴장하여 무기를 꺼내 들었다. 방금 이가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나도 모르게 그런 동작을 취하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계단을 올라 보니 나보다도 오히려 그 상대편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 꺅!"

불이 켜져 있었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주변이 이미 어두워져서, 그쪽도 내게 놀란 모양이었다. 젊은 여자가 서 있기에 나는 무기를 도로 집어 넣었다. 그런데... 그 여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왜 그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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