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엘리 Jan 25. 2024

반인반수 라이넬과의 버거운 전투

젤다의 전설 -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38)


ㅇ월 ㅁㄴ일


시드 왕자와 헤어지고 시간을 보니 새벽이었다. 시드 왕자의 말대로, 바로 뇌수산으로 향할까? 생각했지만 반인반수 라이넬은 어떤 몬스터인지 모르기 때문에 뭔가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동안 모았던 극복의 증표로 스테미나를 늘려야 할 필요도 있어서, 나는 조라의 마을에서 좀 더 머물렀다.


먼저 하일리아의 여신상을 찾아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갔던 나크시 마을과 하테노 마을엔 여신상이 있었으니까(이상한 악마상도 있긴 하지만) 여기도 여신상이 분명히 있으리라. 하지만 여신상은 은근히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어서, 잘 찾아봐야한다. 최대한 구석구석을 살피며 지나가는데 시커 스톤의 사당 알림이 울렸다.



사당이 있을 것 같지 않은데? 하며 조라의 마을 가장 아래로 내려오니 ... 예상을 뒤엎고 그 자리에 사당이 있었다. 네주. 요마의 사당....


들어가보니 '밀어내는 힘'을 이용하는 사당이었다. 물이 흐르는 가운데 굴러오는 돌공을 피해, 커다란 보주를 아래로 옮겨야 하는 곳이었다. 공에 여러 번 맞아서 아팠지만 (흑흑) 어찌어찌 아이스메이커와 타임록을 이용하여 보주를 아래로 옮겨 홈에 넣었다.



그리고 나서, 사당을 나와 마을을 둘러보다 드디어 하일리아의 여신상을 찾았다! 왕의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에 있었다. 여신상에게 기도하여 생명력을 늘렸고, 스테미나의 그릇도 늘렸다. 그 후에는 여관 입구에 가서 요리를 준비했다. 라이넬이 강한 적이라면, 공격력을 높여주는 요리 또는 방어력을 올려주는 요리가 필요하다. 요리주머니를 열어보니 그간 알게 모르게 요리를 소진했더라. 그래서 열심히 요리를 한 후에 휴식을 취했다.


이제 출발할 때다. 나는 각오를 다지며 지도를 켠 후 뇌수산 방향을 체크했다. 그러면서 조라의 마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소재들도 모았다. 은밀우렁이 몇 개를 줍다가 달 모양의 창을 들고 있는 조라족과 마주쳤는데 -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하여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나를 보더니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거 참 잘 오셨다조라! 조라의 마을은 지금 그야말로 당신과 같은 하일리아인을 찾고 있으니..."



그는 내게 왕의 방으로 가 보라고 말을 꺼내다가 잠시 멈추었다. 나의 여기 저기를 슬쩍 보더니 혼자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가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어보려고 그의 입모양을 주시했다. 다행히 소리가 들렸다.



'이 하일리아인... 옛날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다조라... ...아! 생각났다조라... 이분은... 흠흠.. 하지만 이 분이 시드 왕자가 데리고 온 하일리아인이라면 일이 너무 잘 굴러가는데.... 혹시 모르니 일단 확인을 해 보자조라...'



그는 목을 가다듬더니 씩씩한 목소리로 질문을 했다.

"여행자여! 질문이 있다조라. 어린이 스바바단의 구호를 말하라조라!"

응....? 어린이 스바바단....? 아.... 나는 리트반과 스바바.. 그리고 다른 조라족들과 놀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 때 우리는 병정 놀이를 하곤 했었지. 이런 걸 물어보는 걸 보니 그는 나와 어렸을 적에 놀았던 조라족 중 한명일 것이다. 왠지 웃음이 나왔지만 꾹 참았다. 이제 그는 내게 암호를 물어보겠지.


스바바단의 구호란, 일종의 암호로 정해진 문장을 완성하는 것으로 서로를 확인하는 걸 의미한다. 그러니 이제 이 조라족이 내게 어떤 문장을 말하면, 나는 그에 맞는 단어를 말하거나 문장을 완성하면 된다.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배고파! 밥 좀...."

"조라?"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했지만 이렇게 어이없는 문제였던가? 하지만 예전에 즐겁게 놀았던 일들이 생각나서 나 역시 저절로 웃게 되었다. 그는 아주 반가워하면서 한 손으로는 주먹을 쥐어 보이고 씨익 웃었다.

"틀림없군! 진짜 링크님조라!"

"맞아요!"



정말 얼마만에 만나는 옛 친구란 말인가...일단 누군지는 몰라도 나 역시 반가웠다.

"역시! 이 구호는 어린이 스바바단이 아니면 모르는 것조라! 그나저나 전혀 변하지 않았군조라.. 100년간 뭘 하고 있었나조라?"

나는 그에게 긴 설명을 하지는 않고 간단히 말했다.

"잠들어 있었어요. 그러다 깰 때가 되어 일어났지요."



그는 약간 의아하다는 듯이 '하일리아인이 그렇게 오래 잠을 잤다고조라?' 하고는 중얼댔다.

"이유가 있나조라?"

음...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굳이 할 필요가 있나... 고민을 하는데, 갑자기 그가 이렇게 말했다.

"뭐, 100년이면 많은 일이 있었겠지조라... "



그쪽은 나를 링크로 알았으니, 이젠 내 차례였다. 나는 스바바단 중 누구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그는 활짝 웃으면서 '못 알아봤나보다조라'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는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스바바다조라."



"아! 스바바로군...."

"그렇다조라. 100년전에 링크님이 검술 연습을 도와주셨다조라. 기억나나조라? 덕분에 검술 실력도 쑥쑥 늘어 지금은 조라의 마을 병대장이다조라."



그는 모든 것이 내 덕택이라고 했다. 그때 내가 검술을 어떻게 가르쳐 줬는지는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스바바는 어쨌든 그걸 보고 익혔고, 아마도 스스로 엄청 노력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실력의 향상은 없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스바바는 겸손하게 나의 덕택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렇지 않아. 스바바가 열심히 한 결과다."



스바바는 기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자주 보자는 인사를 나누며 우리는 헤어졌다. 이제 진짜, 뇌수산으로 가야 하는거지...


뇌수산 방향을 바라보며 스바바가 서 있던 쪽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왠 조라족 여성이 뇌수산 방향을 보고 서 있는 걸 보았다. 그녀는 한쪽 옆구리에 책을 끼고 있었는데 뭔가 고민이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말을 걸자 그녀는 친절히 인사를 받으며, 나를 알아보았다.

"... 안녕하세요. 당신은 링크씨군요..."

나와는 초면인 것 같은데 그걸 어떻게 알았나 싶어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그녀는 시드 왕자님을 방금 전 만났다며, 시드 왕자가 한 말을 흉내내어 말했다.

"시드 왕자님이... '하일리아인 링크와 신수를 잠재우러 가겠다!' 고 소리치셨으니까요..."



그리고는 내게 다시 묻기를, 전기의 화살을 모으러 가는지 확인했다.

"그 말은 즉, 뇌수산에 전기의 화살을 모으러 가신다는 거죠?"

"네."



그러자 그녀는 내게 부탁이 있다고 하면서 내가 가려고 하는 뇌수산 방향을 가리켰다.

"저 곳을 뇌수산이라고 하는데요, 라이넬이라는 붉은 갈기를 지닌 몬스터가 살고 있다고 해요. 저 산에 있는 라이넬이든 다른 곳에 있는 라이넬이든 상관없으니... 아무튼 제게 라이넬의 생김새를 보여주실 수 있으세요?"


일단 알겠다고는 대답은 했는데 왜 라이넬의 그림이 필요하냐고 물어보았다.



그녀는 차분한 태도로 내게 그 이유를 이야기해 주었다.

"왜냐하면 뇌수산 끝에 [도전의 곶]이라 불리는, 튀어나온 벼랑이 있는데요. 거기서 동쪽 저수지로 뛰어드는 놀이를 권하는 괘씸한 작자가 이 조라의 마을에 있답니다..."


그녀는 라이넬이 매우 위험한 몬스터이므로, 그런 도전을 하다가 그 전에 죽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전기의 화살을 맞는 조라족은 단 한방에도 즉사한다고 하면서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그러니 뇌수산에 있는 몬스터... 라이넬의 생김새를 퍼트리면 도전의 곶에는 가지 않게 되겠지... 이렇게 생각한 거예요. "

과연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라이넬이 그렇게 무시무시한 몬스터라고 자꾸 강조를 하니 정말 궁금해졌다. 과연 얼마나 대단한 몬스터이길래 그럴까? 붉은 갈기를 가졌다라.... 이 사람의 말에 따르면, 여기 말고도 다른 지역에도 있는 거겠지?



그녀는 내게 다시 잘 부탁한다면서 인사를 건넸다.

"수단은 재량에 맡길께요. [라이넬의 생김새]... 부탁드려요, 링크씨."


나는 알겠다고 말하고, 그 광장같은 공간을 벗어나 다리 쪽으로 위치를 옮겨 갔다. 그런데, 기둥에 뭔가 노란  빛이 반짝이는 것이 보여 그 기둥으로 가까이 갔다. 거기엔 분명, 전기의 화살이 꽂혀 있었다. 주변에 왠 나이 든 조라족이 있긴 했지만... 별 신경쓰지 쓰지 않고 그 화살을 챙겼다. 그러자 갑자기 그 조라족이 내게 화를 냈다.



"모른 척 하지 마라! 영걸 링크!!"

그는 이미 나를 알고 있었으며, 거기다 매우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났는지도 모르겠는데 모른 척을 하지 말라니.... 무슨 소리지? 영문을 모른 채로 그저 서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는 계속 내게 소리쳤다.



"너는 미파님을 재앙 가논으로부터 지켜내지 못하였다조라! 그 후로 어언 100년.... 아아....."

그는 바닥을 향해 고개를 떨구며 탄식에 젖어 외쳤다.

"아아.... 미파님 가엾으셔라...."



미파 공주를 아끼는 나이 든 조라족들이 많구나... 처음에 리트반도 나이 든 조라족들과는 말을 섞지 않는 게  좋다고 한 건 이런 이유 때문이었군! 하지만, 그런 이유라면 나도 할 말은 있었다. 미파에 대한 기억을 찾은 이상, 나 역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각오를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이렇게 외쳤다.

"이번엔 달라요!"



그러자 그는 의외로 내게 이렇게 대꾸했다.

"물론이다조라!"



그리고는 어이없이 전기의 화살을 내가 빼앗았다고 외쳤다.

"네가 전기의 화살을 빼앗았다조라!"

음... 그럼 그 기둥에 꽂혀 있었던 전기의 화살은 이 조라족의 것? 나는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는데, 그는 그런 나의 말을 자른 다음, 이렇게 외쳤다.



"이렇게 된 이상 네가 책임지고 신수 바.루타를 진압해조라!"

"그렇게 할 거예요!"



내가 각오를 보이며 대답했지만 그는 마음에 들지는 않는지 내게 콧방귀를 뀌었다.

"흥!!"

그리고는 등을 보이며 돌아서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는 할아범이 사라진 모습을 보고는, 다리 난간 위로 올라가 아래로 뛰어내렸다. 뇌수산으로 가기 위해 폭포가 있는 방향을 향해 헤엄쳐갔다. 조라의 갑옷은 물속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평소처럼 수영을 하더라도 헤엄치는 속도를 높여 주어 훨씬 수월했다. 시드 왕자가 미리 알려 준 대로, 폭포 아래 물줄기가 모이는 용소로 다가갔다.  



과연, 시드 왕자가 알려 준대로 거슬러 오르기가 될까? 반신반의하며 용소 가운데에서 폭포 물줄기가 떨어지는 곳까지 더 들어갔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들어가 보자는 생각 뿐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물이 위에서 떨어지는 게 느껴졌을 때, 갑자기 조라의 갑옷이 움찔했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 폭포가 떨어지는 방향으로 손을 뻗었는데, 그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내가…바로 떨어지는 물의 반대 방향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다시 한 번 손을 앞으로 쭉 뻗으니, 정말 한 마리 물고기가 된 것처럼, 그것도 엄청난 힘으로 폭포의 물살을 반대로 타고 올랐다. 조라의 갑옷은 정말 대단한 방어구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물을 거슬러 올라 폭포 끝에 다다르자, 그 튀어오르는 반동으로 나는 높은 공중까지 솟구쳐 오를 수 있었다.


얼른 패러세일을 펼쳐 다음 폭포에 안착했다. 숨을 고르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렇게 높은 폭포를 순식간에 오르다니...! 기분이 좋았다. 짜릿함이 온몸을 감싼 듯, 다음 올라야 할 폭포가 기대될 정도다.


정상에 오른 뒤로는 방어구를 갈아입었다. 조라의 갑옷이 성능이 좋기는 해도, 방어력은 다른 방어구에 비해 낮았기 때문에, 혹시 다른 몬스터들의 공격에도 대비할 겸 준비를 다시 했다.



내가 올라온 곶은 뇌수산에서 약간 떨어져 있었다. 지도를 보면서 가야 할 곳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다음, 뇌수산 방향으로 뛰었다. 중간에 리잘포스 한 마리가 있어 공격을 하기에, 녀석을 해치우고 뇌수산으로 올라가는 길로 들어섰다.



그 와중 비는 계속 내리는데,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여 무지개가 떴다. 커다란 무지개가 계곡 사이에 걸려있는 모습은 또 다른 장관이었다. 전기의 화살을 큰 탈 없이 모을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인 마음을 갖자고 생각하며 가야 할 길을 찾아 올랐다.



뇌수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조라족이 세워 놓은 팻말이 있었다. 뇌수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알려주는 건가 싶어 이정표를 읽어보았다. 그런데, 기대했던 바와는 다르게 이런 말이 써 있었다.

"담력 테스트도 정도껏 하자."


반인반수 라이넬은 오랜 세월동안 이 뇌수산을 점령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주의' 팻말을 정성스레 만들어 놓을 정도라면.... 그러나 아직 뇌수산에 도달한 것은 아닌지, 살기가 느껴지진 않았다. 풀이 촘촘하게 돋아난 비탈길은 미끄러워서 올라가는 속도는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오를 수는 있어 다행이었다.


비탈길을 돌아 올라가보니 빗물에 젖어 반짝거리는 바위가 보이고, 키 큰 나무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자라고 있었다. 지도를 보니 제대로 찾아온 게 맞다. 그런데... 라이넬은 어디 있는 거지?


나는 라이넬을 눈으로 찾으면서 오른쪽의 나무로 올라갔다가 전기의 화살 하나를 발견했다. 오! 여기 이런 곳에 화살이 꽂혀 있네....? 다시 내려와서 왼쪽으로 돌아가는데... 헛... 바위 너머에서 뭔가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저쪽에 라이넬이 있는 걸까? 나는 몸을 낮추었지만...

 


왠지 느낌에, 라이넬도 내가 왔다는 것을 눈치챈 것 같았다. 얼른 옆의 큰 바위로 몸을 숨겼으나 소용없었다. 들켜버렸다!



후아우... 라이넬... 반인반수라 하더니 정말 그렇게 생겼다. 붉은 갈기의 얼굴은 사자와 비슷한데 커다란 뿔이 2개나 나 있고, 상체는 인간과 같으나 하체는 말이고... 거기다 몸집은 히녹스보다는 작아도, 왠만한 몬스터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의 체구를 지녔다. 사나운 눈빛은 번뜩이는 광기로 가득 차 있고, 손에 들고 있는 무기는.... 저런 무기는 ....


라이넬을 숨어서 훔쳐보면서, 대충 파악을 하는데 라이넬 그림을 남겨 달라고 했던 부탁이 생각났다! 꼭 그림이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시커 스톤을 이용하는 것... 조심조심 사진기 기능을 켠 다음 라이넬을 찍기 위해 바위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헉...


낌새를 금새 알아챈 라이넬은 전기의 화살을 바로 장전하여 내 쪽으로 겨누었다. 찰칵! 얼른 사진을 찍은 다음 나는 바위 아래로 뛰어내려왔다. 라이넬이 쏜 전기의 화살이 내 주변에 와서 꽂혔지만, 바위가 막아주어 다행히 영향이 없었다. 그런데... 화살이 먹히지 않자, 라이넬은 바로 접근전을 시도했다! 판단도 빠르고 전투력도 높은 녀석이다. 긴장감이 확 올라왔다!



방패를 들어서 막으며 라이넬의 움직임을 관찰했으나, 순식간에 급습을 허용했다. 아악~ 너무 아팠다. 한 번 공격에 나의 생명력 4개가 날아갔다. 공격을 받은 후 일어나 다음 공격을 살피는데, 이번에는 양손으로 공격하는 라이넬! 허를 찔렸다. 그 공격을 피하지 못한 나는 그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처음 뇌수산에 들어와서 올라갔던 바위 언덕... 바로 라이넬이 나를 알아채고 공격을 시작했다. 뛰어 들어오는 라이넬의 움직임에 주목을 한 다음, 라이넬이 무기를 한 손으로 치켜들었을 때 뒤로 뛰었다. 갑자기 라이넬의 움직임이 매우 느리게 보이면서 녀석의 틈이 보였다. 지금이야!!


카카리코 마을의 사당에서 배웠던 회피 저스트.... 그 기술을 쓰던 감각이 온몸에 되살아났다. 나는 무기를 휘두르는 라이넬의 공격을 바로 피하면서, 들고 있던 조라의 대검으로 라이넬을 사정없이 휘둘러 베었다. 한번, 두번, 세번... 그리고 네 번! 공격 기회는 끝났다. 라이넬이 나의 공격에 당황하여 외마디 소리를 질렀으나, 그 다음 더 당황한 것은 나였다. 녀석의 체력 중 1/3도 깎지 못했다.



놀란 나에게 다시 양손 공격을 시도한 라이넬! 나는 나무 뒤로 피했지만 끝부분의 공격을 피하지 못해 나동그라졌다. 생명력이 확 깎였다. 바로 회복 음식을 먹어야 해서 재빠르게 주머니를 열고 아무 음식이나 입에 밀어넣었다. 집중해야 한다, 집중해야 한다!


라이넬을 주목한 다음, 뒤로 달아났다. 라이넬은 이번엔 전기의 화살을 장전했다. 라이넬이 공중에 대고 화살을 쏘았지만 계속 움직인 덕에 하나도 맞지 않았다. 나는 심호흡을 크게 한 후 화살을 장전, 라이넬의 얼굴에 대고 쏘았다. 운이 좋게 라이넬의 턱부분에 맞은 것 같은데, 그러자 라이넬은 잠시 기절한 듯 고개를 떨구고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때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 라이넬의 등에 올라탔다. 반인반수라 해도 반신이 말과 같으니, 녀석의 등에서 공격하면 공격이 먹힐 것 같았다.  등에 탄 후 나는 조라의 대검을 있는 대로 휘둘렀다. 공격을 네 번 정도 했을 때 라이넬은 나를 튕겨냈다. 거꾸로 공중에 붕 뜨는 느낌이 들었을 때 나는 패러세일을 펼쳐 균형을 잡고, 바로 라이넬의 뒷머리에 화살을 박아넣었다. 그러나 공격은 들어갔을지언정, 이런 것으로는 라이넬의 움직임을 잡을 수는 없었다.



다시 땅에 착지한 나에게 접근한 라이넬은 양팔을 휘둘렀다. 아.. 라이넬을 주목하는 것을 놓쳐서 그만 공격을 그대로 받았다. 생명력이 날아가 얼른 요리를 챙겨 먹었다. 집중하자, 집중하자!


이번에는 한손 공격일까, 양손 공격일까? 한손 무기로 팔을 치켜들었을 때 한번 피했지만 아까와 같은 틈은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팔로 다시 연속 휘두르기를?! 이런 연속 공격이라니....! 놀랐지만 나는 뒤로 뛰기를 하며 피했다. 그때! 아까처럼 라이넬의 움직임이 매우 느리게 느껴졌다. 라이넬의 옆을 공격하면 될 것 같은.... 그 느낌 그대로 나는 조라의 대검을 다시 휘둘렀다. 아... 공격이  들어가는 건 좋은데, 시커 스톤의  경고가 떴다.


'조라의 대검이 부서질 것 같다'

크흑... 공격이 끝나고 주줌하는 라이넬에게... 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조라의 대검을 던져 맞추었다. 조라의 대검을 날리고, 다음 무기는? 보코블린 무기중에 좀 강한 게 남아 그것으로 대체! 라이넬이 다시 덤볐다. 이번에는 입에서 불을 내뿜는다. 불을 피하는데.. 풀에 불이 붙어 활활 탄다. 불을 피하다 상승 기류가 생기는 것을 보고 바로 패러세일을 펼쳤다. 위로 날았다가 공중 화살 공격으로 라이넬을 멈추었다.


다시 등에 타서도 공격하고, 회피 저스트를 이용해 또 공격하고... 라이넬은 몸을 낮춰 빠르게 급습하는 기술도 갖고 있었는데, 한 번 당했다가 요리로 회복하고 재도전했다.


전투에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방어력 요리를 먹고, 공격력 요리도 먹어가면서 버티고 버텼을 때... 저녁 노을이 깔리기 시작한 시간... 나는 드디어 라이넬을 해치웠다. 무기의 파괴력이 높지 않아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전투가 끝나고 라이넬은 비명을 지르며 사라졌고, 많은 전리품을 남겼다.


라이넬의 무기들을 보니...아... 100년 전에도 라이넬과 싸웠던 기억이 났다. 휘두를 때는 몰랐는데, 바닥에 떨어져 있는 무기를 살펴보며 사진을 찍다 보니, 무기의 특성들이 어렴풋이나마 떠올랐다.



전투가 끝나고 나를 돌아보니 완전 엉망진창이었다. 갑옷도 우그러지고, 투구도 여기저기 상했다. 무기는 4개를 부숴먹었고... 방패도 2개나 파괴되었다. 라이넬... 무서운 상대라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라이넬을 처치했으니, 이제 전기의 화살을 모을 때다. 전기의 화살은 기대보다 정말 많이 흩어져 있었다. 나무들에 하나씩  박혀 있었는데 어떤 나무에는 세개가 박혀 있기도 했다.



그렇게 전기의 화살을 모두 모으고 나니... 무려 내 주머니에는 40개의 화살이 찼다. 원래 16개가 있었으니(이상한 할아범한테서 본의 아니게 뺏은 것 까지 합하면) 여기서 거둔 전기의 화살만 24개.... 많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후덜덜한 전투를 끝낸 뒤라 얼른 조라의 마을로 돌아갔다. 워프가 되는 사당으로 이동하여, 바로 여관으로 향하는데 책을 들고 있던 조라족이 생각났다. 가는 김에 그림을 먼저 전해줘야겠다!



그녀에게 갔더니 내게 라이넬의 생김새에 대해 물었다.

"링크씨... 라이넬의 생김새는..."

"사진 여기 있어요."



내가 시커 스톤을 켜서 사진을 보여주자 그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오오... 이것은...!!! "



"흐갸악?!"

그녀가 너무 놀라기에 사진이 이상하게 찍혔나? 하고 나도 같이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라이넬이 전기의 화살을 들고 나를 겨누고 있는 순간이 찍혀  있었다. 잘 안 찍힐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는 잘 담겼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 놀라 이상한 소리를 냈다며 민망해했다.

"시... 실례했습니다... 괜찮아요! ... 이것이 라이넬... 너무 무섭네요....이걸 보면 뇌수산에 가야겠다는 무모한 생각은 하지 않겠지요..."



내가 시커 스톤을 제자리에 넣자, 그녀는 고맙다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이 공포를 마을 젊은이들에게도 전해 줘야겠어요."

나는 그녀의 이름이 궁금해서 이름을 물어보았다. 그녀는 짧게 자신의 소개를 했다.

"저는 클라라트라고 해요."


그러고 나서 그녀는 깜박 잊었다는 듯, 답례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내게 그녀가 준 것은 생각 외의 물건이었다.



생각보다 무겁고 크기에 뭔가 했는데, 그것은 바로 '조라의 경갑'!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조라의 갑옷과 세트가 되는 하의였다. 놀라운 방어구를 받게 되어 기쁘긴 했으나 클라라트가 어떻게 이런 경갑을 갖고 있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이런 방어구는 조라의 왕족들이 만드는 게 아닌가?



그녀는 조라의 경갑이 어떻게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주었다.

"이 조라의 경갑은 먼 옛날 조라왕이 당시 장인들을 시켜 만든 것이 보급화 된 것입니다. 동쪽 저수지가 하일리아인과 조라족이 협력하여 건설한 시설인 건 알고 계시나요?"


아 그렇구나...! 미처 몰랐다고 하자, 클라라트는 이어서 설명을 계속했다.



"그 동쪽 저수지 완성 후 우호의 증표로 마을을 찾는 하일리아인용으로 만든 것이에요. 하지만, 이곳을 찾는 하일리아인은 매년 감소해 아버지의 방어구점도 결국 문을 닫았지요."



"당신의 아버지가 방어구점을 운영했군요?"

클라라트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안타깝네요..."

"뭐... 어쨌든 방어구점이 문을 닫을 때 창고에 잠들어 있던 마지막 하나가 방금 드린 것이고요."



"제가 갖고 있어봐야 쓸 일도 없고 하일리아인인 당신에게는 도움이 될 거예요. 이 경갑을 입고 있으면 우리 조라족처럼 빠르게 헤엄칠 수 있다고 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라의 갑옷만으로도 속도가 늘어나는데, 경갑까지 입으면 더 좋아질 것 같다.


클라라트는 부디 소중히 다뤄 달라고 말하면서 어디론가 가버렸다.


나는 갑자기 피곤함을 느껴 조라의 여관으로 갔다. 조라의 여관에는 특별한 물침대가 있었다. 뒹굴거리는 느낌이 좋기는 하지만, 엎드려 일기를 쓰기에는 불편했다. 긴 하루를 보냈다…. 내일은, 시드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야지……


이전 07화 영걸 미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