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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엘리 Feb 24. 2024

설산을 넘다 만난 미궁

젤다의 전설 -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51)


나는 리토의 마을을 떠나 북쪽 헤브라 산맥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건 리토의 마을에서 모모라는 여자아이로부터 들었던 이야기 때문인데...



그간 리토의 마을에 잠시 머무르던,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마을 사람들과 여럿 마주쳐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중 마을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마다 마주쳤던 모모는, 먼산을 바라보며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를 기억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모모가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는 리토의 마을과 연관된 어떤 전설과도 같은 것이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커다란 산의 나무에서 내려다 보니 땅 위에 큰 새가 보였다는 것이었다. 모모는 그 새의 뱃속에 뭔가 있다고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그게 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슬퍼하고 있었다.


나는 모모에게 할아버지의 말대로 해 보겠다고 이야기했고, 그래서 그 산이 어딘지를 찾으러 나서기로 했다. 모모에게서 들은 힌트는 산의 방향 정도 뿐이어서 꽤나 헤맬 각오를 해야 했다.


출발할 때는 날씨가 괜찮았으나 산 속으로 들어가니 낮임에도 불구, 날씨는 점점 어두워졌다. 계곡 사이로 들어가 경사면을 오르자 흐린 구름이 사방에 깔려 눈이 끝없이 내렸다. 헤브라 산맥의 산들은 높기도 높았지만, 이미 눈이 많이 쌓여 있어 걷기가 힘들었는데, 그 위에 또 눈이라니…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눈길이라 이동은 매우 더뎠다. 하지만 너무 속도가 나지 않아서, 미리 만들어 둔 고고물약을 마셔가며 산을 올랐다.



산을 오르다 보니 중간에 이렇게 ... 큰 얼음이 놓여 있는 곳을 발견하기도 했다. 왠지 얼음 안에 뭔가 있는 것 같아서 불을 지필까 하다, 파이어 위즈로브가 들고 있었던 메테오 로드류의 불 속성 무기를 꺼냈더니 그것만으로도 얼음이 빨리 녹았다!


이렇게 발견한 얼음덩이들은 꽤 여럿 있었다. 어떤 얼음은 녹으면 그 안에 보물 상자가 들어 있어서 이득이었지만, 그 옆 얼음은 몬스터들이 들어 있어서 낭패였던 적도 있었다. 큰 얼음은 녹이기 전에 꼭 잘 살펴야겠다…



헤브라 산들은 정말 경사가 가팔랐다. 힘겹게 계곡 하나를 거슬러 올랐더니 날이 갰다. 얼마나 올라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어진 산길 사이 커다란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이전에 등산로의 집에서, 헤브라 산맥에 올랐다가 먹을 것이 없거나 구호물품이 필요할 경우에는 큰 깃발 아래를 찾아보라고 쓰여 있던 팁이 생각나 깃발을 향해 뛰어갔다. 깃발 아래에는 나무 드럼통, 장작 등이 놓여 있었는데... 상자도 있었다!



대단한 것이 있을 거라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모르니까... 상자를 열었는데 의외의 음식이 들어있었다. 이름은 '냉동 짐승 고기'. 헤브라 지역이 너무 추워서 얼어붙어 버린 고기라고 한다. 그냥 먹기엔 무척 단단해서 먹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것도 나름 요리라면 요리인 셈이지. 시커 스톤의 메모에 따르면, 더운 지방에서 먹기 좋다고 한다. 더운 지방... 갈 일이 있겠지?



보기만 해도 얼어붙을 것 같은 설산의 폭포를 지나쳐서 산을 오르고 또 올랐더니...



이렇게 엄청난 크기의 짐승이 살고 있어 놀랐다. 최대한 조용히 사냥을 했는데, 상급 짐승 고기나 특급 짐승 고기 덩어리가 여럿 나와 꽤 기뻤다.


그러나 기쁜 것도 잠시, 산 구석구석엔 몬스터들이 출몰했으므로 계속 싸우며 큰 소나무가 있는 봉우리를 찾아 올라갔다. 모모가 말해준 방향에서 높은 산 위에 있는 커다란 나무라면, 저 소나무 외엔 없을 것 같았다.


낑낑대며 산을 올라 소나무 옆으로 갔다. 드디어 도착했다는 성취감에 기지개를 켜고 한숨을 돌렸다. 잠시 앉아 쉬다 일어서서 방향을 틀어 산 아래를 바라봤는데, 진짜 깜짝 놀랐다. 그 위치에서 보니, 산 아래에 내려다 보이는 땅의 모양이 날아오르는 독수리의 모습과 꼭 닮았던 것!



모모가 말한 것이 이것이었나보다 싶었다. 하늘을 나는 새! 정말 멋지다 감탄하면서 패러세일을 타고 새의 배쪽 부분을 향해 날아가보았다. 새의 배 부분에는 동굴이 하나 있었는데, 동굴 안에는 사당이 있었다! 언젠가 모모를 만나게 된다면 배속에는 고대의 사당이 있었다고 말해줘야지... 이 사당 이름은 '미오스.시노의 사당'으로, 힘의 시련 상급이 있었던 곳이다. 보상은 무려 다이아몬드! (와~ )



산을 오르고 오르다보니 '셀미의 집'이란 곳이 나왔다. 셀미? 어디서 들어봤던 이름인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설산 입구에 있었던 피난소에 '피난소 사용 설명법' 같은 책자를 만들어 놓아 둔 사람이잖아? 도움을 받은 사람으로써, 고맙다는 인사 정도는 해야 할 것 같아 과감하게 셀미의 집에 들어갔다.



다행히 셀미가 집 안에 있기는 했는데, 그녀는 나를 설산 방패 서핑을 배우러 온 사람으로 생각했다. 피난소에 간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는 하나도 못했다. 방패 서핑이라... 어떻게 하는지 이야기를 일단 들었지만, 갈길이 바빠서 ... 셀미의 방패 서핑 도전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그나저나 셀미가 가지고 있는 방패 ... 멋졌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방패긴 한데... 어디서 봤더라?)



사실 셀미의 집에 가게 된 것도, 헤브라 지도가 없어서 탑을 찾는다고 헤매다가 그렇게 된 것이었다. 셀미의 집이 높은 곳에 있었던 관계로, 헤브라의 탑 위치를 대충 핀으로 찍었기에 찾을 수 있었다.



헤브라의 탑은 올라가는 입구가 모두 얼음으로 막혀 있었다. 나는 마침 화염의 대검을 가지고 있어서, 대검을 휘둘러 가며 얼음을 녹였다. 생각보다 빨리 녹아서, 그렇게 어렵지 않게 탑을 오를 수 있었다.



그렇게 탑을 여니 지도의 중북부 부분이 모두 개방되었다! 와! 하지만 그 덕에 눈이 내리는 지역이 꽤 넓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헤브라의 탑을 열고 패러세일로 내려오다가 사당을 하나 찾았는데, '리.모나의 사당'이란 곳이었다. 여기서는 작은 보주를 바람을 이용해 적절한 구멍에 집어넣는 미션이 있었다. 보주를 집어넣으면 도사에게로 가는 돌길이 튀어오르는데, 이 위에서 보주를 넣기 위한 약간의 퍼즐같은 문제를 풀어야 했다. 퍼즐 해결에 조금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이 사당에서는 '고대의 코어'를 받을 수 있어서 정말 기분 좋았다. 가디언의 귀중한 부품은, 꽤 희소가치가 있으니까.



리.모나의 사당 주변에는 반갑게도 '설원의 마구간'도 있었다. '리토의 마구간'을 떠난 이후 며칠만에 방문하는 마구간이라 반갑고 좋았다. 마구간은 언제나 좋은 곳!



요리를 좀 해볼까 싶어 불이 타는 냄비로 갔더니, 마구간 직원 할로와 다른 남자가 서로 어떤 주제에 대해 나름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인가 살짝 들어봤더니...


할로 :

"정말...남자들은 왜 무시무시한 힘을 로망이라고 쉽게 말하는 걸까? 아무리 몬스터를 퇴치해 준다고 해도 그걸 쓰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란 법은.. 없잖아?"



할로라는 사람은 나같은 무기 들고 다니는 사람은 덮어놓고 나쁘게 보는 걸까? 몬스터는 퇴치해야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지 않나? 흠... 나는 할로의 생각과는 반대라서, 이렇게 말했다.


"그건 분명 로망이예요!"



할로는 내 의견에 반대할 줄 알았는데 막상 그렇지도 않았다.


"그렇지... 이렇게 추운 곳까지 찾아올 정도니까..."

흠... 이렇게 추운 곳까지 찾아올 정도로, 여기 뭐가 있단 소린가? 귀가 솔깃해서 반대편에 앉은 남자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다.



덴든이라는 남자는 무턱대고 말했다.

"분명 멋있을 거야! ... 너라면 알아 줄 거라 믿어!"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동의해보자) "알지!"



그러자 그 남자는 씨익 웃으며 통한다는 듯이 말했다.

"그렇지?! 남자의 로망이지! 검에서 나오는 빛이 어떤 몬스터든 날려버린다고 하잖아?"

...응? 검에서 나오는 빛이 몬스터든 날려버린..다고? 그런 무기가 있나? 호오... 혹시 이 헤브라 지방에??? 나는 더욱 궁금해져서 그에게 좀 더 다가가서 물었다.



"그게 뭔데...?"

"그 검은 몬스터를 퇴치하는 ....퇴마의 검이라는 어마어마한 이름이 붙을 만하지."

... 퇴마의 검!

"그게 이 근처에 있는 거야?"

하지만 그는 별 말이 없었다. 퇴마의 검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설원의 마구간에서도 테리를 만날 수 있었다. 마침 잘 되었다 싶어 화살을 좀 사두려는데, 테리가 유난히 나를 반갑게 맞길래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항상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당!"



그러더니 뭔가 짐에서 꺼내 나에게 주는 것이다.

"그런 당신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걸 선물 하겠습니당!"

갑자기 왠 선물이지? 하는데, 테리가 내게 건넨 것은 '고대 병기 화살'이었다. 처음 보는 화살이었는데, 푸른 빛을 내는 화살촉은 뾰족해 보이지 않았으나 특이한 장치가 달려 있었다. 그런데 이런 화살을 한개도 아니고 무려 3개나 주는 거다. 나는 의외의 순간을 맞아, 약간 어안이 벙벙했다. 한눈에 척 봐도 이건, 단순한 화살이 아닐 게 틀림없으니까!



테리는 고대 병기 화살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 주었다. 상세한 건 아니었지만...


"이 화살은 무려 그 가디언에게 효과를 발휘한대용! 정말 굉장하지용~!! 가디언의 눈에 맞추면 더 효과가 강렬하다고 해용!"


뭐라고? 가디언에게…? 테리는 이걸 어디서 얻었을까...? 궁금하여 물어봤다.

"이건 어디서 구했어요?"



테리는 별 것도 아니라는 듯 대답해주었다.

"이건 로베리라는 아저씨한테 받았어용~ 조라의 마을에서 북쪽으로 쭉 가면 있는 추낙 고대 연구소라는 곳에 계셔용~"

아... 로베리! 프루아가 말했었던, 가디언 연구의 1인자라는.... 그 사람?

"아... 추낙 고대 연구소... 저도 들어는 봤어요."



내가 조금은 안다고 말하자, 테리는 혹시 이것도 알고 있냐며 약간 목소리를 낮추고 속삭이듯 말했다.

"그 아저씨는 이것 말고도 수상한 무기나 옷을 만들고 있어용~"

"그래요?"



테리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는 얼굴을 하고는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광기의 연구자예용! 너무 무서워용~ 끔찍해용...."

테리는 추낙 고대 연구소에 가 봤을까? 아니면... 마구간에서 우연히 만났을까... 좀 궁금하긴 했지만 겁에 질린 테리의 얼굴을 보니 더 물어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테리는 한번 찾아가 보라면서 방문을 권했다.

"그래도 강한 무기가 갖고 싶으면 한번 찾아가 보세용~"

강한 무기!!! 하긴, 프루아가 가디언 연구 전문은 로베리라고 했으니... 그를 찾아가면 확실히 가디언에 대항할 무언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다음 마을을 찾아가기 전에, 추낙 고대 연구소를 먼저 찾아야겠다고 생각을 바꿨다.


좋은 정보를 준 테리가 고마워서, 테리가 갖고 있는 화살을 모두 구입했다.



추운 날씨에 마구간 안에서 잠시 쉬어 가려고 안에 들어갔다. 들어갔더니 마구간에서 일하는 노인과 우연히 눈이 마주쳤다. 그는 나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여행자로군... 한가한 은퇴 노인의 이야기 좀 들어볼 텐가?"

아... 은퇴하셨구나... 근데 무슨 이야기길래 ...뭐, 급한 건 없으니까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무슨 이야기요?"



노인은 자신의 예전 친구들과 놀던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이 나이쯤 되면 어렸을 적 추억만 자꾸 생각나게 마련이지. 뭐, 환경이 환경인지라 아이들도 적어서 친구라곤 하일로와 매리 뿐이었지만... "



그는 미로에서 하일로와 놀았던 추억을 들을 건지, 유적에서 매리와 놀았던 추억에 대해 들을 건지를 고르라고 했다. 흠... 둘 다 듣기는 그렇고, 미로 이야기를 듣겠다고 선택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북쪽으로 뻗은 타반타 대설원을 건너면 거대한 미로가 있다네. 언제, 누가 지었는지는 몰라. 어른들은 위험하니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지. 어느 날 내가 용기를 시험하는 놀이라며 하일로를 미로에 들어가게 시켰네..."



"... 그리고 하일로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어. 정말로 위험한 곳이었던 게야...어린 아이들은 정말이지 무모해..."


네? 그냥 돌아오지 않았다는 게 끝이야? ... 뭐지 .. 이 할아범... 거기다가 친구를 혼자 들어가게 두다니... 흠... 내 눈빛이 약간 험악해졌다 느꼈는지, 할아버지는 재빨리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지금도 가슴 아픈 추억일세...."

그러시겠죠... 나는 설마 매리와의 추억은 다르겠지 싶어서 그 이야기도 들려달라고 했다. 그런데... 매리와의 추억도 ... 마구간의 남동쪽에 있는 계곡 안 유적에 매리를 들어가게 했다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헤어져, 지금까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다고 했다..


이 할아버지 어렸을 때 굉장한 장난꾸러기였나?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 황당하다 생각하는데, 할아버지는 그렇게까지 슬퍼할 일은 아니라는 아리송한 이야기를 했다.

"무슨 말씀이세요?"

"하일로와 매리는 돌아올 수 없었지만, 그 둘의 자식들이 저기 마구간에 있으니...."

"??"

"옛날 .. 이 근방에서 내 친구는 말들 뿐이었다네..."


아! 하일로와 매리는 모두 말 이름이었구나.... 할아버지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으니 더 슬퍼졌다. 불쌍한 말들...  여하간 할아버지의 이야기로 이 근처의 미로와 유적은 위험한 곳이니 왠간하면 가지 말라는 소리로 이해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가보고 싶어지는 것은 왜일까? 큿.



마구간 안에는 또, 춥다면서 벌벌 떨고 있는 어떤 여자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일미나. 일미나는 정보를 찾아다니면서 돌아다니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했다.



"무슨 정보를 찾길래?"

"뼈만 남은 말이 있다고 해가 왔는데... 이제는 못 찾겠다! 너무 춥다!"

"뼈만 남은 말??"



내가 되묻자, 일미나는 씨익 웃으면서 크게 이상한 소리를 냈다.

"삐빅!! 일미나의 촉이 반응했다! 니, 뼈만 남은 말에 관심 있제?"

...음? 촉이 반응하다니.... 이 말투, 나 왜 어디서 들은...거 같지?? 누구지? 일미나는 여기서 처음 만나는 사람인데... 흠..



"뭐... 관심이 없다고 할 순 없지..."

"내는 말이지... 뼈만 남은 말 몬스터를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보고 싶다!  진짜 존재한다면 특종 아이가!"



하지만 일미나는 너무 추운 곳은 싫다면서(위험한 곳보다 더 싫다고) 나에게 대신 그 뼈만 남은 말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물론 사례하꾸마! 그림이든 글이든 뭐든 좋으니까 부탁한데이!"

"알았어.. 그런데 그 말이 어디 있는지 혹시 알아?"



일미나는 나의 질문에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북타반타 설원 근처에서 스탈 보코블린이랑 같이 있었다 카드라.. 설원에서 쭉 들어가서 동쪽에 있는 수상한 유적 앞에서 봤다더라꼬..."

음... 북타반타 설원을 들어가 동쪽에 있는 수상한 유적? 지도를 펼쳐 보니 할아버지가 말했던 곳과 비슷하네... 나는 일단 미로인지 유적인지에 가보기로 결정했다. 그 다음 추낙 고대 연구소로!



일미나가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하여 알겠다고 하고는 바로 출발했다.



북타반타 설원까지는 한참 달려야 할 것 같아 오랜만에 마구간에서 나의 말인 '마린'을 찾은 후 타고 달렸다. 마린이 알아서 달려주는 부분이 있으니까 편한 부분도 있었다. 마린과 함께 눈이 덮인 평원 위를 달리니 춥고 을씨년스럽게만 보이던 눈길이 좀 다르게 보이는 마법이랄까... 말발굽 소리에 눈이 부서지고, 눈발이 날리며 달빛에 반짝거리는 걸 듣고 보는 기분도 썩 괜찮았다.


그러나 이런 기분을 오래 만끽하지는 못했다. 가는 길에 라이넬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 아마도 뇌수산에서 싸워야 했던 라이넬보다 훨씬 쎈 라이넬이었던듯... 그래서 나는 마린을 그 근처에 놓아두고, 산으로 올라갔다. 마린을 데리고는 갈 수 없는 바위산길이어서....


하나 더 놀랐던 것은, 바위산길 위에서 거대한 유적 쪽으로 이동하는데 - 그 아래의 눈길에 또 다른 라이넬 한 마리가 대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여기 헤브라 지역….라이넬이 왜 이렇게 많지?



나는 무사히 라이넬의 눈을 피해 커다란 유적 주변에 있는 사당을 찾았다. 이 사당은 샤.게마의 사당으로 금속 상자를 이리저리 움직여서 상승하는 길로 올라가야 하는 퍼즐이 있는 곳이었다. 상자에서 열쇠를 하나 찾아야 하는데, 그 때 타임록을 재빨리 써야 하는 기술이 필요한 사당이었다.


그 사당의 시련을 극복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 마침 밤이었다. 주변에 스탈 보코블린들이 말을 타고 다녀서 이것이 일미나가 말했던 그것인가? 하고는 얼른 사진을 찍으려고 시커 스톤을 꺼냈다. 하지만 운이 나쁘게도, 보코블린들에게 내 위치를 들켜버려 잠시 전투를 벌여야 했다.


스탈 보코블린들을 모두 해치우자, 뼈만 남은 말들은 주인 없이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사진 한장을 찍고, 호기심이 일어나 뼈만 남은 말에게 조심스레 접근하여 한번 올라타보았다. 생긴 것이 다소 무섭게 생겨서 그렇지, 스탈 호스(뼈만 남은 말)들은 순하고 말을 잘 들었다. 가능하다면 마구간에 등록하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그 옆에 있는 아주 거대한 네모의 공간에 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아쉽지만, 스탈호스를 놓아주었다.


북타반타 설원 안쪽으로 오니 사당도 있고, 유적도 있어서 일미나가 말한 것이 사당인지 이 거대한 유적을 말한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사당을 살펴볼까 하다, 그 웅장한 건축물 안을 들여다보았다. 벽으로 둘러싸인 좁은 길이 여럿 나 있어 미로처럼 생겼다... 다른 건 몰라도, 설원의 마구간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말한 미로는 여기가 맞겠다 싶었다.



입구로 보이는 긴 복도로 들어서니, 사당에 들어선 것처럼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낭떠러지의 미궁을 찾은 자여, 그대에게 시련을 내리니.... "



"미궁을 돌파했을 때 그대에게 축복을 내리겠노라..."

그리고선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 미로 안에 들어가서 뭔가 찾으면 사당이 나온다는 소리일 것 같았다. 그래서 사당 센서에 주의하면서 긴 복도를 따라 쭉 들어갔다.



다행히 미로의 지도가 표시되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가고 어디로 빠져 나갈 수 있는지는 파악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길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안에 들어가 여기 저기를 헤매니, 내 예상대로 사당 센서가 반응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센서가 울리는 대로 길을 찾아갔지만 정작 사당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구석 저 구석 미로를 뒤지다 이렇게 숨겨진 보물 상자를 발견해서 기쁜 순간도 있었지만...



거기다 정말 좋았던 것은 숨겨진 골드 루피를 찾았을 때~!! 였지만...


미로 안이라도 몬스터들은 구석 구석 숨어 있었기에 나는 전투를 해야만 했고, 길은 어디로 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차라리 위로 올라가서 보자는 생각을 했다. 보기엔 그냥 미끄러운 벽처럼 보이지만 올라갈 수만 있다면...



다행히 벽은 암벽등반하듯 올라갈 수 있어서 원기물약을 먹어가며 올랐다. 올라가서 벽들 사이를 뛰어다니며 미로 가운데 위치한 사당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사당이 바로 아래 위치한 천장(사실 여기가 뚫려 있기를 기대했지만 아니었음)으로 갔더니 의외의 수확이 있었다! 무려 다이아몬드.... 와....



위에서 뛰어다니며 벽 아래 사이를 보다가 돌아다니지 않았던 쪽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패러세일을 펼쳐 내려오니 두개의 등이 켜져 있고, 그 사이에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있었다. 드디어 찾았다!! 이제 곧 이 미로를 벗어날 수 있는 건가!


사실 미로를 돌아다니고 또 헤매다가, 자꾸 같은 곳을 또 돌고 도는 것 같아서 약간 참을성의 한계를 맛본 기분이었기 때문에.... 이 모험을 시작하고, 이렇게 초조해진 적이 또 있었던가 ... 돌이켜 보았다.



다행히 다른 장벽은 없었고, 올라갔던 사다리에서 이어진 계단을 계속 따라가자 사당이 등장했다. 드디어!



이 사당은 미궁을 돌파하는 자에게 주어진 축복을 전달해주는 곳이었다. 내가 받은 축복은, '야만족의 하의'라는 특수한 방어구를 얻은 것이었다. 필로네 지방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전투 부족이 사용했던 것으로, 이 옷을 입으면 투쟁심과 공격력이 증가한다는 신비한 기능이 있었다.



그렇게 사당을 정복하고 다시 마구간 주변의 사당으로 워프했다. 빨리 일미나에게 뼈만 남은 말 그림을 보여줘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미로에서 전투하다 왠만한 요리를 다 써버려 매우 배가 고팠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할 수 있는 요리는 모두 한껏 해서 배가 부르도록 먹었다. 헤브라 지역에서는 큰 짐승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했던 사냥의 결과로 고기 꼬치 구이를 만들었다. 지글지글 피어오르는 연기와 고기가 익어가는 냄새에 유난히 공복을 참기가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일미나에게 갔다. 일미나는 다행히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마구간에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뼈만 남은 말을 찾았느냐 채근했다.

"우째 됐노? 뼈만 남은 말 찾았나?"

"응. 찾았어."



시커 스톤을 켜서 저장되어 있는 그림을 보여주었다. 나름 잘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일미나는 어떻게 생각하려나?



일미나는 저장 그림을 보더니 소스라치게 놀랐다. 실제로 보면 기절했을 것 같다며 반응이 대단했다.

"뭐?! 이게 뼈만 남은 말? 스탈호스.... 이런 괴물이라꼬? 으아~~ 꿈에 나올 것 같다~ 너무 무습다... "

그런데 일미나는 무섭다고 계속 말하다 그림 자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란데... 이 그림,  쥐기네?!"



그러더니 그림을 잠깐 배끼겠다며 보여달라고 한다. 다시 보여주니 일미나는 열심히 쓱싹쓱싹 잘도 그려나갔다. 이래뵈도 자기가 똑같이 그리는 실력은 있다나 뭐라나... 그러면서 덕분에 좋은 기사가 나올 것 같다고 한다. 기사...? 기사가 뭐지...? 흠....


갸우뚱하는 나에게 일미나는 약속한 사례라며 실버 루피를 주었다. 조금 많...이 기뻤다. 하하.



이런 저런 일이 많았던 설원의 마구간을 벗어나, 나는 이제 추낙 고대 연구소를 향해 가기로 했다.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보니 내가 갔던 미로 방향으로 계속 가면 추낙 지방이 나올 거라고 한다.



앞으로 지도도 추가로 더 얻고, 해야 할 일도 많겠지만.... 다음 신수를 해방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자고 마음먹었다. 다음 신수가 어떤 신수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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