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9년부터 미니멀리즘에 입문한 만 6년차 미니멀리스트입니다. 집안일에서 제법 자유롭게 살고 있고, 버리는 것에 희열을 느끼며 이제는 버릴 것도 크게 없습니다. 그럼에도 쉬는 날이면 괜히 서랍장이나 옷장을 열어 정리할 것 없나 살펴보는 습관을 가지고 있어요. 오늘도 이불장에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이불 1개와 담요 1개를 개운하게 버렸답니다.
“이건 엄머한테는 예쁜 쓰레기지? “ 딸들이 저에게 말하는 것을 보니 딸들도 인정하는 것 같고.
신랑도 찾는 물건이 안 보이면 “네가 버렸지? “ 하는 것을 보니 신랑에게도 인정받았네요.
하루 중 쇼핑에 드는 시간은 거의 없거나 10분 내외입니다. 필요한 생필품은 늘 사던 것을 그대로 주문하니까요. 제일 시간이 많이 걸릴 때는 둘째 의류를 사야 할 때인데 다행히 패션감각이 뛰어나고 자기만의 개성이 뚜렷한 둘째가 이제는 본인이 옷이나 신발을 고르고 링크만 보내주는 덕분에 쇼핑의 피로감에서 자유로워졌습니다.
매주 사야 하는 식재료는 작년에 제가 우울증이 걸려서 장 보러 가서 힘들어하는 것을 본 후로 신랑이 혼자 마트에 가서 식재료를 사 오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제가 건강 해졌지만 여전히 신랑 혼자 토요일마다 가서 장을 봐 오네요. 제가 같이 가면 더 많이 사니까 그냥 혼자 후딱 다녀오는 게 좋대요. 신랑은 저보다 더 미니멀리스트입니다. 그래서 저희 집은 일주일치 장을 보고 와도 냉동실은 여전히 텅텅 비어 있어요.
이렇게 제법 미니벌리스트의 삶을 살고 있지만 저희 집은 잡지에 나오는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화이트 톤, 우드 톤처럼 통일된 색감으로 인테리어를 하지도 않았고 무인양품, 이케아 제품도 없으며 구석구석 세월을 가득 품고 있는 가구들이 보이는 그런 집입니다.
그럼에도 미니멀리즘의 가장 중요한 정신인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기’, ‘소유보다는 경험에 투자하기’, ‘물건 쌓아놓지 않기’ 등을 잘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그래서 미니멀리스트로서 어떤 생활용품을 구매하여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지 글을 써보려 합니다.
우리 첫째가 몇 년 후 자취를 시작했을 때 생활용품은 무엇을 사면 좋으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말해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써보려 합니다.
저는 쿠팡 파트너스도 아니고, 물건을 홍보해서 돈을 받는 사람도 아닙니다.
제가 소개하는 물건들이 가장 좋은 제품이지도 않습니다.
그냥 제 글을 읽어 가면서 ‘아~ 치약 한 개로 우리 집은 며칠 사용하나?’ 궁금증이 생기시기를, 앞으로 생활용품을 구매하실 때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 돈을 들이지 않고 최대한 사용하던 것 그대로 맘 편히 재주문하시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제가 사용하고 있는 제품과 같은지, 다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제가 이 브런치북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제가 사용하는 제품 홍보가 아니고, 물건은 단지 물건일 뿐이라는 미니멀리즘의 정신이니까요.